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점부터 언론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수험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면서 대학도 언론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로 꽤나 재미를 보자 다른 신문사도 줄지어 대학평가에 뛰어들었다. 고함20도 염치없이 이 축제에 밥숟가락 하나 올리고자 한다.


다만 논문인용지수, 평판, 재정상황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을 거부한다. 조금 더 주관적이지만 더 학생친화적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려 한다. 강의실에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A부터 F학점으로 대학을 평가할 계획이다. 비록 고함20에게 A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학보사가 대서특필 한다든가 F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훌리건’이 평가항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은 없겠지만, 고함20의 대학평가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일침이 되길 기대한다.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 혹은 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할 경우 그 경험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스펙으로 인정받는 요즘 대학의 교환학생제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학평가 열여덟 번째 주제는 대학교의 교환학생제도다. 교환학생을 얼마나 많이 보내느냐 보다는 어떠한 커리큘럼으로 본교 대학이 학생들을 책임지는지 학생들에게 기회의 폭이 얼마나 넓은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B+: 성공회대학교 / 학교에서 직접 설계하는 해외 창 프로그램

성공회대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학교는 총 14곳이다. 다른 대학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지만 장점도 가지고 있다. 영어권(독일 포함), 동아시아권, 일본어권, 중국어권 까지 총 4개 언어권의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성공회대 국제교류의 장점은 성공회대학교와 자매결연 맺은 대학이 함께 커리큘럼을 고민하고 해당학교에 특별 교육과정을 편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해외창 프로그램이 하나의 교내 전공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해외창의 종류로는 인도창, 중국창, 필리핀 과정, 미국 PIA Service Program, 캐나다 세내카대학 파견 프로그램이 있다. 인도창 같은 경우 IT계열만, 중국창 같은 경우 중어중국어과만 지원 할 수 있게 되는 단점이 있다. 해당 프로그램이 IT와 중국어를 중심으로 해외 대학 내 커리큘럼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단기간 외국에서 ‘경험’만 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반해 성공회대학은 해외 대학을 통해 국내에서 경험하지 못한 깊이 있는 학문탐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B+를 받았다.

성공회대 '해외 창'프로그램을 다녀온 뒤 졸업생과 재학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함20



B: 경희대학교 / 깊이보단 경험

교환학생으로 유럽 리투아니아를 다녀온 경희대 건축학과 이소애양은 "경희대에서 교환학생을 다녀오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총 206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경희대는 영어권, 일어권, 중국어권, 프랑스어권, 스페인어권, 러시아어권으로 총 6개 언어권의 대학 중 가고싶은 곳을 선택할 수 있고 전체 교환학생 경쟁률은 1:1도 안된다고 한다. 또한 교내에서 실시하는 기관토플이 있기 때문에 교환학생 지원에 필요한 토플성적을 교내 기관토플로 대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환학생의 경우 외국인이다 보니 학교의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입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어렵다. 이소애 양은 “교환학생이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어요. 저는 예술학부로 교환을 갔는데 학교 내 저널리즘, 예술, 문학 등 여러 장르를 자유롭게 들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해당학교에서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C+: 서강대학교 / 교환학생은 1학기만

서강대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장점은 장학금 제도다. 서강글로벌 장학금, 유럽아시아아프리카 장학금 등의 장학제도로 교환을 가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있다.

하지만 서강대학교는 1년 프로그램의 교환학생제도를 지원하지 않는다. 일본대학에서 일어를 수학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또한 경희대와 마찬가지로 교류협정 대학의 수는 많지만 깊은 학문적 탐구보다 경험이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서강대학교 교환학생을 다녀온 커뮤니케이션전공 모 학생은 “전공을 맞춰 교환대학이 지정되기 때문에 들을 수 있는 수업에 제약이 많다”고 답했다. 타 대학 같은 경우 교환을 간 대학의 여러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는데 비해 서강대학교는 전공 수업만 들을 수 있다. 또한 설명회는 자주 열리지만 학생이 아닌 교직원 중심의 일정 때문에 학생들이 듣고 싶어도 듣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D: 숙명여대 / 너도 나도 가고 싶지만 갈수가 없다

역시 여대는 다르다. ‘전쟁’이 연상되는 학점싸움, 공인 영어 시험에서의 싸움 등 여러 가지 ‘전쟁’에서 승리한 자들만이 교환학생 선발이라는 고지에 깃발을 꽂을 수 있다. 또한 해당 학과, 학부 지도 교수의 추천서가 필요하다. 서강대, 성공회대, 경희대 등 대학평가에 오른 대학 외에도 여러 대학이 교수의 추천서를 요구해서 교환학생 지원을 한 층 어렵게 하고 있다.

숙명여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장점은 숙명여대와 복수학위 체결을 맺는 외국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복수학위제도가 없는 대학의 경우 외국계 대학의 학위를 따는 것이 아니라 본교 대학의 학위만이 인정된다. 복수학위제도가 있는 대학의 경우 본교와 외국계대학의 학위가 동시에 인정이 된다. 숙명여대는 작년 11월 중국 최대의 방송대학인 중국전매대학과 복수학위를 체결하면서 복수학위제도의 정착에 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들이 신설된다고 해도 학생들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숙명여대, 중국 전매대학과 복수학위 체결 ⓒ파이낸셜 뉴스


 

F: 홍익대학교 / 72개 대학교 중 68개 대학은 예술계열

홍익‘미술’대학교라 불러도 될 것 같다. 현재 홍익대학교에는 18개의 학부가 있다. 이 중 미술, 건축 계열이 아닌 상경, 경제, 법, 사범 등 15개 학부가 있다. 하지만 교환제도에서는 72개 자매 대학 중 고작 5개 대학이 미술계열이 아닌 대학이다. 또한 본교 등록금만 납부하는 ‘교환학생’으로는 미술계열 학교들만 지원할 수 있어 미술계열 아닌 학생들은 본교대학과 소속대학에 모두 등록금을 지불하는 방문학생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