지난 2008년 총·대선까지만 하더라도 20대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고 낮은 투표율의 주범이였다. 20대들은 투표 대신 휴식이나 취업공부를 선택했다. 게다가 ‘투표해봤자 바뀌지 않는다.’라는 정치적 회의감까지 겹쳐 20대는 무(無)정치 세대로 굳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20대들은 점점 살기 힘든 현실에 밖으로 나와 목소리를 내고 그들의 정치를 시작했다. 비싼 등록금과 제대로 된 취업을 할 수 없는 현실에 20대들은 촛불을 들었고 희망버스를 탔다. 또한 작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20대는 투표라는 ‘카드’를 내세워 야권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2012년은 총·대선이 있는 그야말로 정치의 해이다. 20대들은 총선을 앞두고 또 다른 하나의 카드를 꺼냈다. 그것은 총선출마. 이번 총선에서는 총 8명의 20대가 국회의원 후보에 출마하게 된다. 그들은 기존의 정치권의 무능과 불신에 대해서 분노하고, 자신이 직접 국회의원이 되어 새로운 인물과 소통의 정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여기 3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꿈을 준비를 해온 한 20대가 있다. 바로 부산 사하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 국회의원 예비후보 박주찬(29·동아대)씨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 출마했다는 박주찬씨, 그를 만나 박주찬의 정치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총선이 한 달 남짓 남았네요. 요즘 하루하루 어떠세요?

이제 대학에 복학하면서 많이 바빠졌어요. 수업이 없는 시간에 나가서 명함을 돌리거나 시간이 좀 나면 지역구를 돌아요. 특히, 저와 친구가 총선에 관련해서 회계같이 사소한 것까지 다 챙겨야 하는 것 때문에 더 바빠요. 오죽하면 사하구에서 제가 ‘잘 안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속상하기도 해요.


박 후보님께서는 아르바이트 생활 3년 동안 선거자금을 모았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굉장히 긴 시간인데, 어떻게 준비를 시작하셨나요?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은 3년 정도 했어요. 2008년에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반값등록금 공약을 했는데,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한 것을 보고 화가 났어요. 그런데 이런 정치적 상황에서 주변의 제 또래 사람들도 아예 관심이 없는 게 더욱 안타까웠어요. 저는 그때 ‘내가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되면 20대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국회의원 출마를 위한 선거자금을 준비를 위해서 3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죠. 하지만, 많은 돈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은 아니에요. 어머니 부담 드리기 싫어서 일한 돈으로 등록금에도 보태고 생활비로 쓰고 해서 가진 돈은 정말 얼마 안돼요.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준비한 3년이라는 시간이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닌데요, 의지가 흔들린다든지 힘든 적은 없었나요?

힘들었죠. 제가 국회의원에 출마하지 않았다면 정말 평범한 대학생이잖아요. 저도 여자친구 만나고 영화도 보고 싶고 그렇죠. 그래서 이 도전의 끈을 놔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생각하는 건, ‘이왕에 시작하는 것 끝까지 잘해보자, 끝까지 잘해서 나와 같은 20대들이 정치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라는 마음이었어요. 제가 출마함으로써 20대들이 정치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출마 동기이기도 하고요. 지난 3년 동안은 정말 맨땅에 헤딩 하는 느낌이었지만, 작년부터 20대의 정치참여의 목소리가 높아져서 많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 현실 정치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국정에 있어서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에요. 부정부패를 없앤다는 게 세금을 지킨다는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정치의 신뢰 회복이거든요. 최근에 돈 봉투 사건이나 검사청탁 사건이 있었잖아요? 이런 계속되는 부정부패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을 만들어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정말 시급히 이 악순환을 근절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정부의 돈 씀씀이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로 인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둘 수 있도록 할 거에요. 또 부정부패에는 피해액만큼의 재산 몰수와 같은 처벌로 강력하게 대응하도록 할 것입니다.
 
공약으로 내세운 등록금 문제에 대해선 어떤 생각이신가요?

  언론에서 반값등록금에 대해 ‘반값등록금은 세금등록금’이라고 쓴 기사를 봤어요. 이 기사를 읽고 저는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반값등록금에 대한 관점 변화에요. 우리나라가 급속도로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교육의 질과 투자가 경제가 발전한 만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교육에 대한 투자가 전무하다보니, 국가에서 공적으로 부담을 해야 할 교육을 사립학교에 많이 떠맡겨져왔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국가가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립으로 넘어갔던 것을 다시 공적으로 되찾아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들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사립대학들을 국립대로 흡수시켜서 비효율적인 교육재정을 아끼고 질 좋은 교육을 위해 재투자하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거에요.

사하구 지역만의 특별한 공약 또한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게 있나요? 

 사하구 지역은 문화를 즐길 공간이 전무해요. 심지어 영화관 하나 없어요. 그나마 을숙도에는 문화회관이 있어요. 하지만 국회의원들과 공무원들이 그 곳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가보면 볼 것도 없고, 재미도 없어요. 변화를 이루려면 말만이 아니라 문화를 소비하는 입장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바꾸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 관점이 부족한 것이죠. 저는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또 바꾸고 싶어요. 그리고 지하철 신설같은 지역적인 현안에 대해 끊임없이 감시하고 공표해서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할 거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대 간의 격차 문제를 해소하고 싶어요. 사하구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있는데,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면 사하구의 분위기 쇄신에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박주찬에게 공약은 무엇인가요?

 저는 공약이 공항유치 같이 실현성이 부족해 보이거나, 엄청 큰 공약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동남권 신 공항이 큰 화두가 되었잖아요. 하지만, 결국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또한 공약 자체도 주민들에게 와닿지 않았어요. 저는 공약의 시작은 구민들과 국회의원이 소통을 통해서 실제로 뭐가 필요한건지 세세한 것을 듣는 것이라고 봐요.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이라서 커다란 공약을 내세워야한다는 생각이 있으셨는지 몰라도. 큰 공약과 작은 공약이전에 지켜지는 공약, 전체적으로는 국민들이나 지역적으로 구민들에게 와 닿는 공약이 가장 중요하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또 사하구민으로서 살면서 느꼈던 점,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들었던 것을 바탕으로 세세하게 고민해서 공약을 수립하고 있어요.

변화를 위해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같아요. 소통의 방법으로서 어떤 것을 보여주실 건가요?


 저는 소통을 ‘속 시원한 것’이라 생각해요. 무엇을 물어봤을 때, ‘이 정도 진행되고 있고, 이런 이유 때문에 잘 안 되고 있다. 그러니 함께 고민 해보자’ 이게 소통인데, 정치인과 우리들 사이에 그런 소통이 아무것도 없거든요. 저는 소통을 위해 다양한 계층과 목소리를 듣고 어떻게든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거예요. 저는 정말 구민들이 원한다면, 직접 찾아가서 속 시원히 이야기 해드릴 수 있도록 할 거에요. 저는 기존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상황에서 ‘당선된 정치인 한명이 대한민국을 바꿀 것이다’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정치인 한명 뽑으면 ‘우리말도 들어주고 변할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보여줄 거에요. 기존 정치인처럼 귀를 닫고 당론을 따르는 정치는 지양할 겁니다. 국회의원은 사하구민들의 입이 되어야지 어떤 정당의 입만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를 핵심적으로 지지해준 것은 국민들이지 정당이 아니잖아요.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어요?

 사실 제가 무소속은 아니에요. 청년희망플랜에서 청년정당을 만들기 위해 함께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국회의원을 준비할 당시에는 20대가 기존 정당의 공천을 받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했어요. 지난 설날 청년희망플랜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그 분들과 이야기 하다 보니, 정책부분에서 동의지반이 많아 함께 창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기존 정당에서 공천 받는 20대분들에 비해서 어려움이 많아요. 특히 언론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주변에서도 저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서 혼자라는 느낌을 많이 받죠. 지금 손수조 후보 같은 경우에는 언론에도 주목하고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는데, 부럽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저는 끝까지 열심히 간다면, 제가 주목받을 요소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게, 돈이에요. 가장 큰 문제죠. 20대로서 큰 돈도 없고,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되어 있는데, 선거에서 필수적으로 만들어야하는 책자나 명함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요. 비용 때문에 책자와 명함 디자인을 저와 친구가 직접 만들고 가장 싼 곳을 알아보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죠. 하지만 어딜 잠깐만 다녀도 돈이 드니깐, 지금은 움직이는 게 두렵기도 해요. 나라를 바꾸고 싶다 해도 마주한 현실에서는 정말 돈이 필요하더라고요.  비교를 하자면 손수조 후보는 2천만원정도 쓴 걸로 알고 있는데, 저희는 정말 많이 아껴서 천만원정도 썼습니다. 게다가 저희는 한 달 먼저 시작했거든요. 앞으로 얼마나 써야할지 걱정은 됩니다. 하지만 이 속에서 할 수 있는 일 최대한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주찬씨의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저의 장점은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 많다.’를 인정하는데서 출발하는 것 같아요. 제가 부족하기에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죠. 또 전문적인 견해가 필요하다면, 전문가들이나 교수와 같은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서 수립하려고 하죠. 그래서 저는 겸손한 마음으로 소통하려는 자세가 저의 가장 큰 경쟁력이고 장점이 아닐까싶습니다. 또 저는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저부터 시작해서 깨끗한 국회의원으로서 정치를 변화시키고 싶어요. 이런 점에서 저의 깨끗함도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곧 선거를 앞둔 20대에게 한마디해주세요.

 ‘꼭 투표를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에도 많은 정책과 정치가 관련되어 있죠. 즉, 우리는 정치에 둘러싸여 산다는 거에요. 그래서 정치를 더 이상 멀게만 보지 말고 우리가 정치에 참여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해요. 그 가능성을 믿고 함께 정치하면 좋겠습니다. 또 제가 당선 되서 꼭 그 가능성을 보여드릴게요.



공동취재 : Doreen, Par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