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경 이었다. 충북대 도서관 앞은 이른 시간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도서관을 오가는 많은 학생들의 모습에서 무언가 쫒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던 기자였다. 그 때 어떤 한 청년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혹시 고함20 기자신가요?” 까무잡잡한 피부에 부드러운 말투 그리고 여유로운 미소. 그에게서 느낀 첫인상은 어디선가 밭을 일구다 돌아온 것 같은 순박한 시골청년 이었다. 그는 현재 통합진보당(통진당) 충북도당 학생위원회장 이자 학생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모두가 취업준비로 바쁜 4학년 마지막 학기에 남들과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한 이기웅 씨(충북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우리나라에는 많은 당이 있다. 왜 통진당을 선택했는가?


반값등록금문제, 쌍용자동차 사태 등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회적 이슈 현장에 통합진보당의 깃발은 항상 있었다. 나는 우리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말을 잘하는 것보다는 실천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진보란 무엇인가?


흔히 진보라고 하면 정치적 이데올리기 등을 생각하기 쉽지만, 내가 생각하는 진보란 말 그대로 현실을 변화 발전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남들의 아픔을 함께 하는 것이 진보라 생각한다.


Q. 실질적으로 당내에서 20대의 입지는 어느 정도 인가?


통진당은 그 계보를 잇는 옛 민주노동당 시절 때부터 학생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있었다. 기획과 의도로 만들어진 위원회가 아니라 우리 20대 당원들이 스스로 만든 것 이다. 최근에 다른 당들이 20대를 사로잡고자 여러 가지 1회성 행사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보여주기식’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입지는 명확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당내의 학생위원회는 실질적으로 움직여 스스로 개발하고 나아간다. 예를 들자면 정치 이슈에 대한 정기적인 입장을 내고 선전전도 하며 여러 노동, 투쟁현장에 연대투쟁도 간다. 선거 때는 자원으로 유세도 한다. 매년 진보정치 캠프를 전국적으로 개최하고, 강연회, 토론회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통진당 내부에서 우리에게 갖는 시각도 ‘좀 더 좋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종의 파트너’로써 동등한 입장으로 우리를 대우해 주고 있다. 국민을 주인 되게 만드는 과정 중에 그 가운데 20대, 좁게 말하자면 우리 학생위원회가 있는 것이다.


Q. 정당 활동이라는 위치 때문에 주변 인물과의 불화는 없었는가?


정동활동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후배들도 선입견을 바라보고 가족들과도 마찰이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나는 정말 학우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 내 활동에 정당 이야기를 하면서 색깔을 씌울 때 그때 참 마음이 아프다.

Q. 당 활동뿐만 아니라, 대학 내 학생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 학생운동가가 되어야겠다는 어떠한 계기가 있었는가?

이 얘기를 하자면 처음 정당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통합진보당이 민주노동당 이었던 시절 2009년도 10월에 재 보궐선거가 있었다. 그때에 선배의 권유로 함께 갔었다. 사실 그때 까지는 이러한 행사에 참여 해본적도 없고 잘 몰랐다. 하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그 속에서 즐거워하는 자신을 찾았다. 당시 그 선배들이 다 학생운동가 이었고 이 “사람들과 함께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은 단순한 흥미로 시작 되었지만 지금은 사회현안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Q.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가?

지금은 한국대학생문화연대의 지역조직인 충북지역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동아리의 연합단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생들에게 좋은 대안적 가치를 제안하고 생산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다. 개인적으로는 반값등록금 시위는 물론 여러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사건들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Q. 사실 그러한 것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다. 지역에서 운동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지역에서 운동을 한다는 것은 더욱더 많은 어려움과 외로움을 견뎌야함을 뜻한다고 본다. 수도권은 민심이 확연히 드러나고 사람도 많고 대학도 많다. 또한 집회, 학술제, 등도 많아 의식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반면 지역은 좀 민심도 더디게 드러나고 의식이 성장할 만한 일도 많지 않다.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어 소수가 되기 일쑤다. 어지간한 신념, 속된 말로 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운동을 하면서 변화하는 또는 변화하지 않는 모습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가?

나는 사실 운동을 하면서 변화하지 않는 경우는 못 봤다. 정책이 바뀌지 않았더라도 그것을 지지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었다면 그것이 변화다. 항상 그런 것을 보면서 묵묵히 조급해하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Q. 4학년이면 사실 취업이 더 걱정되지 않는가?


사실 나도 똑같은 20대이기 때문에 미래로 불안하다. 하지만 나에게는 지금 이렇게 활동가로써 운동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대부분의 활동가들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자신의 신념을 갖고 학우들을 위해서 많게는 국민들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다. 지금 활동하는 것 자체가 이미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나는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하고 있는 활동가로써의 운동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Q. 스스로 생각할 때 자신은 정치와 운동 중 어느 것을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가?

나는 운동의 일환으로 정치 정당 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나는 본질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Q. 현재 계획하고 있는 또 다른 운동이 있는가?


구체적인 계획으로 세우건 아직 없지만, 차후에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의 잘못된 방침에 대해 항의를 하고 함께 집회를 하고 싶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한국대학생문화연대에서 방학동안 진행했던 캠프를 교내에서 직접 진행하고 싶기도 하다.


Q. 본인 삶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사람이다. 나는 지금까지 싫어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구태여 1명 뽑자면, 초등학교 때 날 코피 나게 한 친구정도라고 생각한다.(웃음) 지금까지 만난 친구는 물론이고 단순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만날 사람들도 기대된다. 사실 나의 이러한 정당 활동이나 운동들이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힘이 된다.


Q. 본인의 최종목표는 무엇인가?


나는 사회적 이슈에 있어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는 때가 있을 것이라 본다. 날 필요로 하는 곳이 시민단체가 되었건 당이 되었건 여러 가지 것들이 있겠지만 내가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 일단은 통합진보당 안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