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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가 가치를 교육하는 ‘사마귀 유치원’

사마귀는 약육강식의 시스템에 가장 잘 적응한 동물이다. 필요하다면 짝짓기 상대를 비롯한 동족을 거침없이 잡아먹고 강한 상대에게는 패배를 순순히 인정한다. 사마귀의 이러한 습성은 도덕이 없는 곤충의 세계와 도덕이 존재하는 인간 세계를 대비시켜 ‘인간성’을 부각시키는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마귀의 생리를 인간 세계로 녹여 가르치는 곳이 있다. 바로 개그콘서트의 코너 ‘사마귀 유치원’이다. 사마귀 유치원’은 악인들의 가르침이 가장 유익한 것이 된 시대를 보여준다. 대부분의 코너들이 정치 개그를 하고 있는 개그콘서트에서도 ‘사마귀 유치원’이 유난히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유치원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주목한다. 유치원은 유아들의 심신발달을 목표로 하는 곳이다. 처음으로 사회관계를 형성..

루저는 자기를 위로하려고 루저녀를 만든다

“어진 이를 보고 같아지기를 생각하며 어질지 못한 이를 보고 안으로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라는 공자님의 말은 사람이라면 살면서 여러 번 생각하게 되는 문제다. 자신을 가장 잘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은 언제나 ‘남’을 척도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남을 통해 자신을 비추어 보는 것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남의 허물을 보고 자신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습관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 달콤한 수단에 단단히 중독된 모양이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XX녀 ‘XX녀’, 'OO남'이라는 용어로 대표되는 개념 없는 청년들, 20대 초반의 학생들도 ..

천년만의 빼빼로데이? 롯데제과에 문의하니

매년 11월 초가 되면 모든 상점들이 ‘빼빼로데이’를 홍보 하는 것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이번 빼빼로 데이는 조금 더 달라 보인다. 2011년 11월 11일인 올해 빼빼로데이는 평년처럼 월(月), 일(日)만 11인 것이 아니라, 연도(年)역시 11이기 때문이다. 빼빼로의 원조격인 ‘롯데 제과’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천 년에 한 번 오는 밀레니엄 빼빼로데이‘ 라는 점을 강조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상은양은 “평소에는 기념일을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었는데, 인생에 다시 오지 않는 빼빼로 데이라고 하니, 꼭 평소보다 기억에 남는 빼빼로데이를 보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마케팅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네티즌 dkss..

노르웨이와 한국의 최저시급, 얼마나 차이날까

대한민국과 노르웨이의 물가와 최저시급 우리나라 최저 시급이 너무 낮다는 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최저시급 4320원으로는 밥 한 끼 제대로 사 먹을 수도 없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기도 벅차다. 밥값이 오르는 거야 재료비가 오르고 있으니 비난할 수 없고, 사람들은 커피 값이 비싸다고 성토하지만 다른 나라보다 싼 편이니 그것도 탓할 수만은 없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나라의 물가에 비해 저렴한 인건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내가 오슬로대학의 교환학생으로 노르웨이에 처음 갔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살인적인 물가였다. 슈퍼마켓까지 다 닫아버린 공휴일에 어쩔 수 없이 사 먹었던 버거킹 와퍼세트는 우리나라 돈으로 1만 8천원(90 크로네)였고 일반 식당들은 기본 4만원선에서 시작한다. 아마 유럽..

신데렐라 여주인공과 대한민국 교사열풍

80년대와 달라진 것 없는 여자 주인공들 80년대 드라마들은 주로 남자 주인공이 성공을 힘겹게 이뤄내는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었다. 순수한 노력을 통해 돈과 권력을 쟁취해내는 주인공에 시청자들은 감정이입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에서는 자기 손으로 성공을 이룬 남자 주인공은 찾기 어렵다. 주인공은 주로 부모에 기대어 권력과 돈을 가지게 된 인물로 돈과 권력은 있으나 정신적 상흔이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부가 세습되어 자수성가가 어려워진 현 시대의 반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남자 주인공이 당면한 변화와는 달리 여자 주인공이 처한 상황은 배경만 다를 뿐 그대로인 것 같다. 80년에는 똑똑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공장에 취직했던 여자 주인공들은 2011년에도 콩가루 집안에 태어나..

인문학, 그 존재의 이유를 고민하다

대학에도 자본이 침투한 이후로 인문학은 언제나 구조조정 대상의 1순위가 되었다. 이 시대의 제 1덕목인 유용함이 없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청년실업은 문․사․철의 과잉공급‘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인문학은 취업에 도움이 되지도 않으며,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오는데도 힘을 못 쓴다. 그렇기 때문에 인문학은 그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받아 왔으나 ‘인문학은 죽어서 안 된다고 역설할 뿐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인문학과 사회의 상호작용 문학비평가 김현은 “문학은 그 써먹지 못한다는 것을 써먹고 있다.”고 이야기 하며 문학이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용한 것들의 억압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줄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문학은 사회의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이 세상이 어떤지를 사람들에..

MB와 닮은 운동권, 대화가 필요해

아무리 좋은 제품이어도 그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실패하고 만다. 결국 이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설득이다. 사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현실에서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은 단순히 생각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대중들을 설득하여 지지를 이끌어 내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보든 보수든 자신들의 주장을 어떻게 포장하고 전달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점점 세련되어지는 보수파들의 포장과는 달리 운동권으로 대표되는 진보주의자들의 의견은 '진보'라는 이름에 비해 구시대적인 면이 많다. 이로 인해 학생들에게서조차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일반 대중에게 좌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변함없는 형식과 화법 ‘민중’, ‘투사’, ‘반 자본주의’, ‘학생투쟁’ 등 이..

용의자 얼굴 공개는 대중의 호기심일뿐

범죄 관련 기사들, 특히 검거된 용의자가 얼굴을 가리고 연행되는 사진이라도 있을 때면, 사람들은 댓글을 통해 범죄자들의 얼굴을 보여 달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여론과 보수화 되어가는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여중생 살해사건의 용의자였던 김길태의 경우 경찰이 압송 과정에서 내부규정을 어기고 얼굴을 공개하기도 했다. 얼굴 공개를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한다는 것, 범죄율 감소효과가 있다는 것, 국민에게 알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근거가 주관적이고 논의가 필요하지만 일견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첫 번째 근거를 살펴보자. 외국의 범죄자 신상공개제도 2009년의 국회 입법 조사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피의자의 얼굴 공개가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알려진..

반항아 이미지 에릭, 어쩌다 기득권이 됐나

유치하고 황당한 스토리 전개로 방영 내내 한자리 시청률을 면치 못했던 월․화 드라마 이 저번주 화요일 17화 18화 연속 방영으로 끝을 맺었다. 시청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라는 이름이 앞으로 회자된다면, 포털 뉴스 전체를 잠식했던 한예슬의 촬영거부 사태 때문일 것이다. 사태의 화제성에 비해 싱거운 결말이기는 했지만 한동안 한예슬의 행동에 대한 찬반으로 여론이 나뉘기도 했고 이 사건에 대한 분석들도 쏟아져 나왔다. 분명 한예슬이라는 배우에게 중요한 사건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한예슬만큼이나 이 드라마 방영 전후가 달라진 배우가 있으니 바로 상대배우 에릭(문정혁)이 그 주인공이다. ‘루저’라는 키워드로 보는 에릭의 연기 에릭의 커리어는 꽤나 일관성이 있다. ‘나는 달린다’라는 드라마에서 양아치역할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