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외국인들에게 한국하면 생각나는 음식에 대해 물어보면 불고기, 비빔밥 등 다양한 대답을 하였다. 그 중에는 ‘김치’도 있었다. 김치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12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러한 선호도를 반영하여 아시아나 항공과 20여개의 외국 항공사에서는 기내식으로 김치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기내식에는 비빔밥은 있으나 김치는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항공 측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사를 지향한다. 한국 사람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외국 사람도 탑승하기 때문에
                     김치를 탑재하기 어렵다. (김치 냄새를 싫어하는 외국인들이 있고 국물이 의자 등에 떨어질 수 있어
                     기내식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항공업 초창기라면 대한항공 측의 말이 옳다. 항공업 초창기엔 김치 특유의 냄새 때문에 김치를 처음 접한 외국인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김치를 기내식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만 해도 1995년경에 처음으로 김치를 제공하였다. 하지만  현재의 항공업은 김치 냄새가 문제 요인이 되질 않는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환풍 시설이 예전보다 좋아졌기 때문에 김치 냄새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문화적인 면에서는 드라마, 광고 등의 효과로 인해 김치를 외국에서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김치의 국제적 위상도 올라 간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문제를 짚어보자면 김치 냄새 때문에 외국인 승객에게 피해를 주리라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수도 있다. 김치는 빨갛고 양념이 많은 냄새나는 김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양념을 덜 넣어도 시원한 물김치, 백김치를 함께 제공 할 수도 있다. 또는 외국인 입맛에 맞는 김치를 제공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마늘이나 젓갈의 양에 따른 맛이나 향을 조절하여 외국인에게 맞는 한국인의 김치를 선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김치 기내식을 내놓는다면 한식 세계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8일 남아공에 한국 김치 광고가 나간 후 중국 쓰촨성 농업청 소속 한 공무원이 한국 김치가 중국의 쓰촨 김치를 표절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일본에서는 기무치를 자기네 고유 음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이 계속된다면 김치는 빼앗길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 음식이라고 말은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도 자기네 나라 음식이라고 말한다면 김치의 국적은 없는 것과도 마찬가지 이다.

기내식을 보자면 ‘냄새난다, 국물 떨어진다.’와 같은 이유로 홀대하는 것 보다는 새로운 조리법을 연구해 김치를 기내식으로 개발해야 한다. 외국인들이 한국과 처음 마주치는 관문은 비행기 안이다. 다양한 국적의 승객들이 타고 있는 만큼 그들의 입맛을 골고루 맞출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음식 김치를 제공한다면 승객들도 만족하고 김치의 위상도 더욱더 올라 갈 것이다.

 지난 12월 ‘무한도전’에서 비빔밥에 관한 광고 영상을 제작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송출했다. 이 광고 영상은 약 한 달간 미국 주요 매체에 방송됐다. 또한 드라마 대장금은 한국을 알리는 역할과 매회 나오는 궁중음식을 통해 한국의 식문화까지 알리기도 하였다. 매체에서도 한국을 알리는 노력을 한다. 외국인의 첫 관문인 기내식부터 한국 음식을 알리는 기회를 접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