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들이 
먹통이다. 지난 4일 무상보육을 신청 받는 복지로 사이트는 보건복지부 기준에 따르면 누적 100만 명이 접속해 하루 종일 마비상태였다. 그 사정은 다른 사이트도 비슷했다. 2013학년도 1학기 국가장학금 선정 1차 발표가 났던 지난 1일의 경우 한국장학재단 사이트는 하루 종일 인기검색어 순위에 올랐지만 늦은 밤이 돼서야 접속할 수 있었다. 병무청 사이트는 기술행정병, 공군, 동반입대병과 같은 지원병 신청 시작하는 날이면 하루 종일 접속이 되지 않았다. 결국 당일 사람들은 하루 종일 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리며 애를 태웠다.

 


사이트들이 먹통이 된 이유는 간단하다. 사이트가 처리 가능 이용자 수보다 월등히 많은 숫자가 사이트에 몰렸기 때문이다. 합격 발표나 콘서트 예매와 같은 때에도 어김없이 발생하는 일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의 사이트까지 지원자가 몰려서라는 이유만을 내놓으며 변명하는 것은 궁색하다. ‘복지로 사이트의 경우 선착순이 아니고 하루에 정해진 대상이 있음에도 몰린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사이트 마비에 주 이유였다고 하지만, 비이상적으로 사이트에 몰린 사람들을 탓할 수는 없다.

 

한국장학재단과 병무청 사이트의 경우 특정한 시기에 이용자가 몰릴 상황을 고려해야했다. 수십만의 대학생들이 신청한 국가장학금의 결과가 발표된다면 사람들이 사이트에 접속할 것이다. 병무청의 경우도, 입영일자 본인 선택이나 동반 입대병의 경우 아예 선착순으로 지원을 받는다. 보통 2주일 정도 되는 신청기간이 있는 육군 기술행정병이나 공군의 경우도 신청 첫날에 사이트 마비가 되는 마당이다. 선착순으로 모집할 경우 당연히 사람이 더 몰릴 수밖에 없다.

 

이용자 수가 평소보다 많고, 사이트가 다운될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면 당연히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선착순 모집의 경우 사이트 마비가 되면 선착순이란 규칙이 퇴색해버린다. 미리 와도 사이트 마비에 신청을 못하고 늦게 와도 운이 좋아 신청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이 뻔히 보이는 데도, 사이트들은 변함이 없다. 병무청의 경우 2013년도 1학기에 입영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이 12월부터 몰려 매달 여러 차례 사이트가 마비가 되지만 사람이 몰려 사이트가 마비될 수 있으니 유의하라는 속 없는 말 뿐이었다. 그나마 병무청은 이번 동반입대병 신청 일에 사이트를 간소화해 트래픽을 줄이는 노력을 하였으나 한국장학재단은 복지부동이다. 한국장학재단은 국가장학금 뿐만 아니라 학자금 대출 등 다양한 신청을 관리하는 사이트이기에 장학금 조회까지 다양한 단계를 거쳐야한다. 하지만 당일 사이트는 간소화되지도 않았고 트래픽 과도를 유발하는, 장학금 조회와 전혀 관련 없는 다양한 위젯들로 가득했다.

 

사이트 마비를 막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특히 수십, 수백만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공인 사이트들은 사이트 마비를 막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먹통이 된 사이트들은 평소에는 접속자 수가 거의 없지만 어느 날짜에만 몰리는 사이트들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해당 일의 사이트 마비를 예상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어야 마땅했다. 시민들이 하루 종일 사이트 앞에만 매달리게 만드는 것이 바른 행정인가. 사이트의 겉 멋에만 치중하지 말고 서버 증설과 같이 직접적으로 시민들에게 도움 되는 일에 투자하는 것이 진짜 바른 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