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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 마지막 방송, '고스 세대'를 위로하다

신해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3040이나, 90년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글쟁이들이나 매스컴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신해철 라디오 커리어의 정점은 2000년대였고, 그때 꽤 많은 팬들을 모았다는 점이다. 그 팬들은 일명 '고스 세대'들이다.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들도 팬덤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고스 세대는 솔로나 넥스트 시절 음악을 듣고 팬이 된 사람이 아닌, 2001년 이후에 방송된 고스트 스테이션을 듣고 팬이된 뒤, 역으로 그의 음악을 찾아들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신해철이 2000년대에도 10년 가까이 방송을 한만큼, 고스가 진행되는 동안 10대였던 사람들은 20대나 30대 초반이 되었다. 신해철과 함께 한 자신의 30~40대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이, 신해철..

이효리는 4만 7천원, 우리는 4천 7백원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가압류 소송 때문에 힘겨워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아름다운 재단에서 시작한 ‘노란봉투 캠페인’이 있습니다. 쌍용차 노조가 사측과 경찰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47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후, 시사인 독자 배춘환씨가 손해배상에 써달라며 아이의 학원비 4만 7천원을 선뜻 내놓은 것이 발단이 되어 시작된 캠페인입니다. “해고 노동자에게 47억원을 손해배상하라는 이 나라에서 셋째를 낳을 생각을 하니 갑갑해서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고 싶어서 보냅니다. 47억원… 뭐 듣도 보도 못한 돈이라 여러 번 계산기를 두들겨봤더니 4만 7천원씩 10만 명이면 되더라고요” 라는 배씨의 말은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고, 17일에는 가수 이효리씨까지 참여한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

<또 하나의 약속>을 보고도 삼성맨이 되고 싶은 이유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허구로 만들어진 동생 캐릭터,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삼성을 싫어할 순 있어도 거부할 수 없는게 우리의 현실 오늘도 삼성 취업을 목표로 사는 사람들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은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고 황유미씨의 안타까운 사연, 그리고 딸의 억울함을 풀고자 노력했던 황상기씨의 투쟁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택시에서 숨진 딸, 재판에서의 증언을 약속했다가 배신하는 직원, 산재신청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0억을 제시한 일 등은 모두 사실이다. 하지만 허구로 만들어진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극중에서 철없는 동생으로 나온 ‘윤석’(유세형 분)의 이야기다. 일자리가 없어서 전전긍긍하던 동생 윤석을, 누나를 죽게 만든 ‘진성 반도체’의 인사팀 직원이 ..

교학사 교과서 논란, 그럼에도 '국정 교과서'로 돌아갈 순 없어

소설 는 중국 한나라 왕족의 후손이었던 나관중이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그린 대하소설이다. 역사적 인물이나 시대적 사건은 진실이고, 세부적인 일화들은 허구로 그려낸, 요즘말로 하면 faction (fact+fiction)이다. 나관중은 여기서 멸망한 한나라의 왕족이었던 유비를 성군이자 주인공으로 그려내고, 그에 맞서는 조조를 악당으로 그려낸다. '한나라 중심주의'가 소설에 반영된 것이다. 비록 소설이긴 하지만 '나관중의 역사관'이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역사교과서 논란은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꾸면서 벌어졌다. 이러한 변화가 뜻하는 것은 단 하나의 통일된 역사관만을 주입시키는 게 아니라, 다양한 역사관이 교육의 현장에서 공존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다. 역사를 국가 주도로 해석..

국정원 트위터 계정, 10.26 서울시장 재보궐때도 여론조작 의혹

기사나 극우논객 리트윗하던 '좀비 계정'들, 검찰조사 결과 국정원 관리 계정일 확률 높아 10.26 재보궐선거때도 나경원 후보 지지 트윗만 리트윗 하는 계정들 있어 지난 21일,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올린 트윗 121만 건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들이 운영한 '좀비 계정'은 대선을 위해서만 잠시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좀비 계정 - 똑같은 글을 동시에 리트윗하거나, 자동으로 기사만을 올리는 계정) 적어도 재작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때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트위터리안들도 '좀비 계정'의 배후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재작년 12월 한 네티즌이 수십계의 계정이 새벽 3시경에 조선일보 기사를 동시에 올린다는 사실을 찾아내서 논란이 됐다. 그 이후로 한겨레, 한국일보 ..

‘몸캠 스타’ ‘국제적 망신’... 에일리 사건이 보여준 우리 언론의 자화상

“에일리는 피해자다”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지만, 정작 언론 보도는 변하지 않았다 언론들은 에일리를 죄인으로 몰아가며,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 서슴지 않아 에일리 사건에 대처하는 네티즌들의 모습은, 과거 연예인들의 사적인 사진이나 동영상이 유출됐을 때와는 달랐다. 에일리를 명백한 피해자로 보고, 에일리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유출한 사람이 가해자이며,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으며, 에일리를 웃음거리로 삼거나 ‘문란하다’며 비난하는 글들이 오히려 돌을 맞았다. 에일리가 광고모델인 한 치킨 회사에서 사건 이후에 에일리 사진을 없애자, ‘불매 운동을 하자’는 식의 강력한 반발까지 일어났다. 사람들은 분명 달라졌다. 하지만 언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피해자인 에일리를 마치 엄청난 ..

[언론유감] 명문대생의 오만한 알바 체험기

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2 !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왜 나쁜 것인지 조목조목 따져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이번주 BAD 기사: [대학생 칼럼] 모욕과 불친절 … 좋은 고용주가 돼 주세요 http://joongang.joins.com/article/092/13030092.html 얼마 전 단순노동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몇 달 했다. 2시간 과외 수업을 하면 받..

[외식의 품격] 우리가 먹는 음식들, ‘제대로’ 만든 것일까?

[서평] 서양음식의 ‘근본’에 관한 이야기 흔히 ‘맛은 주관적’이라고 말한다. 누군가에겐 지상 최고의 음식이, 또 다른 이에겐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맛집을 찾아다니고, 어디가 맛이 있는지 떠들어대지만 실상 자기 혀 이외에는 맛을 판단할 명확한 기준도 없다. 유명 음식 블로거들, TV 맛집 프로그램들을 많은 사람들이 참고하지만 그것도 신통치가 않다. 어디까지나 그것도 한 인간의 ‘혀’에 의존하는 평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만들어진 음식’인가, 음식의 완성도를 규명하는 일은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다. 원칙은 분명하다. 재료의 특성을 이해한 올바른 조리법(재료의 맛을 끌어올리는)을 사용했고, 그에 맞춰 음식의 고유한 특징 (맛·식감·목넘김 등) 얼마나 잘 살려 냈는가, 로 판단하면 된다. 이 원칙을..

김문수 지사 대학 강연에 학생회가 강제 동원?

서울 모 여대 ㄱ학부에서 열리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강연회에, 학생회 구성원들이 강제 참여를 요구 받았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SNS에는 모 여대 ㄱ학부 학생회 측에서 보낸 문자가 올라왔다. “10월 30일 수요일에 진행되는 특강에 학생회 여러분들께서는 ‘필참’ 해주시기 바란다. 우리학부에서 주최하는 행사인 만큼 교수님들께서 학생회의 전원 필참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는 내용이었다. 학생회에서 출석체크를 할 것이며, 참석이 어려우면 대신 참여할 학생 한 명을 섭외해 달라는 요청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협조 임원에 관해서는 학생회 삼진 아웃제 경고 1회 및 교수님께 불참자 명단 제출드릴 예정이다”며 참석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가해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ㄱ학부 학생회장은 “‘국제개발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