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을 자부하는 우리나라가 IT보안은 오히려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대규모 해킹으로 금융사, 언론사의 보안망이 그대로 뚫렸다. 백신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악성코드가 금융사와 언론사 전산망을 헤집어 놓은 것이다. 이전에서 몇몇 씩 대규모 해킹사건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해킹을 미리 방지하기는커녕 제작년 보다 더 큰 규모의 해킹사건이 벌어졌다. 세계적인 IT강국이라고 자랑하지만 보안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에 한참미달한다. 사실상 IT 소국임을 자인한 셈이다.

이번 대규모 해킹피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천만 개가 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났을 때의 정부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몇천만 개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음에도 해당기업은 벌금형만 받았을 뿐 이후에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옥션, GS칼텍스, SK 등을 포함한 개인정보 유출사태가 수십 차례에 걸쳐,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처는 미미했다. 정부가 IT보안을 대수롭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기업에 대해 보안에 대한 책임을 묻고 IT보안관련법을 제정했다면 이번 해킹도 훨씬 적은 피해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 금융보안 관련법은 2년째 국회에서 표류중이다. 이번 해킹에서도 기본적인 내외부 전산망 분리만 시행했어도 피해는 절반에 그쳤을 것이다.

정부는 항상 국가의 안전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우리나라의 핵심자원인 IT는 소홀히 다루고 있다. 댓글 달고 있을 시간이 아니다. 유사시의 국가 전산망 마비를 피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IT보안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