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88만원세대 (20)

'청년'으로 호명되기를 거부한다

"이 글의 필자인 나는 청년이 아니다." 스물일곱이라는 대단히 '청년'스러운 나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청년으로 형상화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문자 그대로 보면, 이는 불가능한 선언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는 '20대가 만드는 20대 언론'을 표방한 [고함20]에서 지난 6년간 일하면서, 또 '청년세대' 담론에 대한 논문을 쓰고, 실제 수많은 '청년층'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이 불가능한 선언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특히 청년담론을 스스로 생산하려는 목표를 가진 청년 당사자들이라면 더더욱, 스스로를 ‘청년’으로 형상화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 글은 '나는 청년이 아니'라는 선언이 왜 정당화될 수 있고 왜 필요한 것인지를 이야기하기 위해 쓰였다. 우선, '..

[청년연구소] '88만원 세대'이전에는 어떤 세대론이 있었나

은 2014년 5월 9일 '고함당'을 창당해 총 17개의 정책제안을 했다.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제안하자는 의도 아래 진행된 일이었지만, 고함당은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고함당원들의 씽크빅 부족으로 그들은 더 이상 정책제안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당원들은 고함당의 내실을 다지기위해 서둘러 씽크탱크인 '고함당 청년연구소'를 설립하기로 마음먹었다. [고함당 청년연구소]는 다양한 분야의 청년연구를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30세대, G세대, 웹 2.0세대 등, 지금의 20대를 설명하려는 세대 담론은 다양하다. 하지만 우석훈․박권일이 그들의 저서에서 오늘날 청년세대를 ‘88만원 세대’로 지칭한 이후로는 지금의 20대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88만원 세..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추모 3주기, 달빛요정은 여전히 현실을 노래한다

그가 정말 ‘요정’이 되어 날아간 것이 올해로 3년이 됐다. 요정이 2003년에 첫 앨범을 낸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2003년 가요계에는 굵직한 가수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왔다. 다른 그녀와 비교하지 말라던 이효리가 10분만 달라며 나왔고, 그녀는 정말 10분이면 누구든 유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에 질세라 보아는 자신이 아틀란티스의 소녀임을 증명하려고 뮤직비디오 속에서 열심히 뛰어다녔다. 비는 이름답게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들고 나왔고, 세븐은 노래를 모르겠는데 신발에 바퀴를 달고 나왔다. 이렇게 가요계가 복작거릴 때, 요정은 가내수공업을 통해 제작된 첫 앨범을 가지고 조용히 찾아왔다. 요정의 이름은 무척 길다. ‘이효리보아비세븐’ 보다 길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 괴상하고 난해한 이름이 요정..

10대와 20대, 웹툰 세대는 왜 웹툰을 보는걸까

버스나 지하철에 탄 학생들은 자리에 앉든 말든 각자 휴대폰을 꺼내어 든다. 그들은 재빠르게 본인이 사용하는 웹툰용 어플 또는 각 포털이 제공하는 어플을 이용해 즐겨보는 웹툰의 업데이트 상황을 확인하고 곧바로 감상하기 시작한다. 웹툰 감상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한다. 직장 생활을 하던, 학교에 있던, 집에서 모니터를 바라보던 이들 모두 각자의 ‘휠’을 내리며 웹툰을 감상한다. 저마다 웹툰 하나씩을 몰두해서 보고 있는 광경을 생각하고 있으면, 최근에 10대와 20대를 문화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세대용어는 ‘삼포 세대’나 ‘88만원 세대’가 아니라 ‘웹툰 세대’라는 점에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이다. 10대와 20대의 문화 전반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들과 함께 웹툰을 보는 것일지도 모..

무급인턴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기업의 인력채용은 줄어드는 반면 대학 졸업장을 받은 사람은 늘어나면서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자격요건으로 인턴 경험이 주목받고 있다. 인턴 제도는 기업이 잡무를 떠넘김으로써 구조적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많은 당사자들은 인턴 제도가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직무경험을 얻는 배움의 연장선이다라고 생각한다. 한 편 무급인턴의 존재 자체가 계층 불평등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IT 회사에서 인턴으로 3개월간 근무한 박용희(25) 씨는 인턴근무가 노동이며,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박 씨는 무급인턴이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지 않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박 씨는 “돈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

88만원 세대가 직접 만드는 일자리 정책, ‘우리에게 일을 달라’

88만원 세대. 좋든 싫든 이 처참한 단어가 21세기에 나온, 20대에 관한 가장 유행한 담론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경제 상황의 급변 속에서 청년을 위한 신규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으며, 생기는 일자리들도 질 낮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조적인, 그래서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다. 일도, 꿈도 잃어버린 88만원 세대가 ‘우리에게 일을 달라고, 또 꿈을 찾아달라고’ 직접 나섰다. 서울시 청년명예부시장팀 ‘청년암행어사’가 개최하고 있는 2012 서울 청년정담회, 그 세 번째 행사가 18일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 열렸다. 이 날의 주제는 바로 ‘일과 꿈’이었다. 2012년 8월, 대한민국의 공식통계 청년실업률은 6.4%다. 하지만 청년암행어사팀의 서울 거주 청년 대상 자체설..

[데일리이슈] 우석훈의 <88만원세대> 절판 결정, 유감스럽다

우석훈 박사는 지난 26일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책 의 절판을 선언했다. 그는“처음에 이 책을 쓰면서 생각한 변화는 벌어지지 않았다.”며, “세상에 준 기여보다 부정적 폐해가 더 많게 된 책, 청춘들이 움직이지 않을 이유를 삼게 된 책”이라며 절판의 이유를 설명했다. 나아가 “죽어도 바리케이트를 치지는 못하겠다는 20대만 더 많아졌다.”고 지적하며 “청춘이여, 정신 좀 차려라”고 일갈했다. 그가 말한 절판의 이유는 동의하기 어렵다. 자신의 책 한권을 통해 청년세대가 변하고,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 하는 것도 우습거니와, 대중이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책이 청년세대를 계몽시켜서, 혁명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길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세..

멘토의 길을 묻다, "멘토를 믿으세요?"

이제는 ‘멘토’라는 말이 식상하게 느껴질 만큼 우리 사회는 여기저기서 멘토 열풍이다. 의 저자 김난도씨가 ‘난도샘’으로 청춘들의 멘토로 우뚝 떠오르고, 을 비롯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멘토들은 참가자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코치를 해준다. '멘토'란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 지도자, 스승, 선생의 의미이다. 오늘날의 멘토를 재(再)정의하자면 ‘방황하는 청춘 신도들의 교주’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이토록 너나 할 것 없이 멘토를 찾고 있는 지금, ‘멘토교’가 사이비가 되지 않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위로의 아이콘으로서의 멘토 ‘88만원 세대’라는 무시무시한 꼬리표를 달고 있는 오늘날의 청춘들. 취업난에 허덕이며 안팎으로 눈치 보기 바쁜 이들의 삶은 기성세대가 ‘요즘 것들은… 쯧쯧’이라고 단..

청춘의 나비효과를 지향한다. 대학경제 편집국장 이욱희

대학언론의 전성시대다. ‘88만원 세대’가 불을 붙이고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터뜨린 20대 담론 덕분일까. 각 대학 중앙도서관 앞 무가지 배치대가 복잡하다. 한국대학생포럼의 ‘Scoop’, 스펙업의 ‘스펙업 신문’ 그리고 코스모폴리탄의 ‘Comsmo for campus’까지. ‘대학내일’이 독점하고 있던 그 자리는 이제 모두의 것이 돼버렸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학내일’이 아성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동이 나고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게 ‘대학내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방 쓰던 ‘대학내일’이 혼방을 쓰게 된 이 상황에서, 가능성은 열려있다. 더군다나 후발주자들의 분발이 거세다. 특히, 청춘의 나비효과를 지향하는 ‘대학경제’가 돋보인다. 아직, 오프라인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