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에 들어서자 해치 동상이 어흥! 입을 쫘악 벌리고 마주보고 서있고 정문을 좌시하여 포진한다. 해치 동상 아래에는 포도주가 쏙쏙 익고 있다. 1970년 해치 동상 아래 묻은 포도주는 2070년 민주주의와 여의도 국회 건립 100주년을 기념해 숙성을 마치고 꺼낸다.     

국회는 국민을 위한 입법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국회 내부에 많은 시설이 국민에게 개방되고 이루어졌다. 국회 내부에는 일반 국민이 출입이 불가하거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 있다. 국회 내부를 속속 들이 살펴보고 손닿지 않는 곳까지 속 시원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 의원회관 의원실 내부에서 본 풍경(이용섭 의원실)


의원회관

출입증을 걸고 통과하여 의원회관에 골인하자, 사무실에 다른 비서진들이 있었다. 비서에는 4급 보좌관 2명, 5급 보좌관 1명, 6급~9급 한 명씩 있다. 공식 인턴 2명과 상황에 따라 여러 입법 보조원을 둘 수 있다. 의원실 마다 직급에 따른 업무가 조금씩 다르다.

의원회관에는 의원 개개인의 사무실과 각종 구비 시설이 있다. 헬스장, 사우나, 의료실, 매점, 의원식당, 까페, 회의실 등 불철주야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다. 

비서의 복장은 의원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법조계·관료 출신의 국회의원의 비서진들은 간결한 타이트한 매무새의 수트를 고집한다. 운동권이나 예술계나 출신 국회의원의 비서진들은 특별한 행사 외에는 비교적 캐주얼한 복장을 입는다. 

MBC 노조위원장 출신의 A 의원실 분위기는 자유분방하고 위계서열보다 파트너십을 추구한다. A 의원실의 모 비서는 청바지에 셔츠를 입고 출근 한다. 도지사 출신의 B 의원의 의원실의 분위기는 정돈되고 조직적이다. 비서진 모두 깔끔한 정장을 착용하고 위계 서열 역시 직급에 따라 분명하다.
 

인턴 업무

인턴의 업무는 각양각색이다. 업무 역시 의원실의 분위기와 소속 상임 위원회에 따라 상이하다. 자잘한 서류 정리에서 의전 수행, 통번역, 입법 보조, 블로그나 홈페이지 관리 등 의정에 필요한 활동을 보조한다.

A 의원실의 인턴 L씨에 따르면 “출근하자 할 일을 주지 않아 처음에는 많이 애를 먹었다. 어깨 너머로 비서진들의 일을 배우고 익혀 지금은 의원님의 국정 질의서도 의원님께 직접 제출한다.”고 전했다. B 의원실의 인턴 K씨는 “처음부터 온라인 의정활동을 보좌하고자 약속했다. 그래서 지금은 의원님의 트위터나 싸이월드를 관리하고 있다.”, C의원실의 인턴 P씨는 “단기 인턴이라 일을 배우기도 어려웠고 서류만 정리하다 일을 마쳤다.”고 밝혀 의원실마다 인턴의 업무가 상이해 개인차가 있음을 나타냈다.  

  
블루블루 돔 본청 기자실

국회하면 둥근 블루 돔 모자를 쓰고 있는 건물이 떠오른다. 이곳이 바로 본청이다. 본청 2층은 레드카펫이 슝슝 깔려 있다. 미디어법 파동 당시 충돌한 곳이 바로 이곳 로텐더 홀이다. 본청엔 법안을 통과하는 -도 있고, 식당&까페 구비시설은 물론 치과와 비서진들이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는 숙소가 있다.

인턴에게 본청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기자실이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 폐지 논란에 휩싸였던 기자실은 정론관으로 불린다. 정론관엔 지역신문사부터 메이저급 신문사들까지 모두 배치되어 있다. 정론관은 의원실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정론관 기자들이 취합해 기사를 낸다. 정론관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전달하는 업무 역시 인턴의 중요 업무이다. 의원실과 언론사와의 관계에 따라 기사의 보도 성향이 드러나기도 한다. 

일례로 소수 정당의 입법 관련 보도 자료는 메이저급 언론사에서 거의 보도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 국회의사당 본청


국회에는 비밀통로가 있다!

국회에는 비밀(?) 통로가 있다. 호그와트를 방불케 하는 이 비밀 통로는 본청과 의원회관 등 내부 건물들이 이어져있다. 지하 2층 비밀 통로는 비서진과 의원만 이용할 수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과 같은 레드 카펫이 통로 내부에 끝없이 이어진다. 통로 벽면엔 유명인사의 필적이나 화폭이 수놓아져 있다.

비서진들이 도서관이나 본청에 업무를 위해 이동시 이 지하 2층 통로는 유용하게 쓰인다. 


▲ 국회의사당 지하2층 통로
  

인턴 비서의 하루!

잽싸게 지하철에 오른다. 8시 20분 의원회관 4층 의원실에 도착했다. 9시까지 출근이지만 우리 비서진들은 1시간 일찍 출근한다. 상임위 특성상 대외 활동이 많은 의원실의 경우 출근이 더 늦어지거나 국회가 아닌 곳으로 출근하는 경우도 많다.  

가방을 풀고, 의원회관 지하 2층에서 신문을 받으러 간다. 당일 의원실 관련 기사를 모두 스크랩한다.

인턴은 대개 젊은 20대층이 많기 때문에 젊은 감각을 살려 블로그나 싸이월드, 트위터 등을 운영 관리 한다. 의원의 온라인 의정활동을 돕는 중 비서관의 요청이 들어 왔다. 1시간 내에 지금 입법 중인 법안의 관련 조항을 찾아오라고 하신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회 업무의 특성상 업무가 파동곡선처럼 불규칙적이고 빵빵 몰려오는 경우가 왕왕이다. 의원실 보좌진들은 국정 감사 시기에 퇴근 없이 근무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일이 태산을 이루어도 사람이니 밥은 먹어야 한다. 국회에서는 여러 식당이 있다. 의원회관, 본청, 도서관에 모두 식당이 있다. 의원회관에는 지하 1층 식당과 지상1층 의원식당이 있다. 지상 1층 의원식당의 경우 의원과 비서진들 그리고 외빈이 주로 이용한다. 지하 1층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오후 11시 모 방송국에서 서민 일자리 관련 토론회에 의원이 패널로 참석하신다. 비서진들은 관련 자료를 취합하고 자료를 얻기 위해 관련 부터에 자료를 요청한다. 상대측 패널의 성향과 기사·논문 등을 검색해 예상 질문을 짜고 반론에 대비한다. 6시 정시 퇴근이지만 이런 날에는 퇴근을 접고 일에 착수한다. 오늘도 의원실에서 일하다 해가 꼴깍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