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신자유주의 (26)

대학이 주식회사가 된 이유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강연의 영상 속 학생들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상하고 있었다. 2008년 두산 재단이 중앙대에 들어온 후 학교는 몇 차례의 강도 높은 학사 및 학교 전반에 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시작은 2009년이었다. 이 과정에서 학교의 독단적인 구조조정 단행을 비판한 학교 자치 언론 중앙문화는 강제 수거되고 예산이 삭감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구조조정을 반대하며 한강 다리에, 건물 공사 현장에 올랐던 학생들은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퇴학이나 정학 등의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약 6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 싸움은 멈추지 않고 있다. 2015년 2월 26일, 중앙대는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을 독단적으로 발표했다. 학교 측에서는 이번 구조 조정안이 인력 ..

철도노조의 파업은 ‘합법’인가 ‘불법’인가

철도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뒤 떠오른 화두는 파업의 합법성 여부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수시로 수서발 KTX는 '민영화'와 무관하다는 답변을 앵무새같이 반복한다. 따라서 '철도 민영화 반대'를 위한 철도노조의 파업은 ‘불법’이라고 말한다. “불법파업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수천 명을 직위해제한 10일에 이어, 현재까지 7,843명이 직위해제 됐다. “파업 관행 반드시 근절할 것”이라던 서승환 장관이 내놓은 현 사태에 대한 해결책이다. 노동3권의 일환인 노동자의 파업권 행사는 대법원 판례로 제한을 받고 있다. 2001년 대법원은 ‘정당한 파업의 목적’을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노동3권에 대해 명시하고 ..

한국 사회의 좌표를 찾다, 제2회 대학생사회포럼

“2013년, 한국 사회의 좌표는 어디입니까?” 대학 학회들이 ‘생각의 좌표’를 찾기 위해 똘똘 뭉쳤다. 지난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2일 간,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2회 대학생사회포럼’에는 총 220여 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했다. 2013년 대한민국의 정치사회적인 상황 하에서, 대학생들이 어떤 시각을 지닐 것이며 각종 문제들이 도래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분석해 발표하는 자리였다. 포럼을 주최한 학회학술네트워크(준)는 서울 시내 17개 대학 학회들의 연합체다. 각 학회장들이 “학회에 소속된 대학생으로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기 위해 2010년부터 꾸리기 시작해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인 출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포럼은 작년에 이어 2번째로 기획된 대외적 학술 ..

서민에게 불리한 세제 개편, 더 이상은 안 된다

다음달초 공개될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개편안이 서민의 세금 부담을 늘리고 오히려 부자나 대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일괄적인 세율을 적용하는 ‘법인세 과표구간 단일화’는 대기업에 유리하고 중소기업에 불리한 정책이다. 2주택 이상 소유자들이 집을 팔 때의 세금을 줄여주는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와 같이 부자 감세에 해당하는 정책도 있다. 반면 ‘의료비․교육비 소득공제 폐지 및 세액공제 도입’이나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하향 조정’ 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서민 직장인들의 세금 부담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과세 형평성 기조를 내걸고 저소득층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마련하긴 했다. 그러나 연봉 6000만원이면 고소득층..

대학 구조조정, 대학생·전문가·국회의원이 공동 대응한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월 4일,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학평가에서 인문학, 예체능계열의 취업률 지표를 반드시 없애겠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전국의 여러 대학에선 인문학, 예체능 관련 학과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 대전에서만 해도 목원대 독일언어문화학과, 프랑스문화학과, 배재대 국문학과, 독일어문화학과, 프랑스어문화학과, 한남대 독일어문학과, 철학과 등 많은 학과의 통폐합 및 폐지가 결정됐다. 잇따른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비판 여론은 거세졌다. 구조조정 대상 학과 학생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펼쳤다. 김난도 교수도 지난 7월 3일 가진 ‘김난도의 내일’ 출간 기념 기자 회견에서 “취업률 등 계량화한 자료만 갖고서 대학을 평가하는 건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발언은 이..

[언론유감] 힐링과 멘토링 담론에 대처하는 언론의 모습

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좋고 어떤 기사가 나쁜지 알아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WORST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내가 당신이라면 멘토를 찾을 것… 그들에게 가서 딱 7분만 들어라" (조선닷컴)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3/29/2013032901291.html "만일 내가 당신이라면..

[20대와 인간관계下] 모래처럼 부서지기 쉬운 우리들의 관계

인간은 약하다. 단군 이래 최대 스펙으로 무장한 현 청춘들도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과의 모임에 속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20대의 모습이다. 개인주의 문화가 팽배하다며 기성세대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20대에게도, 어설프지만 자신만이 갖고 있는 관계의 덩어리가 있다.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 모임들이 말이다. 물론 20대에게 공동체는 참 낯간지러운 단어이다.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나 봄직한 이 단어는 청춘들에게 상당히 고지식하며 낯선 느낌을 준다. 대학생 이준헌(26)씨는 “공동체라고요? 글쎄요. 그냥 모임, 동아리, 뭐 이런 것은 와 닿는데 공동체라니 좀 뭔가 교과서같은 느낌이네요” 라고 말한다. 20대에게 공동체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단어로 여겨진다. 스터디,..

<다크나이트라이즈> 베인의 '혁명'이 저격한 고담의 '그늘'

※ 본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크나이트라이즈 개봉 전 최대의 화두는 과연 놀란이 히스레저의 ‘조커’를 극복할 악역을 찾을 수 있는가 였다. 그리고 개봉 후 기괴한 근육과 그로테스크한 마스크를 쓴 새로운 악역 ‘베인’은 기대만큼이나 뜨거운 논쟁의 한가운데 섰다. ‘베인’ 자체에 대한 분석이 다크나이트라이즈 전체를 다루는 리뷰만큼 만만찮은 논쟁거리였던 것은 '베인'이 그 자체로 ‘조커’와 비교를 넘어선, 철저히 다른 종류의 악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커의 목적이 인간의 그늘을 파헤치고 인간성을 뒤흔드는 데 있다면 베인의 목적은 라스알굴이 주창한 종착지인 인간성의 파괴와 완전한 파괴를 통한 문명의 재건에 있었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방식은 그 자체로 인간의 역동성을 대변하는 ‘혁명’이었다. 이를..

[데일리이슈] 론스타의 탐욕에 정부의 능력 보여줘야

그야말로 지독한 수준이다. 2003년 외환은행 주식을 2조 1549억원에 사들여 올 2월 3조 9156억원에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한 속칭 ‘먹튀자본’ 론스타 얘기다. 주주 배당금을 합쳐 4조 6634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이익을 냈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투자기간 동안 한국정부의 부당한 행정 조치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협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외환은행 주식 매각시 정부에 낸 3915억원, 매각이 지연되고 협상대상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주식 가치가 하락해 떨어진 매각가 등에 대한 보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30일, 론스타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SD는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현지 정부의 차별적 정책으로 인해 손해를 입었을 때 국제중재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한미FTA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