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아이들
그 네 번째 이야기, 창업!


 세상에 난 사람들은 다들 다르고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고 하지만 실상 우리들의 모습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 또래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12년 간 제도화된 교육을 받고 대학생이 된다. 당장 직업 전선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고, 다시 2년, 4년 혹은 그 이상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생으로서 걸어온 오랜 여정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바로 취업이다.

 취업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직업은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곧 생계수단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기업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인재를 바라면서도 일자리는 많이 만들어 두지 않고, 정부는 한 술 더 떠 어쭙잖은 정책을 만들어 구직자들의 가슴을 시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 빙하기라고까지 불릴 만큼 꽁꽁 언 현실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 다행히 지방자치단체나 관련 단체에서도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준다고 한다. 그들이 선택한 또 다른 길, 창업이다.



 멍석 깔아 줄 테니 마음껏 해 봐, 창업을 이끌어 주는 곳들





 취업하기까지도 오랜 준비가 필요하고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창업은 더욱 더 만만치가 않다. 모든 것을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고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경험도 부족하고 관련 정보도 부족한 우리 20대가 바로 창업 시장에 뛰어들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다행히도 패기와 열정으로 창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해 마련된 곳이 있다.

 서울시는 창업을 독려하는 위치 중에서도 선봉에 서 있다. 이미 올해 6월부터 ‘2030 청년창업 프로젝트’를 실시해, 청년 사업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 바 있다. 20~30대 청년들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일깨우고 계발하여 성공적인 창업을 이룰 수 있도록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그 요지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있으나 실무능력 부족, 자금난 등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서울시는 충분한 자금, 창업에 도움이 될 만한 유익한 교육 프로그램, 판로 확보 및 홍보 마케팅까지 전 분야에 걸쳐 고른 지원을 해 주었다. 지식창업, 기술창업, 일반창업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선택의 권리도 주어진다.

(1) 지식창업 : 게임 개발업, IT기술 융합디자인, 방송 영상업, 프리랜서 작가, 컴퓨터 프로그래밍, 지식콘텐츠, 게임프로그래머, 방송ㆍ극작가, 출판기획자, 교육 컨설턴트, 번역ㆍ웹디자너, 1인 지식서비스-프리랜서, 아이디어 상품 기획 제작, 패션업 등
(2) 기술창업 : 기계, 재료, 전기ㆍ전자, 정보ㆍ통신, 화공ㆍ섬유, 생명ㆍ식품, 바이오, 환경, 에너지, 공예ㆍ디자인 등
(3) 일반창업 : 복합매장, 퓨전음식 개발, 뮤지컬 공연 기획, 전통식품 제조업, 이벤트 플래너, 도ㆍ소매 유통업, E-biz 쇼핑몰 운영 등

 이 프로그램에 선발되면 강북/강남으로 나누어진 청년창업센터에 창업 준비를 위한 공간이 제공되고, 월 70~100(인센티브 여부에 따라 달라짐)만원의 개발비, 활동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1차로 758명이 젊은 사장님으로 뽑혔고, 방학 중에 260명이 추가로 더 뽑힌 상태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홈페이지(http://job.seoul.go.kr/)를 참고하면 된다.


 하이서울 창업스쿨(http://school.seoul.kr/)에서는 따로 대학생창업지원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번뜩이는 창의성과 실현 가능성을 갖춘 획기적인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그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창업 시장은 숨통을 트게 되고 사회적으로도 창업이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현재 서울 소재 대학(원)에 재(휴)학 중인 창업에 뜻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창업 아이템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사업, 창업교육과정으로 진행되는 창업캠프, 대학 내 창업동아리 활성화 등 청년 사업가들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애쓰고 있는 곳이다.

 이 외에도 서울특별시소상공인지원센터(http://www.seoulsbdc.or.kr/index.jsp), 중소기업청에서 운영하는 창업넷(http://www.changupnet.go.kr/), 여성 창업을 독려하는 맘프러너(http://edumom.seoul.kr) 등 창업을 위해 길을 열어 주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 말 그대로 멍석을 깔아 주는 곳이다. 창업에 관심이 있고 열정을 지닌 20대라면 어서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을 추천한다.




 멍석도 깔아줬는데 한 번 놀아 볼까, 창업의 길을 걷는 대학생 안현진씨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도 그것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일 따름이다. 20대의 상당수는 이토록 많은 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젊은이들의 창업 열기를 활활 타오르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남들보다 잰 걸음으로 자신만의 비전을 품고 1인 사업가로 나선 사람이 있었다. 현재 경희대학교 행정학과(신문방송학 복수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인 안현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현진씨는 현재 2030 창업 프로젝트에 선발된 어엿한 사장님으로, 얼마 전부터 맘프러너 창업스쿨도 수강하게 된 열정 가득한 젊은이다. 창업을 소재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 2030 창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
 A : 그린 메이커라는 외부활동을 하고 있던 중, 소셜 벤처 창업대회 즉, 사회적 기업 경진대회라는 대회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 때 팀원들과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 사업 계획서를 내 보았죠.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제출했던 거였는데 서류 통과해서 면접까지 간 거예요. 사업 아이템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향수를 지닌 사람들과 시골에 계신 외로운 노인 사이를 연결해 주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면접에서 아쉽게 탈락하긴 했지만, 제 아이디어가 그저 머릿속에만 있는 허황된 꿈이 아니라 사업으로까지 진척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Q : 2030 창업 프로젝트 참여자로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A : 제가 짠 기획서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일반창업 쪽인데, 보통 소자본으로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온라인 쪽을 목표로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여행, 관광 분야를 다루었는데요. 이전에 참가했던 사회적 기업 경진대회 때 냈던 아이템도 넓게 보면 이 쪽이었던 것 같아요. 음,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미 여러 번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의 ‘맛’을 아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부족한 2%를 공략한 아이디어예요. 온라인에 매장을 낼 거구요. 그리고 저는 1인 기업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사무실에도 꼭 나가요. 1주일에 3번 정도? 학교에 다니다 보니까 매일 출근은 어렵겠더라고요. 아! 나름 직원도 두고 있어요. 저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주시는 분이죠.

 Q : 다른 참가자들 이야기를 해 보자면?
 A : 이게 2030 세대를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다 보니까 거의 다 또래 사람들이 많아요. 물론 분야는 천차만별이죠. 하고자 하는 일도 다 다르고요. 저랑 같은 사무실 쓰시는 분들은 커피 공부하셔서 나중에 카페 내신다고 했고, 의류 쪽 하시는 분도 계세요. 창업을 하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는 모두 다 대단하지만, 20대와 30대는 조금 다르긴 하더라고요. 20대는 아무래도 ‘취업 적령기’라고 해야 할까.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구직 기간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기회의 문을 열기 위해 시도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스스로 발전하고 경험을 쌓는 소중한 기회로 생각하기도 하구요. 반면 30대 분들은 창업에 올인하려는 경향이 강하시더라구요. 이런 부분 때문에 20대는 ‘발만 담그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전 좀 다르게 봐요. 취업과 창업 모두에 관심 갖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애쓰는 거니까요. 또 훗날 성공적인 창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준비 기간도 필요하고요. 그걸 어떤 방향으로 잡을 지는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Q : 2030 창업 프로젝트 활동 후 달라진 점?
A
: 우선 제가 하고자 하는 사업의 트렌드를 꿸 수 있어서 좋아요. 또 양질의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책도, 신문도, 잡지도 많이 읽으면서 제 안의 지식들을 조금씩 쌓아가고 있죠. 아무래도 마지막 학기인데다가 이것까지 하려니 바쁘고 가끔은 버겁기도 해요. 하지만 창업 프로젝트 활동을 하면서 더 알차게 생활하는 것 같아서 만족한답니다. 삶이 나태해지지 않게 앞으로 나아가게끔 만드는 로켓을 달아준 느낌이 들어요.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요즘의 제 자신이 참 좋아요.

Q : 앞으로의 계획/하고 싶은 말?
A : 제가 어떤 일을 시작하면 겹치거나 더 깊이 있는 쪽으로 나아가려고 관련된 활동을 하는 편인데요. 이번에 운 좋게 서울시 하이스쿨 창업스쿨에 합격했고요. SBA 맘프러너 창업스쿨도 수강하게 됐어요. 이왕 발을 내딛었으니 줄기차게 매달려 보려고요. 아직 진로가 불투명하거나, 아님 창업에 관심 있으신 분들게 꼭 추천하고 싶어요. 우린 젊은 것 자체가 무기잖아요.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신나게 저지르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넓은 시야를 갖고 창업에도 도전해 보세요. 또 이미 많은 곳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원도 해 주고 있으니까, 기회를 잡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창업은 물론 실패의 위험도 안고 있지만,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길인 것 같아요.


 1시간에 걸친 긴 인터뷰에도 웃으면서 활기찬 목소리로 꼼꼼히 답해 준 현진씨. 젊음이 가장 큰 무기라며 또래의 다른 20대에게도 창업을 권유하는 당찬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스스로 블로그를 꾸리며 창업 다이어리(http://yellowmyculture.tistory.com)도 써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행복을 가꾸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현진씨는 그 활로를 창업으로 찾은 케이스다. 친절하게 멍석도 깔아 준다는데, 1g이라도 흥미를 가지고 있다면 당장 움직여 보는 게 어떨까. 좋아하는 일과 꿈에 조금 더 가까워져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