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20대가 정치에 관심이 없고 정치혐오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왜 20대가 정치에 무관심해졌는지 분석도 이루어진다. 하지만 한 편에는 열성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20대가 존재한다. 바로 20대 당원이다. 그 중에서도 대전에서 활동하는 20대 당원들을 차례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네 번째 순서는 진보정의당 당원인 오수환(28)씨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진보정의당 대전시당에서 청년학생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수환입니다. 이번 달 부터는 조직국장이라는 가칭으로 대전시당에서 반상근직을 시작했습니다.




Q. 정당 활동을 하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역사, 사회, 정치 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정당 활동을 하기 전에는 혼자 인터넷으로 활동했어요. 키보드 워리어까진 아니었지만 인터넷 게시판에 정치와 관련된 글을 남기고 댓글을 달며 진보적인 성향을 많이 드러냈었죠. 스포츠를 좋아해서 주로 세리에 매니아, 사커라인, 엠엘비파크 같은 사이트에 자주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을 보고 올해 2월 달부터 정당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개인으로 활동하기보다는 단체로 모여서 연대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Q. 여러 진보 정당 중 진보정의당에 가입하신 이유는 뭔가요?

정당 가입을 고민하던 시기에 진보 정당이 크게 세 곳 있었습니다. 진보정의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이죠. 통합진보당은 조직적으로 탄탄하다고 생각했어요. 분명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인 저에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진보신당의 경우 이념적 성향이 너무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스웨덴 사회 민주주의를 좋아하는데요. 진보정의당이 북유럽 방식의 사회 민주주의로 가려고 노력하는 정당이었습니다. 또한 진보정의당이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진보를 추구한다고 느꼈습니다. 세력은 가장 약한 진보 정당이지만 이러한 점들이 마음에 들어 진보정의당에 가입했습니다.


Q. 청년학생위원회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청년학생위원회는 청년 세대의 문제를 청년들끼리 고민해서 자치적으로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청년 당원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하며 청년 문제를 파악해보고 있습니다. 대전 청년학생위원회는 만들어진 지 5개월 밖에 안됐어요. 그동안은 대학생들이 학기 중이어서 많은 참여가 이루어지진 않았습니다. 이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려고 준비 중이에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대전에 사는 20대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아직은 극비 사항이라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네요. 대전시당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보라며 지원해주시겠다고 말해주셨어요.


Q. 진보정의당에서 청년학생위원회에 지원을 많이 해주시는 편인가요?

대전시당에서는 청년학생위원회에 예산을 정해서 지원을 해주십니다. 시당 상황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예산을 꼭 확보해주고 계세요. 당대회에서 티셔츠를 판매했을 때와 같이 별도의 수익금이 생겼을 때도 다른 사업에 투자하기보다는 청년학생위원회에 투자해주십니다. 중앙당 차원에서도 청년들을 많이 신경써주십니다. 이번에 당대표로 출마하신 천호선 대표가 내세운 공약 중에 청년들을 위한 교육비를 따로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있어요.


Q. 정당 안에서 나이가 어린 20대여서 겪는 어려움 같은 건 없었나요?

어리다고 무시하는 분위기는 아니에요. 나이를 불문하고 잘 어울립니다. 60대 이상인 분들과도 같이 술 한 잔 하며 이야기를 해요. 아무래도 나이로 억누르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진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20대의 발언권도 높습니다. 당명 개정에 대한 토론을 할 때 제 의견을 강하게 말했는데 뭐라고 하지 않고 잘 받아주셨어요.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물어보면 적극적으로 답해주시기도 하고요.


Q. 정당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요?

TV로만 보던 정치인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TV로 보는 정치인은 왠지 높으신 분 같고 벽이 있는 것 같았는데,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해보니 그런 게 전혀 없더라고요.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정당 활동을 하며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사귈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때 노원 지역에 가서 선거 운동을 했었는데요. 결과는 참담했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당원들과 만나 같이 선거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김지선 당시 후보가 멀리서 와서 고생이 많다며 안아주신 기억이 나네요.


Q. 그런데 많은 20대가 정치에 별 관심이 없고 정치 혐오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치 무관심과 혐오증은 언론과 교육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 현상 같습니다. 언론 기사, 뉴스를 보면 대개 국회의원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보여줍니다. 국회의원이 잘 한 것에 대해 칭찬하는 기사는 잘 보이지 않아요. 이로 인해 국회의원이 일은 안하고 매일 싸우기만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일을 안 해버린다면 우리나라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알고 보면 국회의원은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교육 풍토 또한 문제에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든가 좋은 직장에 취직해야 한다는 왜곡된 교육만 이루어지는 현실입니다. 정치는 사회 제도를 만들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좋은 사회를 위해선 훌륭한 정치인이 나와야 해요. 그런데 정치를 한다고 하면 나쁜 사람 취급을 합니다. 교육 풍토가 정치를 기피하게 만들고 있어요.


Q.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일상 속에서 정치적인 활동이 많이 이루어집니다. 사람이 3~4명만 모여도 서로 친한 사람끼리 더 친해지는 일종의 파벌이 형성되죠. 이 또한 정치적인 행위에요. 갈등을 조정하는 것 또한 정치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정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일상 속의 일이니까요. 정치는 국회의사당, 청와대에서만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Q.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20대는 굉장히 적은데요. 그나마도 적은 수의 20대가 정당 별로 나뉘어 따로 활동을 합니다. 20대 투표 독려, 등록금 문제 등 20대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정당에 상관없이 협력하면 더 효과적일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자취하는 20대의 경우 살아가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스웨덴처럼 학생 보조금을 지원받고 저금리 장기 학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선 20대가 뭉쳐서 머리를 맞대고 정책을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20대들끼리 뭔가를 해보자는 분위기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념과 생각하는 바가 서로 다르기 때문인 것 같아요. 20대 문제의 범위가 워낙 넓기도 해서 어떤 문제를 우선시 할지 생각이 다릅니다.


Q. 마지막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20대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우선 삶이 정치와 같이 간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사장님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 집권하면 사장님들에게 이익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을 좋게 하기 위해선 자신을 대변해주는 정당이 집권해야 합니다. 또한 연대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어요. 20대가 편안하게 살아가려면 20대들끼리 연대해야 합니다. 나의 아픔이 친구의 아픔과 비슷합니다. 아픈 것에 대해 혼자 투덜대면 투덜대는 것에 그칩니다. 그런데 투덜대는 사람이 천 명, 만 명이 되면 아무도 함부로 대할 수 없어요. 아무리 욕을 한다고 해도 세상이 바뀌진 않습니다. 직접 참여를 해야 바꿀 수 있어요. 행복하고 편하게 살기 위해 참여와 연대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