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지야 (26)

[고함20 대학평가] 너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대학 언론

어느 시점부터 언론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수험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면서 대학도 언론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로 꽤나 재미를 보자 다른 신문사도 줄지어 대학평가에 뛰어들었다. 고함20도 염치없이 이 축제에 밥숟가락 하나 올리고자 한다. 다만 논문인용지수, 평판, 재정상황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은 거부한다. 조금 더 주관적이지만 더 학생친화적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려 한다. 강의실에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A부터 F학점으로 대학을 평가할 계획이다. 비록 고함20에게 A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학보사가 대서특필 한다든가 F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훌리건'이 평가항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은 없겠지만, 고함20의 대학평가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일침이..

기획: 청소노동자 ④ '학생운동'과 '예의바름' 사이에서 길을 묻는 당신에게

2011년 1월에 있었던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을 알고 있는가? 라는 질문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그들의 투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지만 이미 미디어나 언론에 수십 번씩 언급되고 노출된 ‘이슈’는 어떤 말도 놀랍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 혹은 형편없이 낮은 임금과 식대에 대해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아니 어쩌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혹시, 청소노동자 투쟁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는 건 아닐까. ‘20대인 내가 청소노동자 투쟁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진 않을까. 의 청소노동자 기획기사는 이런 물음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는 기사를 쓴 고함20의 구성원들의 물음과도 맞닿아 있다. -편집자 주 작년 9월부터 1년 동안 레디앙에 ‘청소노동자 구..

국민대 재학생의 1년간의 모교 수난기

정부재정지원대학과 부실대학의 차이점: 일반인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된 35개 대학을 모두 ‘부실대’라 칭한다. 하지만 실제로 경영부실대학만을 부실대학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과 학자금대출제한대학을 ‘부실대학’으로 부르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작년 2학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그 무렵을 아직도 기억한다.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생전 연락 않던 동기가 전화를 걸어 받은 것이 그 시작이었다. “소식 들었어? 우리 대학 부실대래!” 전화 너머 그녀는 흡사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이 불안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얼마 전 서울 지역 내의 한 사립대학교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됐다는 소문을 들은 차였다. 근데 그게 우리학교일 줄은! 취업을 눈앞에 둔 ..

한국 사회의 좌표를 찾다, 제2회 대학생사회포럼

“2013년, 한국 사회의 좌표는 어디입니까?” 대학 학회들이 ‘생각의 좌표’를 찾기 위해 똘똘 뭉쳤다. 지난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2일 간,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2회 대학생사회포럼’에는 총 220여 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했다. 2013년 대한민국의 정치사회적인 상황 하에서, 대학생들이 어떤 시각을 지닐 것이며 각종 문제들이 도래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분석해 발표하는 자리였다. 포럼을 주최한 학회학술네트워크(준)는 서울 시내 17개 대학 학회들의 연합체다. 각 학회장들이 “학회에 소속된 대학생으로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기 위해 2010년부터 꾸리기 시작해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인 출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포럼은 작년에 이어 2번째로 기획된 대외적 학술 ..

20대 알바생을 뿔나게 만든 <진상 손님 Worst 10> ①

고함20의 연재 에서는 20대 알바생들의 수난기를 들려준다. 일 자체가 고되거나,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사장이나 상사의 부당한 명령 등 사회적 약자인 알바생들을 힘들게 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특히 ‘진상 손님’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나타나서 감정노동의 강도를 최대치로 올려놓고 떠나므로, 알바생들이 가장 기피하는 대상이다. 20대 알바생들은 다양한 ‘진상’들을 만난다. 생떼를 부리거나, 욕을 하거나, 성희롱에 가까운 말을 날리는 등 알바생 입장에서 그들은 ‘손님’이 아니라 ‘손놈’에 가까웠다. 고함20에서는 이러한 ‘진상 손님’에 초점을 맞춰서, 20대 알바생들의 고충을 전달하고 싶었다. 다양한 ‘진상 손님’ 사례를 모으기 위해서 기자는 개인 트위터에 “음식점이나 카페 알바 하면서, ‘특이한 진..

[문경 아르바이트생 사망사고 ②] “아빠, 나 막노동했는데 엄청 힘들더라”

[문경 아르바이트생 사망사고 ①] "불의의 사고? 이건 살인입니다" PC방, 대형마트, 식당, 건축현장 등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던 이군 아버지는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웠던 아들, 이렇게 갈 줄 알았냐”며 탄식 경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해준군(19)의 빈소, 지난 21일에 찾은 그곳은 여전히 발인날짜가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아버지 이왕용씨(51)는 “잘못한 사람들에게 사과를 받아내고 이번 주 안에는 아들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전관리의 의무가 있는 원청업체 한국 농어촌 공사와 하청업체인 한빛환경은 사과와 보상 등의 실질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군은 강원도의 한 국립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내년에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생활력 강한 두 명의 누나들은 대학교..

[문경 아르바이트생 사망사고 ①] "불의의 사고? 이건 살인입니다"

키 185센티미터인 이해준군(19)에게 지름 150센티미터의 배수관은 턱없이 작고 어두웠다. 배수관에 들어가기 위해 그는 허리를 숙여야 했다. 경북 문경에 있는 저수지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중이었다. 배수관의 누수를 확인하려던 CCTV 로봇이 장애물로 인해 배수관 안쪽까지 진입하지 못하자 그가 대신 투입됐다. 막힌 배수관의 진로를 확보하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안전 장비도 사전 안전 교육도 없었다. 저수지의 물은 허리까지 잠겼다. 그는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을 헤치며 배수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보다 먼저 들어갔던 CCTV 촬영 로봇은 지켜보는 관리자가 있었지만 그는 혼자였다. 8월 5일 오전 9시경, 문경시 회룡 저수지에서 배수관 점검 작업을 하던 이해준 군이 쓰러졌다. 뒤이어 그의 상태를 알아보러 배수관..

6人 6色, 고함20의 설국열차 탑승기

1. 행객의 色 : ‘계급’ - 계급 문제에 대한 생각을 강요하는 “많은 생각이 드는 영화다.” 를 본 친구들에게 들은 말이다. 영화를 본 뒤 많은 생각이 드는 건 일견 당연한 일이다. 킬링 타임용 영화라 할지라도 생각할 거리는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유독 를 보고난 뒤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는 말은 의아했다. 는 관객들에게 계급 문제에 대한 생각을 강요한다. 현실에도 계급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계급의 존재를 느끼기 어렵다. '설국열차'에서 승객이 자리한 기차의 칸은 곧 승객의 계급을 의미한다. 어떤 칸에 있느냐에 따라 승객의 삶은 확연히 달라진다. 일렬로 줄지어 달리는 기차에서, 꼬리칸에 있는 승객은 최하층 계급이며 앞 칸으로 향할수록 사람들의 계급이 높아진다. 계급의 존재..

[알바렐라] 녹색 필드의 감정노동자: 골프장 캐디

알바렐라 【명사】 12시가 되기 전 집에 가야만 하는 신데렐라처럼, 무언가를 하다가도 정해진 시간만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하는 20대를 빗댄 신조어. 왕자는 신데렐라가 흘린 유리구두 한 짝 덕분에 그녀와 재회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구두의 주인이 신데렐라였다는 것을 어떻게 안 걸까? 상상해보건대, 왕자는 신데렐라와 춤을 추면서 투명한 유리구두를 통해 그녀의 상처투성이 발을 보았을 것이다. 새어머니와 새언니들의 구박을 견디며 쉴 새 없이 집 안팎을 돌아다닌 탓에 크게 붓고 부르튼 그녀의 발을 왕자는 분명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시즌1을 마무리하고 새로이 시작하는 알바렐라2013에서는 일터 안팎에서 험난한 하루하루를 견디는 이 시대의 알바렐라들에게 유리구두 대신 체크리스트를 건넨다. 체크리스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