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점부터 언론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수험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면서 대학도 언론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로 꽤나 재미를 보자 다른 신문사도 줄지어 대학평가에 뛰어들었다. 고함20도 염치없이 이 축제에 밥숟가락 하나 올리고자 한다.

다만 논문인용지수, 평판, 재정상황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을 거부한다. 조금 더 주관적이지만 더 학생친화적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려 한다. 강의실에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A부터 F학점으로 대학을 평가할 계획이다. 비록 고함20에게 A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학보사가 대서특필 한다든가 F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훌리건’이 평가항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은 없겠지만, 고함20의 대학평가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일침이 되길 기대한다.

대학을 다니면서 운동은 친구들과 잘 묶일 수 있는 수단이다. 축구, 농구, 야구, 배드민턴 등 같이 땀 흘리고 운동하며 학업 스트레스도 풀고 학우들과 정도 쌓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대학에서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을까? 시설 그 자체보다 예약 관리나 자율성 등 학생들이 사용하는 데 얼마나 간편하냐를 두고 대학을 평가해보려고 한다.

고려대학교 C+ : 공강 시간에 우린 무얼 하라고!

교내 홈페이지의 온라인 예약·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녹지운동장과 화정체육관의 시설 또한 학생들이 사용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녹지운동장과 화정체육관에 가려면 학교 캠퍼스에서 20분 이상 언덕을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일정 인원이 모임을 만들어 미리 예약해야만 이용이 가능하고, 정해진 시간 이후에는 사용하지 못한다. 캠퍼스 내에서 예약 없이 운동할 기회라고는 ‘닭장’ 이라고 불리는 농구장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심지어 주말에 축구를 하려면 주변 중학교 운동장에 가야 할 정도다.
           

연세대학교 C+ :  안내 부족, 학생 자율적 활용 부족
 
연세대학교는 캠퍼스 안에 체육시설이 모두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축구장, 수영장, 야구장, 실내체육관 등 좋은 시설을 겸비하고 있다. 하지만 야구장은 현재 백양로 공사로 인해 잠시 닫은 상태이고, 학생들이 각종 시설을 자주 이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박주형(남. 22) 씨는 “축구장이 잔디로 되어있어 좋지만 한 달에 한 번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시설은 예약해야만 이용 가능하고 예약을 하려고 해도 홈페이지에서 찾기가 어렵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세대학교 녹지운동장 옆에는 작은 풋살 경기장이 있어 자율적인 축구 공간이 존재하는 터라 이 부분에서 +를 얻었다.

성균관 대학교 B : 예약관리는 허술하지만, 자율적 사용 가능
 
성균관대학교 인문캠퍼스에는 운동장 예약을 학교 측에서 전담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업 외에는 학생들이 예약할 방법이 부족하다. 또 학생회관에서 체육기구 등을 빌릴 수 있지만 제대로 공지가 되지 않아 학생들이 잘 모르는 편이다. 성균관대학교 1학년에 재학했던 황모(여. 21) 양은 ‘학생들이 운동장을 어떻게 써야 되는지 잘 모르니 학관 앞에서 캐치볼을 한다. 그러다 보니 안전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 라고 전했다. 하지만 체계가 부족한 만큼 학생들이 상황을 봐서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운동장에 대한 접근성은 더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B+ :부족한 시설에도 돋보이는 학생 편의 
 
시설은 좋지 않을지 몰라도 학생 편의는 최고다. 체육실에서 전화로 운동장 및 시설을 예약할 수 있으며,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테니스장과 농구장, 축구장은 예약이 없는 이상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학생증만 있으면 체육실에서 축구공 같은 기자재도 빌릴 수 있다. 이를 학교홈페이지에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학생 접근도가 높은 편이다. 그리고 작은 캠퍼스임에도 자체 헬스장만 세 곳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강기호(22.남) 씨는 “시설이 매우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학교 규모대비 학생 자율권은 좋다. 축구장도 특별한 예약이나 동아리 훈련이 없을 때는 모두 이용 가능하다.” 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학교 A :좋은 시설, 좋은 관리, 좋은 접근성
 
있을 건 다 있다. 스쿼시, 축구, 농구, 실외 테니스장, 실내 테니스장, 족구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캠퍼스 내에 존재한다. 학교에서 체육관 홈페이지를 운영하기 때문에 예약 관리 방침이 명확하다. 예약도 온라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쉬운 편이다. 종목이나 시설 특성상 아무나 사용하지 못하는 축구장, 스쿼시장, 테니스장을 제외한 시설은 예약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 


학교는 시설의 화려함을 홍보한다. 하지만 학생이 필요할 때 자유롭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그렇기에 외국어대학교의 모래 운동장이 고려대학교의 녹지운동장보다 좋다고 말할 수 있다. 앞으로 많은 대학교가 겉의 화려함보다 학생의 편의에 중심을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