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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대학생활, <논스톱>보단 <치즈인더트랩>

을 꿈꿨었다. 한 편의 청춘 시트콤 같은 대학생활을. 상상 속에서 대학은 언제나 즐거운 곳이었다. ‘강제’적인 야간 자율학습 따위를 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고, 성적표에 전전긍긍하며 우편함을 뒤질 일도 없는. 친구와의 다툼도 없고, 갈등이라고는 여자 친구와의 사랑싸움밖에 없는. 획일과 구속 대신 낭만과 자율이 숨 쉬는, 그런 유토피아를 꿈꿨다. 막상 대학에 입학해보니 대학생활은 이 아니었다. 오히려 대학은 하나의 ‘덫’이었다. 강제적인 ‘야자’는 없었지만 시험기간이 되면 순수 자율의지에 의해 밤을 새워야 했고, 친구와의 다툼은 없었지만 언제나 보이지 않는 관계의 장벽 앞에서 고민해야 했다. 분명 구속도 없었지만, 그 대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부여됐다. 대학 생활이란 ‘치즈’는 막상 먹고 보니 하나..

<짝>을 응원한다

SBS 다큐멘터리 이 시끄럽다. 이 첫 방영되고 나서부터 줄곧, 이 방영된 다음날에는 '남자ㅇ호' 또는 '여자ㅇ호'로 시작하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꼭 포털 사이트 메인에 등장하곤 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남자6호에 대한 제작진의 태도 및 제작 과정에서의 조작 논란 이전에도, 특정 출연자를 다룬 기사는 항상 있었고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남성 네티즌들은 여성 출연자에 대해 이야기했고 여성 네티즌들은 남성 출연자를 주시하는 식이었다. 예를 들어 지난 7월 28일에 방영된 에서는 해운회사의 외동딸이라는 여자 5호가 단연 이슈였다. 남성 네티즌들은 재벌 2세 그녀가 어떤 남성 출연자를 선택하느냐에 관심을 가졌고, 여성 네티즌들은 여자 5호에 대한 남성 출연자들의 태도에 주목했다. 이러한 관심은 대부분 기사에..

솔로를 비웃지 마라 - 커플 권하는 사회

남자친구 있어? - 아뇨, 아직 없는데요. 그럼 내가 소개팅 해줄까? - 아, 전 소개팅 같은 건 좀 싫어서......괜찮아요. 어머, 얘, 너 그러다 연애 계속 못 한다? 혹시 너 남자친구 사귄 적 한 번도 없어? 얼마 전 학교 카페에서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 두 명의 대화를 들었다. 사실 특별할 것도 없는 이 대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다들 한 번쯤은 누군가에게 ‘여자(혹은 남자)친구 있어?’, ‘소개팅 할래?’ 와 같은 질문을 해 본 적도, 그리고 질문을 당한 적도 있을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건넨 이러한 질문들에서 우리 안에 ‘커플’이 얼마나 ‘당연한 상태’로 생각되고 있는지 새삼 느낀다. "그럼 지금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짝을 짓는 행태가 당연하지 않다는 건가요?" 아니..

당신은 건강한 사랑을 하고 있나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맺어지는 가장 매혹적인 관계는 아마도 남녀 간의 사랑일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사랑에 열광한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드라마 속 연인들의 이야기에 감동하고, 현실 속에서 그러한 사랑에 빠져 보기를 꿈꾼다. 사랑에 빠진 이들의 눈은 찬란한 빛을 발하며 행복을 속삭인다. 하지만 사랑의 유혹에는 양면성이 있다. 건강한 사랑은 삶에 커다란 축복이 될 수 있지만, 잘못된 사랑은 오히려 자신과 상대방의 삶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우리는 간혹 지나치게 사랑에 집착하여 서로를 파괴하고 관계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보게 된다. 이른바 사랑 중독에 빠진 사람들이다. 중독에 빠진 사랑 1. A씨는 불안에 빠졌다. 벌써 1시간 째 남자친구인 B씨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는 것이다. 전화기를 붙잡고 안절부..

'연애자본주의' 사랑이 돈에 휘둘린다

“사랑으로 쌀 사나? 돈으로 쌀 사지” 인기리에 방영됐던 어떤 드라마의 대사 일부이다. 그렇다. 사랑만으론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없다. 삶에도 사랑에도 돈이 필요하다. 우리는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이인 남녀에게 연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들이 ‘연애 한다’고 말한다. 이 연애의 시작에도 중간에도 끝에도 쌀은 필수적이다. 자연스럽게 돈도 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 쌀을 사는 건 사랑이 아닌 돈이기 때문이다. 푸코는 ‘전근대에는 광인이 지역사회에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며 고유의 사회적 역할을 담당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서 광인은 사회와 격리된다. 인간의 ‘표준’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을 감금하게 된 것이다. 병리적으로 ‘표준’을 판단하는 역할은 의사가 맡게 된다. 이는 감옥이나 추방 같은..

부동의 타율 1위 기자, 히아 탐구생활

아무래도 글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게 일이다보니, 고함이(고함 기자)들은 댓글 숫자나 조회수 같은 것들에 은근히 항상 신경을 쓴다. 열심히 쓰고 나름대로 기쁜 마음으로 공개한 글들. 악플보다 무서운 건 ‘무플’이다. 고함 내 부동의 타율 1위를 자랑하는 히아는 그런 의미에서 참 부러운 존재다. 사람들에게 주목을 끌만한 아이템을 잘 잡아내고, 쉽게 가질 수 없는 참신한 시각들을 통해 문제를 풀어낸다. 수많은 논쟁거리들에 불을 붙여온 히아가 얼마 전 노르웨이로 떠났다. 앞으로도 고함에 글들을 남길 예정이지만, 1년 동안 함께 회의를 할 수 없는 상황. 그녀가 떠나기 전에 고함이 릴레이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못 다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자기소개를 스스로 해주세요. (침묵) 싫어요. 나를 소개하는 한 줄 멘트..

쿨함 강요하는 사회, 내가 꼭 쿨해야 하나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살다 보면, 어디로 가야 할지 이정표라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예전에는 왜 인생이 왜 이렇게 예상 밖의 전개로 흘러가는지 의문만 품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오히려 조언을 가장한 일방적인 방향 제시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었다. 문제는 이 ‘정성어린 조언’이 제안과 권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같이 하지 않는 사람을 은근히 얕보거나 무시한다는 점에 있다. 요즘 들어 모든 현대인이 갖춰야만 하는 미덕으로 자리 잡은 듯한 ‘쿨함’도 마찬가지다. 쿨가이, 쿨걸이 환영받는 것까진 좋은데, 쿨함의 테두리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비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출처 : http://minihp.cyworld.com/pims/main/p..

<시라노>, 로맨틱 코미디 그 이상의 영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둘은 우연적인 첫 만남을 시작으로 우연의 고리를 만들어 나간다. 우연은 필연이 되고 결국 둘은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 둘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혹은 좌충우돌 사랑싸움을 보여주거나. 대개 로맨틱코미디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둘의 만남을 우연적인 만남으로 성사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그들이 있다. 이름 하여 시라노 연애 조작단. 영화는 처음부터 시라노 연애 조작단의 정체를 밝힌다. 화장실 한 구석에서 그녀 생각에 끙끙대는 현곤(송새벽)에게 철빈(박철민)은 명함을 내민다. 영화의 전반부에서는 본격적인 로맨스가 시작되지 않지만 조작단의 행동 하나 하나가 시종일관 유쾌함을 창조해 낸다. 배우 송새벽의 어리숙한 표정연기와 특유의 말투는 전반부를..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일본의 문화라고 하면 우리는 ‘오타쿠’라는 단어를 손쉽게 머리에 떠올린다. 그만큼 일본문화의 특이성이 함축되어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우리가 ‘오타쿠 문화’를 설명하려 하면 집착, 변태 같은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오타쿠 문화가 국내에 암암리에 퍼지면서 사회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단지 오타쿠 문화에 대해 혐오감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글은 오타쿠 문화, 특히 그 중에서도 ‘미연시’라는 생소한 주제로 글을 전개하려 한다. ‘미연시’라는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미연시의 그 강력한 문화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미연시, 그 생소한 이름 미연시 자체가 사람들이 꺼려하는 오타쿠 문화 중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