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장정은(23세)씨와 5월에 뉴질랜드로 출국 예정중인 김수성(23)세 씨와 함께 워킹홀리데이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겸 메신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타국에서 일을 하느라 약간 지친 정은 씨와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수성 씨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 워킹 홀리데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정은 : 일본의 생활이나 문화, 일본인의 의식에 관심이 생겨서 일본에서 살아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비자를 알아보다가 워킹홀리데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적당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이곳에 오게 되었어요.
수성 : 조금 우스운 이야기지만, 군대에서 선임이 함께 가자고 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출국도 함께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었어요. 원래 영어를 해외에서 배우고 싶었는데, 워킹홀리데이는 영어를 효율적으로 배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기존의 유학은 학원에서 생활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일을 하게 되면 학원 사람들이 아닌 현지 사람들하고 더 많이 부딪히면서 문화도 더 많이 배우고 더 실용적인 영어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그 나라의 어떤 부분이 당신을 사로잡았나요?
정은 : 일본은 혼자의 문화가 자연스러워서 좋았어요. 우리나라는 보통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고 눈치를 보잖아요. 대표적인 부분이 패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지하철에 빨간 미니스커트에 보라색 레깅스를 신고 타면 대부분 이상한 눈길을 보낼 거거든요. 그런 게 없어서 좋아요.
수성 : 저는 뉴질랜드에 대해서 전혀 몰라요. 그래서 요즘 ‘론리 플래닛’이라는 여행서를 사서 공부중이에요. 그런데 전혀 모르는 곳 이라는 게 또 설레기도 하고 좋아요. 얼마 전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뉴질랜드 아줌마를 만나게 되었는데, 10분정도 남섬의 자연경관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고, 꼭 요트와 스카이다이빙은 해보고 오라는 이야기. 그리고 영국이나 미국과는 달리 뉴질랜드는 밤 문화가 적다고 이야기 해 주시더라구. 위스키 파티보다는 바비큐 파티가 많은 전원적인 나라라구요. 이런 식으로 알아가는 게 재미있어요.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가장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정은 : 젊은 날의 추억이 제 1의 목표에요. 20대에만 해볼 수 있는 것. 나중에 젊은 시절을 떠올렸을 때 만족스러울 만한 경험이요. 그게 잘 된다면 이력서에 넣을 만한 사건이 생길 수도 있고, 일본어도 늘게 되겠죠. 하지만 그것은 부수적인 것이고, 한국에서 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주에요.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으로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은 아니에요. 저도 기껏해야 도쿄 내에서만 돌아다녔구요.
수성 : 저는 영어 실력 향상만을 생각했어요. 굳이 하나 더 얻을 수 있다면 군대에서처럼 나는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워킹홀리데이에 가는 사람들을 만나봤더니 다양한 이유로 워킹을 가는 게 놀라웠어요. 돈 때문에 가는 사람도 있고, 3개월 일하고 3개월 여행하려는 사람들도 있고. 새로운 세상을 보기 위해 가는 사람들도 있고. 보통 유학은 영어 때문에 간다고 생각해서 놀랐어요. 저는 여행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여행비자로 가거나 배낭여행 이런 것 밖에 생각 못했거든요.
성별의 차이 때문인지, 군대에서 갓 제대한 남성이기 때문인지 수성 씨는 학습의 비중이 컸고 일반적으로 정은씨를 비롯한 여성들은 언어학습을 비롯한 문화체험, 여행 등에 비중이 있는 듯 했다. 일반적으로 쇼핑을 할 때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가는 남성과, 이것저것 둘러보는 여성들의 특징과 겹쳐졌다.
워킹 홀리데이로 해외에 가면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정은 : 저는 지금 스타벅스에서 캐셔를 하고 있어요. 보통 가게 점원을 많이 해요. 실력에 따라서 다르지만요.
수성 : 영어실력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영어 실력이 괜찮으면 회사 인턴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주로 워킹비자가 있는 사람들이 하는 일은 점원, 호텔 직원 같은 일을 하는 것 같아요.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으면 우프같은 농장프로그램에 빠지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요즘 영어 회화 스터디 4개정도 하고 있어요.
시급은 어느 정도 돼요?
정은 : 이상한 곳 아니고 평범한 음식점, 카페, 편의점이면 800~1000엔 사이가 평균정도인 것 같아요. 만원이 조금 넘는 정도죠. 우리나라하고 시급 차이가 많이 나니까 다들 매우 끌리는 것 같아요.
수성 : 보통 만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돈은 조금 모아서 들어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3일간 스탑오버하는 홍콩에서 다 쓰지만 않으면 (웃음)
가기 전에 생각했던 것 하고 가장 다른 것은 무엇인가요?
정은 : 생각보다 외국의 장벽은 높다는 것이었어요. 가기 전에는 정말 쉽게 일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같은 이력서에 같은 조건이거나 혹은 제 조건이 더 좋아도 당연히 일본인을 뽑는 것도 그렇고. 제가 일본어를 꽤 공부하고 갔는데도 생각보다 말도 잘 안 나오구요.
조금 아이러니 하지만, 외국의 장벽이 높다고 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 비해서 관대한 것 같아요. 여긴 거의 모든 가게에 거의 외국인이 한 명씩은 있어요.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단일 민족을 강조하는 공동체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런 것 같아요. 일본은 개인 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것 같아요.
수성 : 맞아요. 뉴질랜드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 하는 만큼, 우리도 발급할텐데 우리나라 맥도날드에서 외국인 본 적은 별로 없잖아요. 만약 어떤 외국인이 이력서를 낸다고 해도 아마 뽑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기 많이 읽었는데, 한 번도 기분 나쁘게 퇴짜 맞았다는 이야기는 본 적이 없어요. 아무리 얼토당토 않는 영어 솜씨로 이야기를 해도 끝까지 들어준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는 한국말의 유창함 정도에 상관없이 외국인이라고 경계짓고 시작할 텐데, 뉴질랜드에서는 영어 실력 차이로 평가받기는 해도 외국인이라는 자체로 평가받는 건 적은 것 같아요.
정은씨 일본은 개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더욱 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다구요?
정은 : 네. 공동체사회에서는, 다들 이해해 줄 것 이라고 미리 생각을 하게 되요. 약속 시간도 그렇고. 하지만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사소한 것을 신경 쓰는 것 같아요. 그 붐비는 지하철에서도 매번 “스미마셍(죄송합니다)”을 달고 살고, 지하철에서 크게 울리는 벨소리도 없구요. 통화도 거의 안 해요. 젊은 사람들도 개인 재떨이도 가지고 다니는 게 저에게 가장 놀라웠어요.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정은 : 연장이 안 된다는 것 빼고는 다 좋은 것 같아요. 평생에 한나라당 한 번 받을 수 있는데. 1년을 마치고 나면 절대 연장할 수가 없어요. 보통 이 곳에 오는 사람들은 다들 해외취업을 생각해요. 본국의 학벌보다는 능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는 더욱 열려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이 곳 생활이 잘 맞는 사람들은 연장이 안 되기 때문에 보통 해외 취업을 생각하죠.
수성 : 앗, 저는 반대로 평생에 한번이라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더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기회로 느껴지더라고요. 보통 유학이라고 하면 돈 때문에 덜컥 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나도 그렇고. 돈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만 18세부터 만 30세까지 다녀올 수 있어 더욱 더 젊은 날의 경험으로 느껴지는 워킹홀리데이. 20대의 열정으로 새로운 장소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준비하고 있는 두 사람이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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