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키워드는 여전히 핫하다. 청춘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는 매일같이 쏟아진다. 그런데 지역에 사는 청춘을 위한 잡지는 드물다. 대부분은 수도권 청춘을 대상으로 만들어진다. 수도권에 많은 청춘이 살고, 다양한 문화가 발달한 현실 때문이다. 지역 청춘은 수도권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지 못한다.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을 알게 돼도 직접 찾아가기는 힘들다. 시간과 돈을 들여서 찾아간다고 해도 여러 번 방문하는 건 무리다. 지역 청춘에게 청춘 콘텐츠는 한 번 보고 마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지역 청춘은 쏟아지는 청춘 콘텐츠 속에서 오히려 갈증을 느끼곤 한다.

다행히 대전 청춘의 갈증이 조금은 덜어질 전망이다. 이름부터 대전스러운, 대전 청춘을 위한 잡지 BOSHU가 발간 준비에 한창이다. 잡지에 소개할 인물, 공간 등을 모두 대전에서 찾고 있다. 잡지를 만드는 이들도 대전 출신이거나 대전에 산다. 대전에서 열리는 전시, 행사 일정도 정리해서 제공할 예정이다. 디자인팀장 양희빈씨는 잡지 이름을 BOSHU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https://www.facebook.com/boshu


“대전 시민 공용자전거 이름이 타슈예요. BOSHU 첫 기획 모임에서 홍보팀 한 분이 ‘타슈처럼 보슈 어때요?’라고 갑자기 제안했었죠. 처음엔 다들 웃었는데, 다 웃고 생각해보니까 이름이 정말 괜찮더라고요. 한글로 쓰면 충청도 사투리고, 영어 대문자로 썼을 때 디자인도 좋았어요. 그리고 중국어로 보슈가 비단책이라는 뜻도 있더라고요. 운명이구나 싶었죠.”

청춘들에게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 것이 BOSHU의 목표다.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청춘들이 주어진 것만 바라보며, 획일화된 시각을 갖게 된 것이 아쉬웠다고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청춘들의 시각을 바꿔주려는 것이다. 다만, 청춘이라면 무릇 이래야 한다는 식의 의제를 던지진 않으려 한다. 질문만 던져주고 판단은 청춘들 개개인에게 맡긴다. 또한, 공감할 수 있는 생각 거리를 만드는 중이라고 디자인팀 이우진씨는 말했다.

“대전 사람들이 느리다고 하는데, 정작 그렇게 느리진 않아요. 다들 바쁘죠. 그런데 왜 바쁜지는 다들 몰라요. 이런 것처럼 궁금해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내용 위주로 구성하고 있어요. 공감하고 생각할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려고요.”



진실한 메시지를 청춘들에게 전달하고자 BOSHU는 잡지라는 매체를 택했다. SNS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시도를 하는 것이 어색해 보이기도 하지만, SNS가 본래 취지에 맞게 활용되지 않는 실상 때문이었다. 때마침 불었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은 아날로그적 매개체와 SNS가 결합하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다줬다. 잡지의 생각할 거리를 통해 청춘들을 SNS로 이끌어낸다는 것이 기획자 천영환씨의 생각이다.

“잡지 발간에 비용이 많이 들어요. 잡지 발간도 결국에는 청춘들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끌어들일 건가, 최대한 비용이 안 드는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어갈 건가에 관한 과정이에요. BOSHU가 가능성을 보이고 수요가 온라인으로 옮겨온다면, 힘을 크게 들이지 않아도 지속 가능할 수 있어요.”

BOSHU는 글보다 이미지 위주의 잡지다. 잡지 자체도 예쁘게 만들기 위해, 디자인팀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청춘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잡지가 되기 위함이다.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일단은 메시지가 담긴 매체를 선택하도록 하는 기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디자인팀 이예지씨는 대전 청춘을 위한 <킨포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잡지들은 글이 길어요. 반면 BOSHU는 글로 일일이 설명해주기보다는 짧은 문구를 많이 넣었어요. 그리고 인포그래픽을 통해 정보를 글이 아닌 일러스트를 통해 한눈에 전달하려 해요. 이미지 위주의 콘텐츠도 많고요. 잡지 <킨포크> 같은 느낌을 내보려고요.”



장기적으로는 청춘들이 함께 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욕심도 있다. 뿔뿔이 흩어져서 외로워하는 대전 청춘들을 연결시켜주려 한다. 미국의 오래된 잡지 <롤링 스톤>이 미국의 포크, 락 문화 등에 영향을 끼친 것처럼, BOSHU는 대전 청춘들이 서로 돕고 배우고 나누는 커뮤니티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BOSHU를 만드는 작업 자체도 청춘들이 하는 협업의 일종으로 여긴다. BOSHU를 만들어가는 청춘들 개개인의 성장 또한 중점에 두고 있는 것이다.

BOSHU는 월간 무가지로 3월부터 5월까지 매달 1700부 배포될 예정이다. 대전 청춘을 위한 잡지, BOSHU의 실험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기획단이 설명한 BOSHU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봄바람과 함께 추운 겨울을 걷어내며 찾아올 BOSHU 창간호가 기다려진다. 창간호가 나오기 전에 BOSHU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BOSHU 페이스북 페이지를 방문해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