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소기업청이 2012년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소기업청은 보도자료에서 1인 창조기업의 증가세(전년대비 13% 증가)와 높은 매출액 등을 언급하며 ‘창조경제의 실현, 1인 창조기업이 이끈다’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1인 창조기업은 이명박 정부 들어 쓰이기 시작한 단어로, 개인이 사장이면서 직원인 기업을 의미하며 지식기반서비스업과 일부 제조업 등 국가가 정하는 산업 분야의 기업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개념이다. 실태조사 결과, 2012년 1인 창조기업 수는 약 29만 6000개로 2009년의 20만 3000개에 비해 10만개 가량 증가했다. 사업자 등록이 완료된 기업은 41.4%였고 58.6%의 1인 창조기업은 미등록 상태로 영업하고 있었다. 93.4%는 창업에 대한 전문적 교육과 훈련을 경험하지 못했다. 기업당 평균인력은 1.68명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의 보도자료와 일부 언론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인 창조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보도자료에 나와 있는 통계치만 조합해보아도 미심쩍은 부분들이 많다. 매출액이 연 1억 5500만원이라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사업자 미등록 기업이 58.6%나 되는 이유는 소규모 아웃소싱을 주로 하고 활동이 지속적이지 않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모순되는 부분이다. 보도자료는 평균매출액 수치만을 공개하고 있을뿐 어떤 구간에 어떤 비율의 1인 창조기업이 분포하고 있는지, 평균매출액 수치는 전수조사 결과인지 표본추출 조사 결과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참고로 이 조사의 세부실태조사의 경우 사업자 등록 기업 중 2000개의 기업을 표본추출하여 진행됐다.

향후 1인 규모로 사업유지 의사가 69.1%나 된다는 점도 1인 창조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으로 연결되고 있는데, 현재 중소기업청이 1인 창조기업으로 산정하고 있는 기업 중 40.2%는 이 개념이 생기기도 훨씬 전인 2000년 이전에 창업됐다. 창업자의 연령대는 40~50대가 75.9%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60대 이상이 16.5%로 뒤를 이었다. 30대는 7.4%, 20대는 0.2%에 그쳤다. 이러한 사실에서 1인 창조기업의 통계에 잡히는 1인 기업 중 상당수가 이미 오래 전부터 안정적 기반을 다져 온, 새로운 성장동력과는 거리가 먼 기업임을 짐작할 수 있다. 창업인들의 학력은 고졸 이하가 49.9%로 나타난 점에 대해서 중소기업청은 학력 이외에 전문성과 창의성이 1인 창조기업에 요구된다는 식으로 해석했지만, 반대로 양질의 일자리 경쟁에서 밀려난 저학력자들이 창업의 길로 내몰렸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1인 창조기업은 ‘창조경제’와 마찬가지로 실체는 모호한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소득의 원천인 것처럼 포장되어 사용되어 온 개념이다. 넓은 의미에서 청년층인 20~30대의 비율이 7.6%에 불과함에도 불구, 청년 실업난의 해결책처럼 제시되어 왔다. 소상공인 자영업자까지를 포괄하지는 않지만, 1인 창조기업으로 집계되는 1인 기업들이 ‘창조성’을 가진 것인지, 그 창조성의 기준과 개념은 어떤 것인지도 모호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답하지 못하고 1인 창조기업의 현실을 과장하고 성공사례만을 집중적으로 제시한다면, 이는 일종의 사실 왜곡이라고 볼 수도 있다. ‘열정 노동’의 문제를 다룬 단행본 <열정이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은 1인 창조기업에 대해 이렇게 일갈한다. "‘1인 창조 기업’을 강조하는 것은 귀가 얇은 청년 실업자들을 자극해 실업률 숫자만 낮추면서 창업 알선 브로커의 수익 창출 기회를 유지하는 일종의 ‘폭탄 돌리기’로 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