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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우리 시대의 ‘소외된’ 가족 구성원을 위하여

2014년 5월 대한민국, 지금 이 시대에는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존재한다. 증조할머니와 손주들이 모여 삼대가 함께 살던 것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다. 아이 없이 사는 부부, 한부모 가정, 홀로 사는 1인 가구까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제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시대에 ‘가족’의 의미란 무엇일까.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이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해 ‘가족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 이 글에는 영화 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바랍니다. 찌익- 치매에 걸린 아내를 재운 장군봉 할아버지는 가만히 서서 방 안을 둘러본다. 할아버지의 손에는 청테이프가 들려 있다. 이내 조용한 방 안에는 할아버지가 테이프를 뜯는 소리만이 가득하다. 바깥의 공기가 들어올 수 있는 모든 창문과 문틈에 테이프칠을 ..

'지구상 가장 비합리적 집단, 가족' - 영화 <가족의 탄생> 리뷰

2014년 5월 대한민국, 지금 이 시대에는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존재한다. 증조할머니와 손주들이 모여 4대가 함께 살던 것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다. 아이 없이 사는 부부, 한부모 가정, 홀로 사는 1인 가구까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제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시대에 ‘가족’의 의미란 무엇일까.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이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해 ‘가족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은 개성 넘치는 세 가족의 얘기를 그린 김태용 감독의 작품이다. 첫 번째 가족은 집 나간 동생을 기다리는 누나 미라(문소리), 5년 만에 돌아 온 남동생 형철(엄태웅), 그리고 그의 애인이자 20살 연상녀인 무신(고두심)의 얘기다. 두 번 째 가족은 각박한 세상살이에 여기저기 치여 사는 현실주의자 선경(공효진)과 항상 ..

<인사이드 르윈>, 삶에 대한 담담한 시선이 그리울 때

1961년, 레이 찰스는 싱글 'Hit the Road Jack'을 히트시켰다. 스티비 원더는 ‘리틀 스티비 원더'라는 이름으로 11살의 나이에 데뷔했고, 영국에서는 비틀즈가 새 멤버 링고스타를 영입하며 정식데뷔의 서막을 올렸다. 수많은 앨범이 뜨고지며 음악이 풍성히 열렸던 그 해에 ‘르윈 데이비스’ 역시 '가스등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다. 음식이 입에서 씹혀 목구멍을 넘어가고, 식도를 지나고, 위에 안착하는 과정이 생생히 느껴질 때가 있다. 수업시간이나 업무시간이 아닌데도 시계를 보며 세월을 곱씹는 순간이 온다. 은 역동적인 짜임새는 없지만, 물 흐르듯 지나가는 시간이 구석구석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영화다. 일반적인 ‘오디션’에서 연상 되는 극적인 지점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음악 영화 특유의 잔잔..

'카피댓' 액션의 귀환 : 영화 <캡틴 필립스>

'카피댓' 액션의 귀환 반가운 풍경이다. 여권을 챙기는 손길은 곧 행선지를 확인한다. 그는 이제 다른 국가로 이동할 예정이다. 서류를 챙기고 길을 떠난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안전한 귀가를 기다리는 아내가 있다는 것, 그리고 여행가방이 전보다 더 커졌다는 것 정도다. 영화 는 2009년 실제로 발생한 미국인 선장 ‘리처드 필립스 납치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필립스 선장은 선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홀로 인질로 납치되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톰 행크스가 그를 연기했다. 영화에서 캡틴 필립스는 항해로 젊은 시절을 보낸 바다 사나이로, 마찬가지의 삶을 살고 있는 선원들과 함께 구호 물품 등의 물자를 실은 ‘머스크 앨라바마' 호를 타고 소말리아 해상으로 떠난다. 감독은 다큐멘터리적 감각을 살린 ‘신..

소음이 허락된 영화관, 제 18회 서울인권영화제

흔한 광고도 VIP 석도 없는 영화제가 있다. 광고가 있다면 영화제 한편에서 노들 장애인 야학 교육 공간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과 홈리스 사무실 마련을 위한 컵밥·과일 판매, 그리고 쌍용차 해고자 H-20000 프로젝트 광고가 전부다. 영화상영 중간에 재잘대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자동차 경적 소리가 울리기도 한다. 유일하게 소음이 허락된 영화관. 올해로 18번째를 맞이하는 서울인권영화제다. 현재 한국에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에 따라 영화를 상영하려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추천을 받거나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이에 서울인권영화제는 표현의 자유를 위배하는 ‘사전검열’이라고 판단하고 1996년부터 무료로 영화를 상영해왔다. 이러한 서울인권영화제가 거리로 나오기 시작..

[D-4] "인권을 사유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권영화 감독 이다솜

“눈물을 흘리지 않더라도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영화가 힘이 더 세다고 생각해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는 답을 내리는 영화보다는 질문하는 영화를 더 좋아해요."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물어봤을 때, 인권영화 감독 이다솜씨는 이렇게 답했다. 그가 만들고 싶은 영화 역시 '질문하는 영화'일 것이다. 계속 머릿속에 맴돌면서 사유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감독은 영화 제작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수없는 자신과의 싸움도 벌여나가야 한다. 게다가 인권영화를 제작한다면 다수의 목소리보다는 소수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그들의 처지를 공감할 수 있어야 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이다솜씨는 어려운 길을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중이었다. Q. 자기소개 부탁해요. 저는 동국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있..

[D-40] "저는 카메라 뒤에 설 때 가장 설레요" 연출 공부하는 명지영씨

정치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생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요? 영어에 소질이 없어 토익 600점 넘기가 어려운 20대부터, 맞벌이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부, 본업 말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예술계 종사자들까지. 대선을 100일 앞두고, 100일 간의 릴레이 20대 인터뷰를 시작해 20대의 진짜 삶을 정치권과 사회에 전달하겠습니다. 취지에 공감하신다면, 여길 클릭해 고함20과 20대의 목소리를 후원해주세요! 최근 ‘차칸남자’라는 드라마의 제목이 논란이 된 적 있다. 한글의 맞춤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맞춤법에 어긋나는지를 알면서도 제목을 ‘차칸남자’라고 한데에는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목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제목부터 드라마의 세세한 한 부분까지 기획 의도를 담..

[D-45] "제 안의 잠재력을 키우면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 22세 대학생 김지은씨

정치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생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요? 영어에 소질이 없어 토익 600점 넘기가 어려운 20대부터, 맞벌이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부, 본업 말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예술계 종사자들까지. 대선을 100일 앞두고, 100일 간의 릴레이 20대 인터뷰를 시작해 20대의 진짜 삶을 정치권과 사회에 전달하겠습니다. 취지에 공감하신다면, 여길 클릭해 고함20과 20대의 목소리를 후원해주세요! 문화예술‘산업’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시선이 있다. 긍정적인 시선은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에 주목한다. 한국의 드라마, KPOP을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최근 강남스타일 열풍은 발전하는 KPOP의 또 다른 잠재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다른 시선, 부정적..

빗물이 줄줄 새어 들어오는 '영화의 전당', 보수공사 시급해

지난 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의 전당에서 처음으로 개막식을 열었다. 축구장 2.5배 면적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붕과 그 아래 조성된 4만 2천 6백여조의 LED가 천장을 수놓고 있는 영화의 전당은 그야말로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영화의 전당. 하지만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영화의 전당 오픈 이후 빗물 누수 문제가 생겼고, 최근 누수 보수 공사를 진행하던 한 인부가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기자는 영화의 전당 안내데스크 직원들과 경비원에게 정말 비가 오면 건물에서 빗물이 새냐고 물었다. 그러자 직원들은 비가 많이 올 때나 빗물이 새지 그렇지 않으면 새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고, 음악 공연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