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사랑에 빠지다. 짜릿하고 부드럽게. 그녀는 안다. 내 몸에 부드러운 피임약. 머시론. 에스트로겐을 1/3 줄인 나의 첫 번째 피임약, 머시론.’


피임약 머시론의 광고 내용이다. 피임약 광고가 공중파에서 가능해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200611일부터 피임약이나 피임기구에 대해서 방송에서 광고하는 것이 허용됐다. 많은 사람들이 알 듯 피임약은 임신을 피하기 위한 약제다. 뿐만 아니라 피임약은 여자에게 있어서는 한 달에 한 번 치르는 귀찮은 행사를 조금 미룰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장기간 여행을 가야한다거나 물놀이 계획이 있을 때, 피임약만큼 유용한 것이 없다. 이렇듯 피임약은 생활함에 있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약품이다. 또한, 현대 사회는 성에 대해 비교적 개방적인 것을 가만했을 때, 피임약 광고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광고는 사회의 거울이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피임약 광고가 공중파 TV에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성에 많이 개방됐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특히 갓 20살이 된 젊은 남녀가 나와 상품을 광고하는 머시론의 광고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성의 개념이 얼마나 자유분방한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갓 20살이 된 젊은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며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연출해 피임약을 광고하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성에 관대해졌다고 하지만, 이제 막 성인이 된 두 남녀를 주인공으로 세운 머시론의 광고는 젊은이들에게 피임약의 복용은 당연하다는 식의 느낌마저 들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물론 육체적인 사랑도 사랑의 일환이다. 남녀 간의 육체적인 사랑을 두고 '유교적인 정신이 퍼져있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이런 광고는 시기상조다' 라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성에 대해 개방된 현대 사회에서 굳이 피임에 대해 감출 것은 없다. 그러나 올바른 성교육과 성에 대한 가치관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청소년이 이 광고를 본다면, 사랑한다면 아무렇게나 육체적 관계를 맺어도괜찮은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의미에서 기자는 왜 하필 스무살 커플을 등장시킨 것인지에 대해 의문스럽다.


이 광고를 접한 대학생 김유진(23) 씨는 머시론 광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유진씨는 “20살이면 성인이다. 성관계는 정당하다. 어릴 때 안전하게 피임약을 사용하는 게 좋다. 그런 의미에서 이 광고는 나쁜 영향을 주는 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20살 남녀를 등장시키기 보다는 사랑이 시작된다면으로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주희(30) 씨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윤주희씨는 그만큼 사회가 성에 대해서 개방적으로 변했고 자연스러워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요즘 20대에 유산을 경험하는 여자애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 의외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성관계는 자유분방하다. 사회는 극소수를 지키기 위해 대다수를 버릴 순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광고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대학생 조수희(23) 씨는 성관계를 하는 커플한테는 이런 피임약이 예방책이 되겠지만, 왠지 성관계로 몰고 가는 느낌이 들어서 광고가 지나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시사 주간지 주간한국에 따르면, 엠파스가 2006년 피임약 피임기구 방송광고 허용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때, 전체 설문 참여자 3000명 중 75%방송 허용에 긍정적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 이미 성에 대해 개방된 현대 사회에서 굳이 피임에 대해 감출 것도 없고, 차라리 피임에 대한 정보를 널리 알려 만약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 찬성하는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기자 또한 피임약 광고에는 긍정적이다. 굳이 성을 숨길 필요도 없으며 피임하는 것을 감출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피임약을 통해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고 만약의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면 더욱 안전하고 건전한 성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머시론 광고의 컨셉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차라리 에스트로겐 함량을 1/3 줄였다는 머시론만의 장점을 부각시켜 광고를 했다면, 아니 갓 스무살이 된 남녀가 사랑에 빠진 것과 연관시키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