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방학을 보낸 후 맞은 개강 첫 주, 성균관대 커뮤니티 성대사랑(
www.skkulove.com)에는 비슷한 질문 글이 많이 올라왔다. 내용인즉 3학년에 진입하게 되면 한 학기 수강가능학점이 15학점이냐는 것이었다. ‘설마 그럴 리가’라고 생각했던 질문자들은 ‘15학점 듣는 것 맞다’는 대답 앞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성대생이 한 학기 동안 들을 수 있는 ‘최대’ 학점은 21학점이다. 기본 수강 학점에 3학점을 더한 21학점은 4.0 이상의 평점우수자에게만 해당된다. 그러니 한 학기 기본 수강 학점은 18학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학년을 마치고 나면 이마저 15학점으로 줄어든다. 소수의 교양과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과목이 3학점인 성균관대에서 15학점은 5과목이면 마칠 수 있는 적은 수치다. 혹시 성대의 특수한 환경 때문에 수강학점이 모자라 보이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다. 다수의 학교가 한 학기에 기본 18학점을 보장하며 평점 우수자는 최대 21~24학점까지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 대학의 학기당 수강학점은 다음과 같다.


서울 주요 대학 기본/최대 수강학점

학교명

수강학점

학교명

수강학점

기본

최대

기본

최대

연세대

18

21

한양대

20

23

동국대

18

21

서강대

21

24

이화여대

18

 

경희대

21

24

고려대

19

22

숙명여대

39(1년 기준)

21(학기 기준)

시립대

20

23

※ 인문/사회 계열 해당

 
 성균관대는 2005년부터 개정교육과정이 실시되면서 졸업이수학점과 수강학점이 줄었다. 이 때 인문/사회과학계열의 졸업이수학점이 130학점에서 120학점으로 줄면서 한 학기 수강가능학점 역시 최대 20학점에서 18학점(1, 2학년 기준/평점우수자 혜택 미반영)으로 줄어들었다. 3학년은 평점우수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얻지 못할 경우 학기 당 15학점을 들으며 다니게 된 것이다. 왜 3학년들부터 이런 시련을 겪게 되었을까?

 학교 측은 이러한 변화를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일어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졸업이수학점을 줄인 대신 전공이수학점을 늘림으로써 학생들이 교양과목에 집중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개편 취지를 밝혔다. 고학년인 3, 4학년이 저학년들과 함께 수강할 경우 성적 획득이 유리하고, 교양 위주로 수강해야 할 저학년의 수강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 측의 설명과 달리 다수의 학생들이 수강학점 제한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가장 불만이 나오는 부분은 졸업이수학점에 비해 수강가능학점이 너무 빡빡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평점 수자 혜택을 받지 않고 1학년부터 4학년까지 8학기를 수강할 때, 들을 수 있는 학점은 18*2*2+15*2*2=132학점에 불과하다. 졸업이수학점 120학점보다 고작 12학점 많은 수치다. 재수강·수강철회·학점포기제와 충돌하는 것도 문제다. 재수강을 하게 되면 이전 성적은 사라져 수강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수강철회와 학점포기 역시 수강 기록이 남지 않는다. 만약 위 학생이 졸업 전까지 3번의 수강철회를 하고 재수강을 2번 하면 오히려 졸업학점이 부족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일부 계열에만 해당되어 계열 간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우려도 있다. 똑같이 졸업이수학점이 줄었으나 법과대학, 사범대학은 기본 20학점, 약학부는 21학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예술학부,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 정보통신계열 학생들도 학년 변화로 인해 수강학점이 줄어들지 않는다. 결국 인문/사회과학계열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더불어 졸업학점에 쫓기는 처지가 아니라도 더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문제도 생긴다.

 수강학점제한의 갈등을 해결할 희망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일까. 실제로 수강학점제한제는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되어 왔기에, 지난 2008년 41대 총학생회 선거 공약으로 ‘수강학점제한 완화’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당시 성대한꿈 선본의 정후보였던 김한은(법학02) 씨는 ‘입학할 때보다 등록금은 올랐는데 오히려 들을 수 있는 학점이 줄었다’며 예전에 가능했던 일이니 되돌릴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성대한꿈이 낙선해 공약은 실현되지 못했다. 2009년 42대 총학생회 선거 당시 선본 더하기 정후보 최은원(영문06)씨도 ‘예술학부를 제외하고는 3, 4학년 때 이수가능학점이 줄어드는 인사캠의 상황을 1, 2학년 수준으로 상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학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고, 결국 인문사회캠퍼스 공약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총학생회 운영 파행으로 인해 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출처 : 성균관대학교 42대 총학생회 더하기 공식 홈페이지
http://home.skku.edu/~theplus/bbs/view.php?id=report4&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


 수강학점제한은 08학번 이후 교양과목 6학점 제한, 살인적인 경쟁률을 자랑하는 수강신청, 계절학기 수업 부족 및 휴학생 계절학기 수업의 부재 등 다양한 학내 환경과 관련되어 있어 더욱 더 풀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꾸준한 문제제기와 불만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학생들은 계속 불편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