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의 전성시대다. ‘88만원 세대’가 불을 붙이고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터뜨린 20대 담론 덕분일까. 각 대학 중앙도서관 앞 무가지 배치대가 복잡하다. 한국대학생포럼의 ‘Scoop’, 스펙업의 ‘스펙업 신문’ 그리고 코스모폴리탄의 ‘Comsmo for campus’까지. ‘대학내일’이 독점하고 있던 그 자리는 이제 모두의 것이 돼버렸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학내일’이 아성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동이 나고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게 ‘대학내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방 쓰던 ‘대학내일’이 혼방을 쓰게 된 이 상황에서, 가능성은 열려있다. 더군다나 후발주자들의 분발이 거세다. 특히, 청춘의 나비효과를 지향하는 ‘대학경제’가 돋보인다. 아직, 오프라인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인터넷에서는 대학언론 중 트래픽이 두 번째로 많다.(자체조사) 트렌드를 쫓기보다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있다. ‘대학경제’ 이욱희 편집국장은 대학언론다운 대학언론을 만들어보겠다고 직장까지 뛰쳐나와 대학언론계에 투신한 사내다. 심상치 않다.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대학경제 이욱희 편집국장을 만나 대학경제와 그의 인생을 들어봤다.

단도직입적으로 직장얘기부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직장을 뛰쳐나왔나?

- 프라임 경제라는 신문에서 일한지 6개월 됐을 때다. 솔직히 언론인으로서 미숙했고 배울 점도 많았다. 그래도 소셜미디어에 초점을 맞춘 기사로 어느 정도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 당시 스카웃 제의도 조금 들어왔다. 썩 내키진 않았지만 좋은 환경 좋은 대우였다. 모두가 갈만한 길이었다. 그런데 그 때 대학경제에서도 편집국장 제의가 왔다. 별로 좋은 길이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대학생때부터 갖고 있던 꿈, 20대를 위한 언론이 있었다. 1달 동안 심각하게 고민했다. 잠도 못 잤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대학언론으로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싶었나?

- 어렸을 때, 소설책에서 본 이야기가 있다. 글을 못 쓰는 한 소년이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매번 조금씩 칭찬해줬다. 소년은 선생님의 칭찬덕분에 글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고, 나중에 소설가가 됐다. 그런데 그 소년이 쓴 소설을 보고 한 소년이 대통령을 꿈꾸게 되고 결국 대통령이 된다는 이야기다.
 
 솔직히 동화 같은 이야기다.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있을 법한 일 아닌가? 나는 그 선생님같은 언론을 만들고 싶었다. 20대에 대해 말이 많다. 열정이 많은 세대. 가능성이 많은 세대. 그러나 솔직히 요즘 20대 힘들다. 대기업과 공기업 들어가려고 스펙을 ‘제조’하고 마음 편하게 쉬지도 못한다. 이런 20대에게 희망을 주는 기사를 쓰고 싶었다. 그들에게 스펙이 전부가 아니라 더 좋은 길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희망을 품은 그들 중 뛰어난 사람이 나온다면 그들이 대한민국을 바꾸고 또 세계를 바꿀 수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는 ‘대학경제’를 나비효과의 시작점으로 생각한다. 대학경제가 20대를 바꾸고 20대가 대한민국을 바꾸고 대한민국이 세계를 바꾼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나비효과 대학경제’를 만들기 위해 어떤 활동부터 시작 했을까?

- 무엇보다 대학생들에게 알려야 했다. 누구나 말하면 알 수 있는 신문이 돼야 했다. 일단 봐야 희망을 품고 하는 것 아닌가. 홍보의 일환으로 제일 먼저 한 게 기자 채용이었다.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런 언론이 있다고 솔직하게 모집공고를 올렸고, 그 기자들의 주변 지인들로부터 홍보를 시작할 마음이었다. 언론 고시 카페 아랑이나 스펙업에 기자 채용 홍보를 올렸다. 

그 다음, 우리 신문의 포커스를 잡았다. 바로 ‘열정과 희망’. 대학경제가 20대에 열정과 희망을 주고 싶은 신문이었기에 그쪽으로 포커스를 맞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열정과 희망’의 주제로 ‘창업’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좌충우돌하고 실패하면서도 다시 한번 일어나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을 보여줬다. 물론, 이상적인 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창업을 위한 실질적 기사들도 게재했다. 이 분야에선 누구도 쓸 수 없는 기사를 쓰려고 노력했다.
  
반응은 어땠나?

- 차츰차츰 우리 신문 기사가 이슈화되고 포털 메인에 걸리기 시작했다. 대학경제란 이름도 학생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온라인 대학언론에서는 2위를 했다. 좋은 컨텐츠를 계속해서 쌓았기에 ‘충성심’있는 독자들이 생겼다. 내 생각으론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평하고 싶다.

개인적 느낌일 수 있지만 다른 대학언론도 대학경제의 출간의 전과 후가 달라졌다. 대학경제를 따라하는 느낌? 우리가 만든 트렌드와 발굴한 기사 따라가는 느낌이었다.

일을 하면서 어려움 혹은 아쉬움은 없었나?

- 무엇보다, 자기 시간이 너무 없었다. 격주로 매번 오프라인 신문이 나와야 한다. 한 주 기획 한 주 마감원고인데, 상주 기자가 나밖에 없다. 신문 만들기에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다. 나도 직접 기사를 쓰고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2주 중 일하는 일이 10일인데, 10일 중 내가 비교적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이 2일밖에 없다. 이 2일을 최대한 살려서 기사를 쓰고 싶었는데 못써서 힘들고 아쉬웠다.

두 번째로 내가 원하는 기사를 100% 채우지 못했다는 게 아쉽다. 물론, 완벽한 신문은 없겠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고 앞으로 보완해야할 부분이다.
 
마지막이 사업적 부분이다. 20대 얘기로만 채우고 싶었지만 대학경제도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신문이다. 어쩔 수 없이 사업적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매번 기사를 채울 때마다 원치 않는 기사를 채워야 할 때가 있었다. 이 부분은 언론의 어쩔 수 없는 문제인 듯싶다.

 
언론의 문제를 말해줬는데, 대학경제 편집국장이 된 지 1년이 됐다. 대학언론만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건방진 얘기일 수 있다. 그러나 대학언론이 너무 트렌드에 끌려 다니는 것 같다. 현재 트렌드는 누가 뭐라해도 ‘취업’이다. 대학언론은 모두 ‘취업’얘기로 도배된다. 다른 얘기는 있어도 모두 파장을 불러 일으킬만한 게 아니다. 있는 정보를 재가공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우리 대학경제도 아직 미숙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언론이 그냥 시대를 따라가는 느낌이다.

내 생각엔 또 다른 트렌드를 창조하는 게 언론이다. 안된다면 트렌드나 사회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방안이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형 언론사엔 이런 언론사들이 몇몇 있지 않나. 대학언론도 이런 방향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 좀 먼 얘기지만,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게 있다. 언론이 신문형태에서 인터넷 형태로 넘어간 게 벌써 10년이다. 인터넷 언론이 준비되지 않은 시기라 매우 힘들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 신문들도 완전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이제는 인터넷을 뛰어넘는 미디어가 도래할 시기가 아닐까. 향후 10년 안에. 인터넷 미디어 포맷을 뛰어넘는 새로운 미디어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미디어는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가 더 많은 독자를 만났듯이 지금보다 더 폭넓은 독자를 만날 것이다. ‘나비효과’의 극대화가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이런 형태의 언론을 고민하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언론을 만들고 싶다는 게 소망이다. 구체적인 게 없어서 미안하다.(웃음) 아직 갈 길이 멀다. 당분간은 ‘대학경제’만 열심히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