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종자기 (19)

[청년연구소] 휴가 나온 군인, ‘박근혜’라는 말 못 쓰나요?

'청년'과 '20대'에 대한 인상비평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청년이슈팀의 [청년연구소]는 청년과 20대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분야의 학술 텍스트를 소개하려합니다. 공부합시다! “너희들 휴가 나가서 박근혜 대통령님 관련한 글 페이스북에 쓰면 안 돼.” 평범한 20대 남성들은 적당한 나이에 군대에 들어간다. 그들은 입대하기 전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휴가 나가기 전에 상관으로부터 일장 연설을 듣는다. 일명 ‘휴가 전 교육’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선거철과 같은 정치적 이슈가 팽배해질 때 더욱 심해진다. 집회참석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나 SNS에 정부와 관련한 글 작성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심지어는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기 전에도 한 번 더 생각하라는 말을 듣는다...

대학교 선거에 출신고교가 필요할까?

대학교 학생회장 선거철이 돌아왔다. 총학생회장부터 과 학생회장까지 한 학교 내에서만 수십 개의 선거가 치러진다. 각 학생회장 후보는 자신을 알리기 위해 길거리에 홍보 현수막을 걸거나 사람들에게 팸플릿과 같은 홍보 유인물을 돌린다. 한 대학의 총학생회선거 일정공고문. 홍보 유인물 안에는 일반적으로 후보자의 공약이나 이력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이력사항에는 어김없이 ‘OO 고등학교 졸업’ 등과 같은 출신고교가 적혀있다. 선거에 필요한 정보인 후보자 자질이나 공약과는 상관없는 내용이다. 오히려 출신고교는 후보자 개인의 능력이 아닌 학연에 기댄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후보자 포스터에 출신고교가 적혀있다. 실제로 서울 시내 대학 10곳 중 8곳의 총학생회장 후보자 홍보 포스터에는 출신고교가 적혀있다. 김민선(홍익대..

괜찮아 '기업'이야? 채용과정 '갑질' 그만해야

공채시즌이 절정을 향해가고 있다.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 중 몇몇은 서류에서 고배를 마시고, 또 다른 몇몇은 면접장을 향한다. 일반적으로 서류와 시험 그리고 면접으로 진행되는 채용과정 속에 취준생들은 ‘괜찮다’는 말을 속으로 외친다. 필기에서 떨어지면 ‘서류라도 붙여주었으니 괜찮다’, ‘면접에서 떨어지면 면접이라도 보게 해줬으니 괜찮다’는 식이다. ⓒ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활용 KOTRA, 필기시험 보려면 본사 방문해 도장 받아야그러나 채용과정은 괜찮지 않다. 이번 하반기 채용에서 KOTRA 서류 합격자들은 양재동 KOTRA 본사를 방문해야만 했다. 서류합격자가 필기시험을 보려면 수험표에 KOTRA 도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KOTRA 관계자는 “지난번 채용 때 서류합격자 중에 필기시험을 보지 않..

"폰팔이는 다단계와 비슷하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이른바 '폰팔이'(휴대폰 판매 아르바이트)로부터 '호갱'(호구 고객)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행된 법이다. 그렇다면 폰팔이들은 왜 호갱을 만드는지, 단통법 이후 정말 호갱은 없어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폰팔이를 한 김민규(25·가명)씨를 만났다. ⓒ 연합뉴스 Q. 왜 휴대폰 판매, 이른바 폰팔이를 시작하게 되었나작년 5월에 군대에서 전역을 했다.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인형 탈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한두 달 정도 일을 하자 폐렴에 걸렸다. 인형 탈 먼지가 몸에 쌓였기 때문이다. 퇴원하고 나니 그나마 벌었던 돈을 전부 병원비로 탕진하게 되었다. 몸도 안 좋은 상태에서 쉬운 아르바이트를 찾다 보니 폰팔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환풍구 위를 걸어보지 않은 자, 돌을 던져라

[어그로] : Aggravation(도발)의 속어로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의 도발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갖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어그로 끈다"고 지칭한다. 고함20은 어그로 20 연재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목소리도 주저없이 내겠다. 누구도 쉽사리 말 못할 민감한 문제도 과감하게 다루겠다. 악플을 기대한다. 지난 17일은 금요일이었다. 한 주 동안 고된 업무가 끝나는 날이었다. 주말이 온다는 생각에 퇴근길 발걸음은 가벼웠을 것이다. 때마침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발걸음을 붙잡았다. 더 보고 싶은 마음에 높은 곳에 올라섰고, 발 몇..

나는 없지만, 나를 팝니다

새벽 4시 30분, 시장이 열린다. 특이한 '상품'이 팔린다. 새벽 농산물 시장처럼 죽어 있는 '상품'이 아니다. 그렇다고 새벽 수산물 시장처럼 '상품'이 수조에 갇혀 있지도 않다. 이 곳의 '상품'은 자유롭게 움직이며 살아 있다. 말도 할 수 있으며, 생각도 가능하다. 여기는 남구로 인력시장이다. 남구로 인력시장 전경 ⓒ고함 20 남구로역 2번 출구를 나와서 뒤돌아 걸으면 인력시장이 펼쳐진다. 길거리엔 사람이 가득하다. 사람들의 얼굴은 까무잡잡하고 군복 바지와 등산용 조끼를 입었다. 비슷한 모습이다. 길 한쪽에는 이들을 실어 건설현장으로 나르는 봉고차가 빽빽하게 세워져 있다. 봉고차를 지나 걸어가면 밥 차가 나온다. 밥 차의 트렁크를 열고 파란색 간이 식탁을 펼치면, 여기가 아침밥을 해결하는 주방이자 ..

[어그로 20] 자취한다고? 그래서 어쩌라고

[어그로] : Aggravation(도발)의 속어로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의 도발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갖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어그로 끈다"고 지칭한다. 고함20은 어그로 20 연재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목소리도 주저없이 내겠다. 누구도 쉽사리 말 못할 민감한 문제도 과감하게 다루겠다. 악플을 기대한다. 소개팅에 나갔다. 첫인상은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알 듯 말 듯 한 상황에서 여자가 자취생이라고 말한다. 바로 사랑이 용솟음치는가. 하루빨리 고백해서 손잡고 그녀의 자취방에 들어가고 싶은가. 위의 사진은..

재미도 감동도 없는 예능 속 남녀 일반화

"남자가 부엌 가면 고추 떨어진다!" 온 가족이 모인 명절날, 물이라도 마실까 해서 부엌에 들어가면 할머니는 이렇게 말하시면서 당신의 며느리를 시키셨다. 부엌은 금남의 구역이었다. 반면에 추석 차례상이 있는 거실은 금녀의 구역이었다. 막상 차례가 시작되면 여자들은 작은방에 모여 나올 수 없었다. ‘모름지기 남자는~’이라고 시작하는 할머니의 말은 진지했고, ‘자고로 여자는~’이라는 말은 지엄했다. 무엇보다도 그런 말을 들으면 괜스레 숨이 막혀왔다. 할머니 댁뿐만이 아니다. 요즘 방송에서도 ‘여자는~’ ‘남자는~’이라고 시작하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SBS는 지난 8월 27일부터 ‘달콤한 나의 도시’를 방영했다. 한국판 ‘섹스앤더시티’를 표방한 프로그램으로, 20대 후반의 일반인 여성 4명이 주인공이다. ..

[편의점 기획] 편의점 삼각김밥은 일본을 뛰어넘었다

전상인 교수의 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편의점 한 점포당 인구수는 2,000명 정도다. 우리보다 먼저 편의점 문화가 발달한 일본보다도 많은 수다. 한국편의점협회의 2012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20대가 전체 편의점 이용 고객의 약 31%로 1위를 차지한다. 고함20은 네 편의 기사를 통해 생활 속 깊숙히 침투된 편의점의 모습을 조명한다. ⓒ 한국브랜드경영협회 삼각김밥은 1980년 일본 편의점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 당시 일본은 거품경제가 붕괴할 무렵이었다. 일본인들은 일에만 집중했고, 밥 먹을 시간은 없었다. 자연스럽게 10분이면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편의점 삼각김밥을 애용했다. 하지만 일본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는 침몰했고 다수의 일본인은 길거리에 나앉았다. 일이 없어 시간은 생겼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