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2 !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왜 나쁜 것인지 조목조목 따져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이번주 BAD 기사: [전호림 칼럼] 20대엔 뭘 해야 하나 (매일경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012689
(중략)
국가적으로 보면 20대야말로 희망의 등불이다. 세계 대학 랭킹이 나오면 나는 눈을 부릅뜨고 본다. 우리 대학은, 우리 학생들의 순위는 어떤지 궁금해서다. 국가는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 개개인 능력의 합보다 절대 더 우수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 국민은 우수한데 국가의 경쟁력은 일본에 뒤진다는 명제는 성립할 수 없다. 국가 간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지금 정해져 있는 국가 간의 서열도 우리들의 과거 경쟁력이 정해놓은 것이다. 경쟁은 인간이 살아가는 한, 인류 역사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없앨 수 없다.
‘경쟁은 필요 없다’고 가르치는 교사나 정치인이 있다면 나라를 망칠 사람들이다. 다시 식민지로 만들거나 패망시킬 만큼 위험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을 교단에 세우거나 국회에 보내면 안 되는 이유다. 나라 간의 경쟁이 있는 한 우리끼리 경쟁하지 말고 오순도순 잘 살자고 해봤자 소용없는 짓이다. 늑대가 밖에서 집을 부수고 있는데 토끼가족의 단란이 다 뭐란 말인가.
20대는 곧잘 기성세대가 부러워하는 대상이 되곤 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그러기에 “‘희망’이라는 큰 자산”을 가지고 무궁무진한 꿈을 꾸며 “황금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형적으로 기성세대가 20대를 보는 '객체화 된' 이미지가 투영되고, 졸지에 20대는 '선망의 대상'이라는 선단 위에 올려진다. 그러나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선망의 대상'이 엇나가는 꼴은 볼 수가 없다. 그들이 생각하는 '20대 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끊임없이 야단치며 선단 위에 오르기를 요구한다.
매경이코노미 전호림 주간 국장은 칼럼을 통해 기성세대의 비뚤어진 욕망을 은근슬쩍 내비친다. 전 국장은 앞서 언급한 20대의 이미지를 나열하며 20대는 이렇게 멋진 나이임을 말하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20대를 기분 좋게 할 법한 말이다. 게다가 요즘 20대는 너무 신중하지만 그게 20대가 아닌 기성세대의 책임이라며 20대에 공감을 보여준다. 그러나 결국 전 국장의 20대 띄워주기는 20대에 국가의 등불이라는 무거운 짐을 얹어주기 위한 수단이다.
ⓒYES24
전 국장은 20대는 국가를 위해 더 경쟁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글을 끝맺는다. 20대는 이미 무한한 경쟁 속으로 밀려들어 와 있다. 끊임없이 비교당하면서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생각은 20대의 머릿속을 잠식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기성세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며, 측은지심으로 20대와 함께 현실을 바꿔나가고자 하는 이들도 있다. 전 국장은 이들을 ‘나라를 망칠’, ‘다시 식민지로 만들거나 패망 시킬’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20대는 한국을 넘어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야 함을 주장한다.
전 국장이 말한 경쟁은 누구를 위한 경쟁인가. 20대는 오로지 국가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20대는 국가 발전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20대가 국가의 주체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때, 그때야 국가는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전 국장은 모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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