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불량한생각 (50)

열한 명 중 오직 한 명, 학생 없는 대학평의원회

대학들이 비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학과구조조정을 추진하자, 대학평의원회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대학들은 대부분 학과를 통폐합하는 결정을 하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일절 수렴하지 않고 결정한다. 그리고는 이를 학생들에게 강요해왔다. 이에 학생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절차의 필요성과 당위를 주장했고, 대학평의원회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구로 거론됐다. 최근 고려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대학평의원회 구성을 학교 측에 요구한 바 있다. 대학평의원회는 2005년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의해 사립학교에 설치하게 되어있다. 사립학교법 26조는 대학평의원회가 대학의 발전계획, 학칙 개정, 교육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이고, 대학헌..

[데일리칼럼] 저축할 수 없는 20대,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오늘은 저축의 날이다. ‘국민의 저축 정신을 양양하고 저축·보험·금융 산업의 진흥’을 위해 기념일로 제정된 저축의 날은 올해로 무려 5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국가의 경제발전에 국민들이 저축을 통해 이바지’ 하도록 제정한 기념일이 50년의 세월을 지나는 동안, 젊은 20대들의 통장에는 50만원은커녕 5만원의 돈을 저축하기도 빠듯하다. 현실 속 젊은이들은 고금리 '저축'이 아니라 고금리 '대출'을 족쇄로 차고 있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행들은 저축의 날을 위한답시고 각종 특별적금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저축의 날을 정부가 직접 기념일로 지시한 것은 1964년의 일이다. 국가경제의 발전하면 빠지지 않는 그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저축의 날의 지정에도 긴밀하게 관여했었다. 저축의 날은 본래 ..

[데일리칼럼] 제2의 새마을운동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20대들은 이 노래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모두가 이 노래를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대부분 노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주지하고 있다. 노래는 바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새마을운동을 상징한다. 70년대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사회를 돌파하려던 국가주도의 ‘근대화운동’이 바로 새마을운동이었다. 그런데 수십 년 전에나 울렸던 철지난 이 노래가 43년이나 흘러 다시금 불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은 새마을운동의 복귀를 의미했다. 박근혜 대통령인수위원회에서 이미 새마을운동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다른 공약은 백지화되는 마당에 새마을운동만은 대우가..

[고함20 대학평가] 약장수가 파는 불량식품, '학과 구조조정'

어느 시점부터 언론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수험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면서 대학도 언론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로 꽤나 재미를 보자 다른 신문사도 줄지어 대학평가에 뛰어들었다. 고함20도 염치없이 이 축제에 밥숟가락 하나 올리고자 한다. 다만 논문인용지수, 평판, 재정상황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은 거부한다. 조금 더 주관적이지만 더 학생친화적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려 한다. 강의실에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A부터 F학점으로 대학을 평가할 계획이다. 비록 고함20에게 A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학보사가 대서특필 한다든가 F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훌리건'이 평가항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은 없겠지만, 고함20의 대학평가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일침이..

[데일리칼럼] '학점 당 등록금법', 근본적인 해결책 되지 못해

지난 26일 민주당 우원식 국회의원은 '대학생 을(乙) 살리기'의 일환으로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6월에 발의한 '무분별한 학과 통·폐합 방지법', 9월 17일에 발의한 ‘적립금 비례 등록금 책정법'에 이은 '학점 당 등록금법'이다. 해당 법안은 대학생이 수강을 신청하는 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 책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의원은 대학이 대학생과 학부모에게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올바른 교육여건'을 만들기 위해 이번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점 당 등록금 책정 방법이 현재 대학 등록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의원에 따르면, '학점 당 등록금법'은 기존 대학의 '학기 당 등록금제'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발의되었다..

대학의 그린캠퍼스화, 학생은 "적당히좀"

지난달 환경부는 ‘2013년 그린캠퍼스’를 발표했다. 최종 선정된 5개 대학은 고려대, 나사렛대, 부산대, 제주대, 충북보건과학대다. 선정된 대학들은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으로 부터 3년 동안 총 1억 2천만 원의 지원금과 함께 기술 지원도 받게 된다. 해당 사업에 신청한 대학들 이외에도 다수의 대학들은 너나 가릴 것 없이 ‘그린캠퍼스’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서울시와 서울에 소재한 대학 34곳이 ‘그린캠퍼스 공동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으며, 2015년 개교 예정인 중부대 고양캠퍼스는 ‘친환경적 그린캠퍼스’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학가에서 ‘그린캠퍼스’란 이름이 사용된 시작점을 찾아보면, 2008년 11월 그린캠퍼스 추진협회가 창립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린캠..

[데일리칼럼] 교사의 편의만을 위한 출석번호는 사라져야한다

"죄수번호 24601."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자베르 경관은 장발장을 이름이 아닌 죄수번호로 부른다. 본인의 이름이 '장발장'이라는 장발장의 대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베르 경관은 그를 버젓이 '24601'이라고 부른다. 놀랍게도 이 풍경은 한국의 교실과 전혀 다르지 않다. 자베르 경감 역할은 교사가, 장발장 역할은 학생이 그리고 죄수번호 대신 출석번호를 대입하면 영락없는 교실의 풍경이다. "오늘이 며칠이지? 4일이야? 4번 일어나서 읽어봐.", "청소는 4번, 5번 둘이서 하도록." 한국의 교실에서는 매일같이 레미제라블 역할놀이가 반복된다. 죄수번호를 연상하게 만드는 출석번호의 사용이 앞으로 교실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지난 15일 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민주로드] 1일차, 대전:'3‧8민주의거'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방법

뜨거운 여름날 고함20 기자들이 두 발로 둘러본 나흘간의 생생한 민주주의 체험기. 기로기, 밤비, 불량한생각, 블루프린트 4명의 고함20 기자가 함께 전국의 민주주의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제는 역사속의 한 페이지로 남겨진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 유적지부터 이 순간까지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는 진주의료원과 밀양송전탑 문제까지.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문제가 교차하는 길 위에서 민주주의와 저항의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 눈으로 민주주의 현장을 둘러보고 마음속에 민주주의 정신을 담아오는 [민주로드] 기획 시리즈. 지난 수년간 3‧8민주의거는 대전의 주요 정치인이 주목하는 핫이슈였다. 대전시와 보훈처로부터 지원을 받아 기념탑을 세웠고, 국회에서는 법률적으로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았다. 그렇..

기획: 청소노동자 ③ 노학연대의 최전선

2011년 1월에 있었던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을 알고 있는가? 라는 질문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그들의 투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지만 이미 미디어나 언론에 수십 번씩 언급되고 노출된 ‘이슈’는 어떤 말도 놀랍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 혹은 형편없이 낮은 임금과 식대에 대해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아니 어쩌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혹시, 청소노동자 투쟁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는 건 아닐까. ‘20대인 내가 청소노동자 투쟁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진 않을까. 의 청소노동자 기획기사는 이런 물음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는 기사를 쓴 고함20의 구성원들의 물음과도 맞닿아 있다. -편집자 주 청소노동자가 받는 부당한 대우와 삶의 애환,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