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교생실습 쇼’ 논란은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에 나온 연세대 황상민 교수의 발언으로 불거졌다. ‘시사심리분석’ 이라는 코너의 패널인 황상민 교수는 김연아 선수에 대해 “언제 대학갔나요” 라며 비아냥거리고, “교생실습이라는 쇼를 하러 갔다.”며 직접적으로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김연아 선수는 황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어야 고소를 취하한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그러나 당분간 고소취하는 힘들 것 같다. 황 교수가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나와서 김연아 선수에 대해 또다시 막말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쇼를 쇼라고 말하는 것이 잘못이냐”면서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 한편, “사과를 하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것도 쇼”라며 감정적인 말을 쏟아냈다. “사과랍시고 내가 쓴 책에 싸인까지 해서 보냈는데 왜 진정성이 부족하냐고 하냐?”면서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찾아와 사과한 것도 아니고, 방송에 나와서는 계속해서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에게,  김연아 선수가 사과의 ‘진정성’을 느낄리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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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학생이 교수의 말이 기분 나쁘다고 고소를 하는 이런 나라라면 대학교육이 정말 엉망이다.”라는 이상한 말을 늘어놓았다. 김연아 선수를 한 번도 가르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김연아에게 ‘교수’가 될 수 있는지 황당할뿐더러, 황 교수의 말은 강단에서 교수가 학생에게 말하는 일반적인 발화 형태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다. 대체 어느 교수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학생에게 모욕을 준 단 말인가.

더욱 당혹스러웠던 부분은 김연아 선수의 심리·정신 상태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었다. 황 교수는 자신의 전공이 '인간발달심리'라고 말하며 “김연아 선수는 ‘소년 성공’을 했는데, 그것이 큰 불행을 가져올 수 있다. 일반인에 비해서 정신병이나, 자신의 삶에 대한 불행을 호소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악담을 늘어놓았다. 나아가 그는 “김연아가 이런 이야기로 발끈해서, 마음의 상처를 입고 교수를 고소하는 심리상태라면, 주위에 있는 사람을 우습게 생각하는 상태, 자기조절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 아닌가.” 라는 자기 멋대로의 해석을 하기도 했다. 

황 교수의 말은 심리학 교수라는 ‘권위’를 이용해, 공개적으로 김연아 선수를 ‘예비 정신병자’로 규정한 것이나 다름 없다. 라디오 방송에서의 언행은, ‘체육 스타의 특례입학제도 비판’이라는 최소한의 맥락이라도 있었다. 그러나 어제 그가 마구 내뱉은 인신공격성의 말들은 김연아 선수라는 공인을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그의 명예를 깎아내리는 폭력에 가까웠다.

김연아 선수가 일반인들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교생실습을 마쳤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최소한 황 교수가 그 사실을 인지했다면 더 이상 ‘쇼’라는 말은 쓰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고소를 당한 것이 불쾌했던지 그는 계속 ‘쇼’라는 주장을 한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심리학을 팔아서 김연아 선수를 깎아내리는 추태까지 보인다. 그는 자신이 심리학 교수이기 때문에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함부로 규정하고, 미래를 예단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공개적으로 심리를 분석하고, 그것을 타인에 대한 공격 무기로 삼는 그가 ‘심리학’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황 교수의 감정적이고 폭력적인 언사를 볼 때, 황 교수는 자기 자신의 심리분석부터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의 행동은 상식적인 사람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심리상태가 대체 어떻길래 잘못에 대한 반성도 안하고, 자존심만 세우며, 죽기살기로 타인을 비난하고 있는 것일까? 정작 황 교수의 심리상태가 위험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