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보름 여 앞두고 고함20 기자들에게 선거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심야토론의 패널도 아니고 날 세운 끝장토론을 해보겠다고 작정하지도 않았기에 이번 대담(?)은 서로의 음식에 대한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듯 편안하고 지극히 일상적이었다. 지자체의 장들은 신중히 선별하여 뽑아야 할 일이지만 선거에 대한 이야기와 정치에 대한 수다는 자주 이야기하고 자주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그래서 물었다. 고함20 기자들아, 이번 선거 어떨 것 같아?




벌써 곧 있으면 지방선거야. 뽑을 사람들은 정했어?

라별, 파이시스: 안 뽑아야 될 사람은 정했지. 후보들도 많고 아직 공약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못했거든. 대신 이 사람은 뽑지 않아야 해, 정도로 거르긴 했어.

민경호: 난 이미 정했어.

페르마타: 도지사는 정했는데 그 외에는 아직 모르겠어. 정말 뽑아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


지금까지 선거를 참여해 본 소감이 어때? 

라별: 유권자가 된 후부터 지금까지의 선거에 빠짐없이 참여했어. 선거마다 다른 점이라기 보다는 젊은 층들의 투표율이 낮다는 점이 매번 속상해. 나이 드신 분들의 투표율을 보면 정말 높잖아. 그러다 보니 나 혼자 마음 졸이고 결과를 지켜보는 느낌이랄까. 참, 시끌시끌할수록 선거에 더욱 관심이 생기는 것 같아. 이번 선거에도 여러 변수들이 있어서 꽤나 시끄럽지?

민경호: 난 이번이 첫 선거야. 글쎄, 엄청난 설레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뽑은 사람이 정말 뽑힐까 하는 기대는 있어.

페르마타: 이번이 처음 아닌 첫 선거야. 지난 선거는 참여하지 못했거든. 우선 부재자투표기간을 놓쳤어. 그렇다고 선거일에 실제 거주지인 서울을 떠나서 주민등록지인 지방까지 가기에는 번거롭다고 생각했어. 사실 내가 뽑든 안 뽑든 특정인물이 당선 될 지역이었거든. 그만큼 당선이 확실시 되는 곳이다 보니 굳이 갈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 같아. 그렇지만 차츰 사회, 정치에 대해 알게 될수록 선거가 재밌어지더라구. 관련 뉴스를 확인하는 것도 흥미롭고. 그래서 이번 선거는 꼭 참여할 예정이야.

파이시스: 첫 선거 때 정말 설레고 좋았어. 선거를 통해서 내가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던 것 같아. 게다가 고등학교 때 비록 선거권은 없었지만 선관위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거든. 개표에 직접 참여했는데 그때 얼른 선거해보고 싶다 하는 생각뿐 이었어. 그러다가 직접 내 손으로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게 됐을 땐 정말 좋았지.


20대는 선거, 혹은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다고들 하잖아.

라별: 선거와 정치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라, 글쎄. 난 집에서 가족들과 선거에 대해 종종 얘기하는 편이거든. 아버지가 정치에 대해 관심도 많으시고. 난 무관심하지 않지만, 20대의 투표율을 보면....-_-

민경호: 일단 난 정치에 대해 관심도 있고 투표도 할 생각이거든.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들이 정말 무관심한건지는 모르겠어.

페르마타: 생각해 보면 고함20 기자들 외에는 함께 정치 얘기를 해본 적이 없는걸. 20대들, 정치에 둔감한 것 같거든.

2006년 지방선거 20대 투표율은 33.9%로 40~60대 이상에 비하여 매우 낮았다.





정책들은 챙겨봤어?

라별: 서울시장 위주로 챙겨보는 편이야. 사실 다른 지자체 후보들의 경우에는 관련 정보에 접근이 어려운 것 같아. 선거가 지나치게 정당이나 인물중심으로 흐르는 점도 정책을 소홀히 보게 만드는 것 같고. 대신 이슈가 되는 기사나 비판거리가 많은 기사들은 꼭 보고 있어. 부족한 부분은 시사주간지로 채우고.

페르마타: 아직 공약들을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것 같아. 라별말처럼 언론을 통한 정보 얻기는 유명인사만 가능하다보니 지방자치단체 의원 후보에 대한 정보는 미비해. 특히 인터넷 뉴스로 진짜 정보를 얻는 다는 건 어려워. 사실 내용이 뻔하잖아. 그래서 나도 주간지나 월간지처럼 내용이 풍부한 기사거리를 찾는 편이야.

잠만보: 맞아, 아무래도 정책선거보다는 이미지 선거인 것 같아.

파이시스: 선거전까지는 어떻게든 꼼꼼하게 챙겨 볼 생각이야. 하지만 한국 정치라는게 눈에 띈 발전을 보기 어려운 것 같아. 긍정적인 피드백이 있어야 더 관심을 가지게 될 텐데 이제는 지쳐버린 느낌이야.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란 정책으로 경쟁하는 것을 말한다. 후보자는 당선되었을 때 임기 중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을 사업의 목적, 착수 우선순위와 완성시기, 예산 확보방법 등 구체적인 공약을 개발하여 제시한다. 유권자는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고 가장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한 후보자에게 투표한다. 또 당선자가 임기 동안 자신이 제시한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는지 평가하여 다음 선거 때 지지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선거에 특별히 기대하는 점 있어?

라별: 역시 '정권심판'이 최대의 이슈가 될 것 같아. 물론 정치적인 발전 없이 단지 보복형으로 가는 분위기도 바람직하지만은 않지만. 이번 선거, 20대들이 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갖지 않을까?

페르마타: 이번엔 내 맘대로 됐으면 좋겠어^^. 내가 신중히 골라서 뽑은 사람이 되는 걸 꼭 지켜보고 싶다구. 사표는 만들기 싫거든. 특히 교육감선거 말이야. 16개 시도교육감, 정말 잘 뽑혔으면 좋겠어. 그리고 부재자투표소, 이거 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민경호: 맞아,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내 의견을 가장 효과적으로 반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내 선택이 사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차선책도 충분히 중요하니까.

파이시스: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것 같아. 그리고 이번엔 정말 공약 좀 꼭 지켰으면 좋겠어.

잠만보: 부재자 투표소 말인데 나도 같은 생각이야. 며칠 전에 학교에서 부재자투표소 설치 신청 서명을 받고 있더라구.

부재자신고는 5월 14일에서 18일까지 5일간이다.
역대 지방선거는 전반적으로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었다.


20대와 선거, 한마디로 짧게 정의한다면.

라별: 20대와 선거는 서로서로 희망의 불씨다.

민경호: 선거는 인디밴드다. 정말 좋은데 관심을 안 갖는다.

페르마타: 20대에게 선거는 위시리스트다. 선거권이 없을 땐 부모님들 보면서 투표하러 가고 싶었지만 막상 투표할 수 있게 되니 무관심해지잖아. 위시리스트처럼 구매할 수 없을 때는 간절하지만 막상 가질 수 있게 되자 소유욕이 떨어지는 것처럼.

파이시스: 20대와 선거... 기성세대를 답습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들끼리 재밌게 풀어 갈 수도 있잖아? 우리답게 발랄하게 긍정적으로! 사실 나도 페르마타 말 대로 이제는 선거가 거품 빠진 콜라가 되어버린 느낌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 기대가 크다구.

잠만보: 20대에게 선거란 선거라는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라고 생각해. 투표권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축제에서 소외된 느낌이거든.



나는 20대와 선거에 대한 정의로 “자취방과 엄마 품에서 기어나와 하는 어른으로서의 첫 공식일정”이라고 명명했다. 정의가 무엇이든 어떠한가. 중요한 것은 20대가 자신의 투표권을 성실히 행사하고 선거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다.

20대들아, 이번 선거 어떨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