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630호, 20's Voice 코너에 실렸던 글입니다.)


기성세대들은 여전히 20대가 투정부린다고 생각하며 우리들의 어려움과 상처를 별 것 아닌 걸로 치부한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명박 대통령, “진셍쿠키 만들어서 구글을 통해 파세요”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 ‘아프니까 청춘이고’ ‘천 번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김난도 교수. 이렇듯 각각 다른 방식으로 20대를 향해 ‘꼰대질’을 하는 기성세대들이 너무나 많다.
 
마음가짐의 변화나, 특출 난 아이디어로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면 좋으련만, 20대들이 직면한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절망 속에서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고민한다. 졸업 이후의 삶을 안정적으로 이뤄나갈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도전과 패기의 20대’는 옛 말이 된 지 오래다. 
 
20대들은 스스로 ‘안정적인 직장’, ‘결혼과 출산’과 같은 기성세대가 보기엔 아주 일반적인 삶의 방식을 만들어나가는 일조차 버겁다고 생각한다. 등록금 때문에 빚을 떠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기성세대의 말처럼 눈을 낮춰서 회사에 들어가면 빚을 갚고 미래를 위한 저축을 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안정적인 직장, ‘대기업 정규직’을 너도나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혼? 결혼 비용은 둘째 치고, 같이 살 전셋집을 마련하는 것조차 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출산? 보육을 담당해줄 기관이 마땅치 않을뿐더러, 비정규직 여성들은 출산 이후에는 일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렇듯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20대들은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서서히 사회적인 목소리를 높여갔다. 청년유니온 결성이나 SNS상의 투표 독려, 반값등록금 시위 등이 연달아 벌어졌다. 그러나 20대의 목소리를 받아들이는 정치권에서는 20대와의 만남을 통해 ‘젊고, 소통하는’ 이미지를 구축하려고만 할 뿐, 정작 제대로 된 청년정책을 만들고, 실천할 의지는 부족해 보인다. 20대들의 움직임을 전하는 기성언론 역시 그들의 고정된 틀로 20대를 ‘개xx’ 또는 ‘동정 받아야 할 대상’으로 일반화했을 뿐, 청년들이 어떤 현실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지 그 속살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누군가는 20대의 고통과 아픔, 그리고 절망을 ‘온전히’ 사회에 전달해야 했다. 기성세대들이 못 하면 우리 스스로 해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2009년도 8월에 다섯 명의 대학생들은 ‘경청할 의무 대신 고함 칠 권리를’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20대 독립 언론 고함20을 만들었다. 그리고 3년 3개월이 지났다. 20대는 예전보다 더욱 힘든 상황에 놓여 있고, <고함20> 역시 기업의 지원이나 후원 없이 유지하기가 벅차다. 그래도 5명이었던 기자는 50명으로 늘었고, 서울뿐만 아니라 대전, 대구, 부산에도 지부가 설립되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자가 10배로 늘어난 이유는, 20대들의 ‘진짜’ 목소리를 전하는 언론을 만들자는 뜻에 공감하는 20대가 점점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함20은 앞으로 5년을 판가름할 대선을 맞아 20대 독립 언론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대선은 20대들이 차기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획기적인 청년문제 대책을 요구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그래서 20대언론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대선판에 20대들의 목소리를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잡지 형태의 '대선특별판'을 내고자 한다.  대선D-100부터 하루에 한 명씩 이루어지는 20대 100인 인터뷰를 중심축으로, 사회 각지에 다양한 층위로 퍼져있는 20대들의 문제를 조명하고, 해결책과 정책적 대안까지 제시하는 내용이 담긴다. 12월 초에 잡지가 만들어지면 각 대선캠프와 국회의원들, 시민단체, 언론사, 학계 등에 전달할 것이다. 
 
20대들은 엄살을 피우는 게 아니라, 구조적 문제 속에서 정말 힘겨워하고 상처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열망이 더욱 강하고, 새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점이 많다. 그러나 돈도 없고, 지위도 없고, 노하우도 없는 20대는 그 동안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고함20은 '대선특별판'을  통해 20대의 생각과 마음을 왜곡 없이 세상에 전달하려고 한다. 20대 독립 언론이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 



 
고함20은 3년 3개월동안 블로그 기반으로 20대 독립 언론을 운영해왔고, 이번 대선을 맞아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20대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하여 오프라인 잡지 '고함20 대선특별판'을 준비중입니다. 기업이나 특정단체의 후원이나 광고가 없다보니, 소셜펀딩을 통해서 잡지 발간비용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고함20 대선특별판'을 만드는데, 소액이나마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펀딩에 참여해주시거나 (http://www.incujector.com/project/view.php?num=192) 또는 우리은행 1002-245-768114 예금주: 김선기(고함20)로 입금해주시고, 사는 곳의 주소를 방명록에 비밀글로 남겨주시면 잡지를 배송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