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포퓰리즘이 나라를 망친다!', '교총 포퓰리즘을 우려한다.', '지역주의, 포퓰리즘, 부정부패....' 등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포퓰리즘 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문구들이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굉장히 부정적이고 단어 자체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이 지배적이라는 것. 과연 포퓰리즘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또한 옳고 그름을 따지는 판단의 척도가 되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음에 마침표를 찍어보자.

수면위로 드러난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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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ulism' 직역하자면 대중주의이다. 캠브리지사전에서는 포퓰리즘을 '보통사람들의 요구와 바람을 대변하려는 정치사상, 활동'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 내에서 사용되는 뜻으로는 정책의 현실성이나 가치판단, 옳고 그름 등 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일반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여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행태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따라서 정치권 내에서 포퓰리즘이 가진 의미는 굉장히 부정적이다. 이는 자칫하면 대중이 '포퓰리즘이란 단어를 사용한 정치인은 악이고, 그렇지않은 정치인은 정의다'라는 착각을 하게끔 한다. 즉 자신과 생각이 다른 정치인 혹은 자신 보다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정치인을 기회주의자 혹은 한때의 스타로 규정해 버리고 그와 반대로 자신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꿋꿋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진정한 사회의 영웅처럼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만능해결사 포퓰리즘 이라는 딱지.

이렇게 서로를 “넌 포퓰리즘에 빠졌어!”라고 비난을 하며 단어의 사용을 남발하는 정치인들. 왜 이런 단어의 유행이 시작 되었을까? 그 이유는 포퓰리즘 이라는 것이 너무나 속 편하고 휴대성이 좋은 딱지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에게 그들이 가진 정보는 생명이다. 그들은 무수히 많은 정보를 관리하며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고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위한 열띤 토론을 한다. 이런 그들에게 포퓰리즘이란 단어는 정말 획기적인 아이템이다. “네가 증명하고 있는 모든 자료들 다 인정해, 하지만 넌 포퓰리즘에 빠졌어 진정한 정의는 나야” 이러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얼마나 속편한 논리인가! 


포퓰리즘의 남발, 대중이 우스워?

문득 상대를 포퓰리즘에 빠졌다고 비난하는 정치인에게 묻고 싶어진다. 당신은 어떻게 정치인이 되셨나요?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정치인이 되려면 대중의 인기를 업고 선거를 통해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일반 대중은 정치인을 뽑아줌으로써 선거 당시 내건 공약에 대해 지켜줄 것을 암묵적으로 약속받으며 정치인들을 지지 해준다. 즉 정치인의 힘의 근원은 대중, 어찌 보면 그들 스스로의 대중적 인기에 있다. 과연 상대 정치인이 포퓰리즘에 빠졌다고 비난 한다면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물음을 본인에게 할 수 있는가? 또한 대중과 정치인을 분리시켜 놓고 생각하는 자세는 과연 옳다고 할 수 있는가?

정치권내에서 정권을 갖기 위한 싸움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서로가 자신의 위치의 근거를 혼란스럽게 하는, 또한 전적인 부정을 나타내게 하는 “넌 포퓰리즘에 빠졌어!”라는 표현의 남발은 굉장히 위험하며 이 말을 하기 전에 조금 더 심사숙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