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어제(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 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각 연령대 중에 20대의 조울증 진료환자 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인구 10만 명 당 조울증 진료환자 수는 지난 2007년 58명에서, 2011년 82명으로 5년 새 46.4%나 증가했다. 30대, 40대의 조울증 환자가 같은 기간 19.2%, 17.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전체 조울증 환자가 26.1%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조울증은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어두운 마음 상태로 가라앉는 우울증이 교차해서 나타나는 일종의 기분장애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서적인 스트레스와 심리적인 억압 등 심리사회적 요인이 조울증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증이든 우울증이든 정상적인 감정의 폭에서 벗어나 있다. 워낙 감정의 변화가 심하게 이어지다 보니 본인에게는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부담이 크다. 이것이 지속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발견 즉시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20대의 조울증 비율이 급증한 것은 그만큼 요즘 20대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의미다. 장기간 계속되는 취업난은 수많은 구직자들에게 엄청난 부담과 스트레스를 가져다 주고 있다.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조차 어려워진 상황에서 계속된 취업 실패는 당연히 큰 스트레스를 수반한다. 치열한 구직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것도 커다란 부담이다. 그렇게 온갖 애를 써서 취업을 하더라도 스트레스는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예전에 비해 직장 환경은 더욱 경쟁적으로 변했고 기업이 신입사원들에게 요구하는 건 더욱 많아졌다. 게다가 잦은 야근과 회식, 상사의 압박 등이 20대 신입사원들에겐 큰 압박이 된다. 한마디로, 요즘 20대들에겐 스트레스 받을 곳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마땅히 풀 수도 없다.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잊을 수는 있지만 이내 다시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하니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이미 20대에겐 치열한 경쟁이 당연한 것이 되어 버렸다. 20대들은 그 경쟁을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것으로 여기면서도, 실제로는 정신적으로 커다란 압박을 받고 있다. 조울증 환자 수의 급증은 그런 점에서 20대들이 보내는 위험신호라 할 수 있다. 한 20대 조울증 환자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제일 힘들다고 토로했다.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살기에, 요즘 세상은 지나치게 팍팍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