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교를 정말 좋아합니다. 교수님 좋고, 수업도 좋아하고, 대학친구들도 좋아 하고, 학과 행사에도 적극 참여합니다. 대학방학은 길어서 너무 지루할 뿐이에요. 저만큼 학교생활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란 생각도 합니다.


길었던 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개강첫날!

보이지 않는 친구들이 몇 명 있습니다. 그렇게 가깝게 지낸 것도 아니었고 인사만 하는 친구니깐 휴학했구나. 라며 머릿속에서 가볍게 친구의 얼굴이 지워집니다.


후에 들은 이야기론 친구는 등록금으로 인해 휴학을 했다고 합니다.

이 친구가 휴학한 이유는 극히 소수만 알고 있지만, 소리 소문 없이 아이들 사이에 퍼졌습니다.



지금 그 친구는 뭘 하고 있을까요?

 

동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왜 갑자기 친구들은 학교를 휴학하게 되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제가 만난 분들의 대답은 단순했습니다. 바로 고3 동생 때문입니다.


제가 만난  또 다른 분은 20세 A양으로 다음 학기에 휴학을 할 예정입니다.


‘ 이번 학기도 등록금 마감 10분 전에 친척들에게 빌려서 겨우 낼 수 있었어요. 학자금이요? 지금도 집에 어느 정도 빚이 있는데 저까지 부모님께 그걸 드리고 싶지 않아요. 또 제 밑으로 고3동생이랑 중학생 동생이 있는데, 이번 학기야 어떻게든 넘겼지만 다음 학기에는 고3 동생을 위해 휴학할 예정이에요. 학교에 계속 다니면 좋겠지만 고3동생도 저 때문에 학원도 제대로 못 다니는데 휴학정도야 해 줄 수 있죠! 빨리 졸업해서 중학생 동생이 대학 입학할 때 도와주고 싶어요’


대다수 대학생들이 형제 혹은 자매의 대학입학으로 한 학기 등록금이 거의 1000만원에 달하는 부담감으로 휴학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필요에 의한 알바


‘친구들은 휴학하면 영어공부나 시험 준비, 또 유럽 배낭 여행 간다고 하더라고요. 알바를 하는 친구들도 정말 돈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유흥비나 경험을 쌓으려고 해서 쉽게 그만 두거나 하더라고요. 하지만 전 필요에 의해서 알바를 해야 해요. 알바를 안하면 가족들이 부담을 가지니깐요. 그리고 부모님 두 분다 일하셔서 아침에는 집안일도 해야 하고 바쁘게 지내야해요’


같은 건물 안에서 같은 나이의 친구들은 전혀 다른 삶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월70-80만원


‘가급적 과외같이 고소득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구하기도 쉽지 않고, 다른 좋은 학교 다니는 애들이 꽉 잡고 있는 것 같아요. 인맥도 있어야 하고, 그래서 전 Mart에서 일할 생각이에요. 어머니께서 거기서 일하고 계시거든요. 그래도 다른 곳보다 시급이 좋아서 70-80만원  정도 벌 수 있어요. 집안일도 도와드려야하고. 그래도 틈나는 대로 집에서 공부를 할 생각이에요. ’


대안책은?


‘처음 말했듯이 더 이상 집에 빚을 더 지우고 싶지 않아요. 제가 이자를 갚는다고 해도 4년 후에 생각하면 끔찍하고, 동생까지 대학 다니면 그것도 어마어마할 것 같아요. 그래도 결국 학자금 대출을 끝에는 받겠지만 지금 버텨보려고요. 장학금은 알아봤는데, 학교가 기독교학교여서 그런지 비종교인은 받을 만한게 얼마 없더라고요. 교회를 다녀야하는데, 장학금을 위해서 믿지 않는 교회 다니기도 좀 그래서,,,’


계획

일단 1년으로 잡고 있어요. 동생도 대학생활을 즐겨야 하니깐요. 1년 동안 알바해서 등록금이랑 어느 정도 용돈을 마련하고 싶어요.



이번 주제를 통해서 제가 알지 못했던 친구들의 한 면을 본 것 같습니다. 인터뷰하는 동안 A양은 명랑하고 밝은 면만을 보여주고 동생과 가족들을 배려하는 모습에 저보다 어린데도 불구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쉬고 싶어서 휴학하고 싶은 저는 좀 바보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 특히 등록금문제로 휴학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좀 더 관심과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를 비롯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