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JYJ의 음반이 발매되었다. 이들의 음반은 발매되자마자, 7곡 모두가 음원차트 10위권에 진입하는 위엄을 과시했다. JYJ의 앨범은 월드와이드 앨범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발매되었다. 따라서 이번 앨범, “The Beginning” 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동방신기 5명이 아닌 3명의 이름으로 발매된 점. 둘째, 한국어가 아닌 영어가사라는 점. 셋째, 팝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했다는 점. 넷째, JYJ 멤버 개개인이 작곡한 곡들이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이 다섯 가지는 ‘탈’ 이라는 단어로 집약될 수 있을 듯하다.

탈 동방신기, 탈 한국어, 탈 SM, 탈 아이돌

2004년 1집을 발매한 동방신기는 2008년 4집 발매까지, 앨범이 나올 때마다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국뿐만 아니라, 기반이 다져진 일본 활동을 통해 한,일 양국 가요계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東方神起’ 그들의 이름에 걸맞게 가요계에서 신에 버금가는 입지를 지닌 그들이 삐거덕거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였다. 해체설이 솔솔 나오기 시작하더니 법적 소송이 제기되면서 분열은 기정사실화되었다. ‘동방3인’ 이라고 명명되던 영웅재중,믹키유천,시아준수는 JYJ라는 그룹을 결성함으로써 사실상 동방신기를 벗어난 셈이다. 이번 앨범 “The Beginning” 에서는 이전 동방신기의 색깔을 찾아볼 수가 없다. 




타이틀 곡 “Ayyy Girl”은 카니예 웨스트가 작곡,피쳐링을 맡은 곡으로 팝음악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Empty” “Be My Girl” “Be The One” 역시 팝음악에 가깝다. 더군다나 가사도 한국어가 아닌 영어다. 월드와이드 앨범이라는 타이틀과 맞아 떨어지지만 다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SM의 색깔이 지배적이었던 이전의 앨범과는 다른 팝음악과 더불어 재중,유천,준수의 자작곡 수록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 “Still in Love”(by 재중) “I Can Soar”(by 준수) “I Love You” (by 유천)에는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반영되어 있다. 박유천은 최근 인터뷰에서 회사에서 기획하는 이미지로 만들어진 아이돌이 아닌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JYJ 앞에 닥친 거센 풍랑, 뚫고 나갈 수 있을까

앨범은 발매되자마자,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었지만 문산연(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회)과 SM은 이들의 순항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문산연은 동방신기의 세 멤버(JYJ)가 새 음반을 내고 활동하는 것은 연예계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며 각 방송사에 활동 제재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SM은 JYJ의 앨범 “The Beginning”에 대해 음반발매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현재 이에 대한 JYJ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다. 많은 팬들은 한국 활동 가능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동방신기를 벗어나 JYJ 를 결성한 그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팬들의 지지는 여전하다.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우뚝 솟아오를 수 있을지, 좌초하게 될 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