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추석 특집 (9월 18-20일 방영분)
[DOWN] MBC <아이돌 육상 풋살 양궁 선수권 대회> 추석 특집 (9월 18-19일 방영분) 

 


추석 특집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본격 육아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이번 주 업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이휘재, 이현우, 장현성, 추성훈 네 남자와 아이들의 사생활을 엿보며 시청자들은 인간미와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유사한 포맷인 <아빠 어디가?>와는 다른 컨셉으로 구성되었고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 중 선풍적인 인기를 끈 프로로 남았다. 현재 정규 프로그램 편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한다.

방송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존 스타 아빠-아들의 컨셉으로 방영 중인 <아빠 어디가?> 베끼기 논란에 휩쌓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여행기의 형식을 따른 <아빠 어디가?>와는 다른 맛으로 추석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무엇이, 어떻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는가?

첫째. 네 가정의 캐릭터를 극대화하는 옴니버스 구성

프로그램 구성 자체가 다르다. 여러 가정이 모여 하나의 스토리를 만드는 구성이 아닌, 네 아빠와 자식의 진짜 사생활을 보여주며 캐릭터를 차별화히는 전략을 썼다. 스타 아빠가 가진 고유 캐릭터를 살리면서도 이면에 감춰진 모습들을 부각했다. ‘바람 휘재4개월 두 쌍둥이 서언이와 서준이를 내내 안고 얼렀다. 아이들이 울자 어쩔 줄 몰라하며 응급실에 달려가고, 아이를 재우며 미안하다고 서럽게 우는 이휘재는 우리가 알던 그의 모습과는 달랐다. 그러면서도 방송 중간중간 인터뷰에서는 다년간 예능 프로그램에서 쌓은 능청스런 입담을 자랑했다. 파이터 추성훈은 딸 추사랑을 위해 포도껍질을 직접 까서 입에 먹여주고 딸과 아버지는 애인과 같은 관계라고 말하며 데이트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링 위 파이터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는 딸 바보추성훈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친근함을 느꼈다. 스타 아빠의 고유 캐릭터와 감춰진 면모를 제작진은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둘째. 폭 넓은 연령층의 출연진

아이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점 역시 성공 비결이다.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과 아버지들의 가정사가 일괄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폭의 아이들을 보여줌으로써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었다. 이휘재의 4개월 아들쌍둥이 서언, 서준은 아직 분유를 먹는 갓난아이이다. 초보 아버지 이휘재는 시간마다 분유도, 기저귀도 챙겨 주어야한다. 추성훈의 20개월 딸 추사랑은 이제 막 언어를 배우고 있다.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를 섞어가며 추사랑에게 말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이 프로의 또 다른 재미이다. 장현성의 11살짜리 아들 준우는 아버지와 산을 다니고 동생을 챙긴다. 한 밤중에 장현성에게 주도를 배우는 준우, 준서 형제의 모습에서 일상적인 가정교육의 현장을 보여준다. 4개월 쌍둥이에서부터 초등학교 4학년 아이까지, 시청자들은 스타 아버지들의 육아 일기를 엿볼 수 있다

셋째. 어린 아이들을 위한 제작진의 배려

방송개념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제작진은 미니 텐트를 치고 촬영을 했다. 집안 곳곳에 고정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아이들을 배려하고 자연스러운 내용을 담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띈다. <아빠 어디가?>가 촬영이라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스토리라는 점과 달리 <슈퍼맨>의 제작진은 출연진의 일상 자체가 스토리가 되는 구성을 취했다. <슈퍼맨>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방송이라는 의식 없이 자연스럽게 아빠와 융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온 가족이 모이는 자리에서
48시간동안 그려지는 스타 아빠의 육아일기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육아에 서툰 아버지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 돌보기, 밥 짓기 등에 익숙해지는 모습이 방송에서 잘 그려졌다. 스타 역시 가정에서는 딸의 애교에 녹고, 아들과 등산 가는 로망이 있는 평범한 아버지라는 면모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될 경우, 이 장점을 어떻게 유지, 발전할지 제작진은 보다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듯하다.

감상포인트 : 사랑짱의 귀여운 먹방, 바람 휘재의 색다른 면모.


이제는 명절 고정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아이돌 육상 풋살 양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는 이 프로그램의 본래 의의와 취지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 <아육대>는 지난 2010, 추석을 맞아 MBC에서 기획된 특집 프로그램으로 벌써 7회를 맞았다. 지난 19일과 20, 추석 전날과 당일 오후에 방영된 <아육대>는 아이돌들이 한데 모여 함께 건강히 운동하고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그 취지가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인지도 낮은 아이돌들은 이른바 병풍이 되기 십상이고 부상에 따른 안전불감증은 매년 제기되는 문제이다.

얼굴 한 번 비추기 힘든 160여명의 아이돌?

이번 <아육대>에는 미쓰에이, 인피니트, EXO 등 유명 아이돌부터 타이니지, 비투비 등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아이돌까지 총 160여명의 아이돌이 대거 참가했다. 무려 160여명이나 되는 인원이 출연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건 낮건 출연진들은 어떻게든 방송 분량을 확보하기 위해 고구분투 한다. 인지도 낮은 아이돌들을 배려하기 위해 제작진은 조편성을 하고 경기 시작 전 개별 인터뷰를 내보내지만 한계가 있다. 개인 종목인 100m 달리기, 높이뛰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단체전이기 때문이다. 단체전으로 진행될 경우, 각 조에서 메인 아이돌 그룹이 대표팀으로 출전하여 경기를 치룬다. 여자 양궁 단체전은 미쓰에이, 에이핑크, 걸스데이, 쥬얼리, 레인보우, 시크릿만 참가했다. 쏠로 아이돌이나 유명하지 않은 아이돌은 출전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출전 목록에는 있지만 방송에 얼굴 한 번도 비추지 못한 아이돌 또한 수두룩하다. 결국, 또다시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하게 되었다.

과욕에 따른 부상

안전불감증 역시 매번 제기되는 문제이다. <아육대>에 출연하는 아이돌들은 인지도가 높건 낮건, 방송에 얼굴 한번 비추기 위해 과욕을 부린다. 전문 운동선수가 아닌 아이돌들은 부상을 입고 촬영 도중 하차하기도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EXO의 타오가 높이뛰기 중 허리 부상을 당했고 인피니트 우현, 성열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설 특집 아육대에서는 씨스타 보라, DMTN의 다니엘이 경기 도중 부상을 입고 응급실로 향했다. 관계자들은 큰 부상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지만 매회 부상자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에도 출연진이나 제작진, 팬들마저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일년에 두 번 모이는 명절, 밥 먹을 때 만큼은...

다른 문제들은 모두 차치하더라도, 과연 이 프로그램이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함께 볼 만한 프로그램인가에 대해 답하기 어렵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한 자리에서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10, 20대 일부 팬층만을 대변하는 이야기이다. 아이돌 좀 안다는 삼촌팬도 모르는 아이돌들이 더 많고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세대는 말할 것도 없다. 함께 저녁을 먹는 오후 6시에 편성했다는 점 또한 지적 받을 만하다.

어느덧 7회를 맞이하는 <아육대>. 해설위원으로 전문가를 섭외하고 새로운 종목을 신설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본질적인 문제점을 보지 못하는 듯하다. 더 많은 시청자층을 배려하고 명절 냄새를 풍기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

감상포인트 : 생동감 넘치는 100M 경주, 전직 청소년 국가대표 구자명의 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