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 지난달 2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0.1%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1986년 2월 59.6%를 기록한 이후로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1년 전 2011년 12월보다 무려 2.2%포인트 추락했다는 점, 경제활동참가율에서 60%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20대가 이렇듯 낮은 경제활동참가율은 보인 것은 경기침체와 취업난으로 청년들이 구직을 보류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을 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인구를 말하는 경제활동인구가 줄고 있다는 것은 청년들이 구직 활동을 유예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경제활동참가율의 하락세도 한창 구직활동을 해야 할 20대 후반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나고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를 통해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 달 20대 비경제활동인구는 249만6천명으로 전년 12월보다 6.6%증가했다. 작년 7월부터 꾸준히 증가폭을 늘리고 있던 차다. 통계 수치 속 20대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갖기 위해 당장 구직활동을 하기보단 스펙을 쌓고 학업을 지속하기를 택하고 있다.



멘토를 자칭하는 사람들은 안정된 직장을 찾아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20대를 향해 편하고 좋은 일자리만 찾지 말라고 충고할지 모른다. 눈높이를 낮춰 낮은 데서부터 시작하라고 말이다. 비정규직에서부터 시작해 업계 1인자가 된 사람, 샐러리맨 신화를 일궈낸 사람 등의 성공신화를 들이대며 ‘용기가 없다, 도전 정신이 없다’는 말로 20대를 꾸짖는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알고 있다.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 위로 올라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요즘 시대엔 비정규직 입사는 영원한 비정규직을 의미한다. 20대들이 구직이 늦춰질지언정 안정된 일자리를 가지려고 하는 이유다.

지난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통계는 이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고용형태별 근로자패널 조사’ 7차 결과에 따르면, 2010년 4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기간제법 적용자 121만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비율은 10.7%에 그쳤다. 지난 2011년 10월 기준으로 전체 기간제 근로자 중 비자발적인 이직자 또한 1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통계조사는 비정규직으로 시작해도 정규직이 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힘든지, 비정규직 노동환경의 고용불안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다. 

먼저 취업한 선배들은 ‘첫 직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와 같은 조언에는 밑바닥부터 시작해도 위로 치고 올라가기 힘들다는 현실인식이 깔려있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폐쇄적이다.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일 뿐, 노력과 열정으로 뚫고 올라갈 수 없는 유리벽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암암리에 알고 있다. 그러니, 20대들은 구직을 늦춰서라도 좋은 직장에 가려는 수밖에. 낮아지는 20대의 경제활동참가율는 이렇게 슬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