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특혜가 여기저기서 이슈다. 단연 국민들의 최고 관심사인 대학 입시와 병역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이 두 가지 사안에서 연예인들은 보통 좋은 표적이 된다. 보통 신체조건이 좋은 연예인들이 면제나 공익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익요원인 연예인을 ‘김공익, 옥공익, 박공익’ 등으로 부른다.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이들을 향한 비난 역시 거세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군 면제를 받고, 명문대에 들어가는 것일까?

MC몽의 입영연기는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인가?


공무원시험, 행시 등을 등록하는 방법으로 군대를 연기하는 사람은 비단 MC몽 뿐은 아니다. 연예인들에게는 이미 당연한 방법이고, 군대를 20대 초반에 다녀오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수단이다. 이런 방법으로 연기를 한 뒤 더욱 미룰 수 없거나, 입대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때에는 입대를 하거나 공익근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인 남성들에게는 20대 초반에 군대를 다녀오는 것이 계획상으로 적절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스포츠, 예술에 종사하는 이들은 감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성기인 20대 초반에는 군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브로커가 있건 없건 국가시험 응시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일반인들이 모두 저지르는 꼼수라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병역연기가 MC몽이 병역 기피를 위해 이빨을 발치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발치 전 그의 구강상태가 중요한 것이지, 병역 연기가 논란의 핵심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왜 연예인은 공익이 많은가.

연예인 중 면제를 받거나 공익을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 병역비리에 연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병역 비리가 그렇게 손쉽다면, 어금니를 세 개나 발치해 가면서 면제를 받았을 리 없다. 그렇다면 몸도 좋고 멀쩡해 보이는 이들 중에 현역입대를 하는 사람은 왜 이렇게 없는 것일까?

일단 군을 미루다 보면 나이가 먹어서 몸이 한 군데쯤 고장 나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들이 20대 초반에 군대를 다녀오지 않는 것은 나중 되면 몸에 이상 하나 생기지 않겠냐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지만, 20대 초반이 연예인으로써 절정이라는 점이 더 크다. 30대가 되어서 스타덤에 오른 권상우, 황정민과 같은 배우들은 일찍이 군대를 다녀온 경우가 많지만 10대에 데뷔해 20대 중반만 넘어가도 어르신 취급을 받는 아이돌 그룹의 경우 20대 초반에 군대를 다녀오는 경우는 드물다.

나이가 먹는다고 해서 군대 가지 않을 확률이 무조건 높아진다면 연예인이 아니라 누구라도 군을 미룰지도 모른다. 이들의 몸이 망가지는 것은 단순히 나이 뿐 아니라 그들의 근무환경과도 관련이 있다. 규칙적이지 않은 수면과 식습관은 기본이고 밤샘 야외 촬영 등을 하다 보면 몸에 무리가 갈 것은 자명하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과한 춤 연습이 문제가 된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추면 뼈에 무리가 생겨 키가 안 큰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우연인지 필연인지 춤 좀 춘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키가 작다.) 과격한 퍼포먼스는 뼈에 큰 무리가 온다. 여자들이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듯, 무리한 깔창이라도 신는다면 몸에 전해지는 충격은 배가 된다.

이런 요소로 몸에 이상이 생기기라도 하면, 연예인들은 이것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철저한 진단서 준비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실히 알린다. 디스크가 있어도 심하지 않으면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고, 공익이 될 수 있는 요소에 대해 빠삭하지 않은 일반인들과는 다르다. 혹시나 유리한 요소가 있는지 세밀히 검토할 수 있는 돈과 지식이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공익요원이 된 친구들을 봐도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만큼 큰 문제가 있는 이들은 아니지만 서류 준비를 철저하게 한 사람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연예인의 군 면제 비율이 낮을 수가 없다. 범법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대부분 할 수만 있다면 병역의무를 회피하겠다고 대답하는 나라에서, 이런 상황의 연예인들에게만 비난의 화살을 날릴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연예인 특례 입학과 외국어 특기자는 뭐가 다른가요?

병역이 남성들에게 큰 문제라면 대학입시는 전 국민이 민감한 사안이다. 연예인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것 같은데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된다는 것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준다. 하지만 이들의 대학 입학에 대해 살펴보면 잘못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굳이 이해찬 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우리는 한 가지만 잘 해서 대학에 갈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외국어특기자 전형이나, 리더십전형, 입학 사정관 제도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전형은 일반적인 수시전형과는 달리 최저등급도 없으며, 말 그대로 한 가지만 잘하면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외국어를 잘하는, 입학사정관 제도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은 친구들은 토플점수가 높거나, 대외활동이 많거나, 자소서를 잘 쓰는 등 소위 스펙이 좋은 경우지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들은 일반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온 친구들보다는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그들이 명문 대학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낙오되지 않는다. 생각보다 대학수업에 요구되는 최저 학습수준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수능점수가 낮으니, 명문대를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줄 세우기식 경쟁에 적응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수학 잘해서 어디에 써?”라고 묻다가도 “쟤네는 수능점수도 별로인데 왜 명문대에 가?”라는 모순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학생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줄세워진 학생들과 줄 세워진 대학들의 문제이다.

연기는 연영과에서 배우는 것이 많을까?

수 많은 연예인 특례입학 중에서도 고아성과 문근영이 집중적 타겟이 되었던 이유는 그들이 연기관련 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들이 누차 정원 외로 뽑는 전형이었음을 밝혔지만, 다른 학생들은 죽어라 공부해서 들어가는 바로 그 학과에 입학했다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위에서 이야기했던 외국어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영어영문학과 등의 언어 관련 학과에만 가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연예인이 왜 다른 과에 가는 건데?”라는 말이 자주 보인다. 단순히 그들의 취미가 아니냐고 따져 묻는다. 하지만 단순히 성적과는 관계없이,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 다양한 분야에 대해 얼마나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그 배우의 깊이가 보여지곤 한다. 문근영과 고아성이 각각 입학한 국문학과와 심리학과는 연기의 깊이를 깊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연영과라는 쉬운 선택을 하지 않은 가치관을 지닌 이 두 배우가,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배우들이라는 것은 우연의 일치는 아니라 생각한다.

비단 이들 뿐 아니라 우리는 전공간의 벽이 사라지는 통섭의 시대에 살고 있다. 국문학과와 심리학과는 그중에서도 전공과 직접적인 일을 하게 되는 사람이 적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 고아성씨와 문근영씨는 자기추천자 전형으로 입학했을 다른 친구들 보다도 더 유익한 대학공부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