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지구 반대편에서 부도를 선언한 기업들의 소식이 전 세계 신문 1면에 보도되었다.

이것이 현재까지도 큰 파급력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발(發) 경제위기의 시작이다. 경제위기의 발화점은 부실채권이었다. 모기지와 파생 상품의 난립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미국 내 거대 은행들과 투자은행들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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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 궁극적은 원인이라 지목되었던 것은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이었다. 더 이상 대출해 줄 대상이 없자, 신용등급이 낮고 상환능력이 없는 대상자에게도 파생상품을 이용한 위험성 제거 기법을 통해 돈을 빌려주기 시작한 것이다. 상환일자가 다가오자 부도가 나는 채권들이 증가했고, 그 채권들이 금융공학을 통해 쪼개져서 분포되어 있었던 투자은행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發 경제위기를 되새기다

그러나 이슈가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이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후발주자가 있었다. 오토론(자동차 대출)과 학자금 대출의 부실화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국가에서 주는 학자금 대출 외에 민간 학자금 대출이 상시화되어 있다. 그런데 그 이자율이 학자금의 부실화 우려로 인해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경제위기 직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이다.



경제위기시 학생 부담감 속출

미국의 행로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경제위기의 여파가 학자금 대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곧 채무 불이행에 따른 재정부실로 이어진다. 우리나라에 한 번 더 경제 위기가 몰아닥칠 경우 학생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 파산하는 학생들이 증가할 뿐 아니라 국가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취업률 60%. 미취업자의 미래는 없다.

이전만큼 거대한 경제 위기가 닥치지 않더라도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취업률 통계가 담긴 다음 표를 보자.

 

학교이름 순수 취업률 학교이름 순수 취업률
건국대학교_본교 55.9 성균관대학교_인문사회과학캠퍼스 66.2
경기대학교_제2캠퍼스 68.8 성신여자대학교_본교 63.5
경희대학교_본교 78.1 세종대학교_본교 50.1
고려대학교_본교 74.3 숙명여자대학교_본교 71.3
광운대학교_본교 71.7 숭실대학교_본교 61.2
국민대학교_본교 66.7 연세대학교_본교 70.3
덕성여자대학교_본교 67.5 이화여자대학교_본교 68.5
동국대학교_본교 67.8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_본교 71.2
동덕여자대학교_본교 40.4 한국외국어대학교_본교 70.7
서강대학교_본교 72.1 한양대학교_본교 71
서울대학교_본교 58.7 홍익대학교_본교 70.2
서울시립대학교_본교 75.4 서울 평균 64.63
서울여자대학교_본교 70.3 전국 평균 69.68

 

전국 평균 69.8%, 서울 평균 64.63%로 약 70%를 넘지 않는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이 100명이라면 30명 쯤은 놀고 있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여기에서 나오는 취업률 산출 기준에서 취업자는 '대기발령 중인 정규직'과 '아르바이트' 혹은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한다. 이들이 임시직이며 장기간 취업이 된 상태가 아님을 감안하면 주기적인 등록금 상환은 불가능하다. 결국 실질적으로 등록금 상환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졸업자는 50%가 안 된다. 혹은 80만원이 안되는 금액으로 의식주를 포함, 빚 청산을 위해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이전의 통념처럼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하는 풍토는 이미 끝났다. 또한 대학만 졸업한다고 해서 연봉 2~3000만원을 받을 것이라는 것 또한 착각임이 밝혀졌다. 과연 당신은 이 돈을 갚을 수 있을 것인가?

미취업 = 상환률 감소 = 은행 재정 부실 = 국가 재정 타격

취업조차 힘든 상황에서 취업 후 상환제(ICL) 제도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순간만을 버티게 해주는 진통제일 뿐이다. 다가올 고통은 애써 외면한 채 진통제에 의존해서는 병을 고칠 수 없다. 등록금에 대한 부담은 커지는데 국가에서는 실질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간 연장을 통한 상태유지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등록금 대출이란 결국 나중에 돈을 이자와 함께 갚아야 하는 제도이므로 현실에 닥친 문제를 미래로 유예시키는 역할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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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 보고서. 등록금 1위는 미국, 2위는 한국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처방인 등록금을 내리는 것이다. 등록금을 내린다는 의미는 실제 금액을 내린다는 의미보다는 학생이 부담하는 부담액이 적어야 한다는 데에 있다. 호주와 같은 경우 2006년 기준 사립대 등록금이 한국보다 비쌌다.(호주$13,420 , 한국 $6,953) 그러나 국공립대 등록금은 한국의 사립대 등록금보다 저렴하다, (호주 $5,289, 한국 $6,953) 호주의 국공립대 학생 비중이 2006년 기준 99.9%이고 한국은 22.3%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등록금 부담이 적음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국공립대 등록금이 한국의 사립대 등록금보다 저렴하고 국공립대 학생 비중이 69.2%로 한국보다 훨씬 많다. 2009년 OECD 교육 통계에서는 미국이 등록금 1위를 차지하고 한국이 2위를 차지했다. 이전보다 다수 오른 상황이다. 세계 100대 대학에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명문대를 다수 보유한 미국을 생각한다면 한국의 등록금은 높은 편이 확실하다. 게다가 미국의 국공립대 비중이 높은 것을 감안한다면 2위를 차지하는 한국의 등록금 문제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