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58)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JTBC로 이직한다는 소식이 화제다. 손 씨는 교수직을 사퇴하고, 2000년부터 꾸준히 진행해오던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도 10일을 끝으로 그만둔다. 그는 다음주인 13일부터 JTBC의 보도총괄 사장직을 맡게 된다.

이에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이다. 어울리지 않는 잘못된 결정이라며 비판하는 쪽과, 균형잡힌 시각으로 종편을 바꿀 것이라며 기대하는 쪽의 목소리가 모두 뜨겁다. 특히 일부 진보진영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 ‘종편'은 기성 정치를 비판하기보다는 단순히 옹호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는 비난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상식에 기초한 저널리즘을 추구해온 손 교수의 행보가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기회주의자‘나 ’변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다소 과격한 어투로 비난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결정을 진영논리로 비난하는 것은 과잉해석이다. 손 교수가 JTBC에서 맡는 직책은 보도총괄 사장직이다. 화면에 직접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기획한 내용들을 엮어 편집하고 내보내는 자리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손석희가 바뀔지 손석희가 바꿀지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본인 스스로 이제껏 추구해온 저널리즘을 실현시켜 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만일 그가 해오던 대로 중립을 지키며 보도한다면 채널 전체를 매도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공중파인 MBC와 JTBC를 비교하며 어느 쪽이 나은지 가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번 소식은 ‘공중파’라는 점이 대중매체로서의 영향력에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손 교수의 종편행을 ‘삼성의 머슴이 되었다’고 표현할 만큼 조직을 단순하게 일반화하는 것은 제한적인 시각이다. 손 교수가 진행해오던 프로그램을 비롯해 지금까지의 행적을 볼 때, 근무하는 기관이 달라진다고 해서 단번에 성향이 바뀌리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직과 개인을 동치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김재철 사장의 비리에 대항해 MBC 노조의 파업이 이루어졌던 것을 생각해보라.


현재 미디어가 소비되는 양상이나 언론생태계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다는 점 등은 꾸준한 성찰과 비판의 대상이나, 그것이 개인의 행보를 두고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 손 교수 영입과 관련해 JTBC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을 결정이었을 것이다. 개인적인 결정을 가지고 찬양일색하거나 무조건 비난을 퍼붓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일단 지켜보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