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나꼼수 (25)

[아! 노무현] 2002년의 시간들 - 나는 노무현 키드였다

선거권도 없으면서… 2002년 겨울, 내 관심사는 온통 대선에 쏠려있었다. 16살, 어렸지만 세상이 달라질 거라는 믿음만은 굳건했던 때었다. ‘노무현 열풍’은 나를 정치적으로 각성시켰고,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생각을 하도록 이끌었다. 그때부터 나는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무엇이 옳은 정치적 사고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세상만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도 변하고 있었다. 노무현은 내가 생애 처음으로 지지한 정치인이었다. 인터넷의 영향이 컸다. 인터넷에서 그의 연설 동영상을 찾아보고, 노사모 게시판에서 그를 지지하는 글을 수도 없이 읽다보니 자연스레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Radio Roh' (노무현 라디오 방송) 를 들으면서 노무현 지지자들끼리의 모종의 동지 의..

[아! 노무현] 노무현, 그리고 91년생의 언론

그가 봉하마을에 칩거하던 2009년 봄,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식단을 핑계로 친구들과 교문 밖에 나와 점심을 먹던 중 TV 속의 그를 보았다. 퇴임 후 모습이 뜸했던 그는 여러 대의 호위차량에 둘러싸여 검찰로 출두하고 있었다. ‘저런 것도 생중계를 하는 구나’라고 생각하던 중, 한 친구의 조소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호위차량은 왜 붙이는 거야? 저거 노무현 보고 내라고 해야 해. 돈 아깝다.” 별것 아닌 걸로 잡는 트집이 우스웠지만, 정치인에 호불호를 가진 친구가 신기하기도 했다. 당시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친구들은 정치뉴스가 따분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얼마 후 그가 서거했다.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소식에 놀란 나와 친구들은 괜히 달아올라 감상을 나눴고 그 친구는 이번에도 볼멘소..

[데일리이슈] 우석훈의 <88만원세대> 절판 결정, 유감스럽다

우석훈 박사는 지난 26일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책 의 절판을 선언했다. 그는“처음에 이 책을 쓰면서 생각한 변화는 벌어지지 않았다.”며, “세상에 준 기여보다 부정적 폐해가 더 많게 된 책, 청춘들이 움직이지 않을 이유를 삼게 된 책”이라며 절판의 이유를 설명했다. 나아가 “죽어도 바리케이트를 치지는 못하겠다는 20대만 더 많아졌다.”고 지적하며 “청춘이여, 정신 좀 차려라”고 일갈했다. 그가 말한 절판의 이유는 동의하기 어렵다. 자신의 책 한권을 통해 청년세대가 변하고,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 하는 것도 우습거니와, 대중이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책이 청년세대를 계몽시켜서, 혁명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길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세..

[기획] 한대포 전 의장 윤주진 인터뷰 "보수와 진보, 더욱더 싸우는 것이 해법"

보수, 진보? 더욱더 싸우는 게 해법! 한국대학생포럼 전 의장 윤주진과 보수와 보수대학생을 이야기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대학생은 보통 진보의 이미지였다. 보수는 어색했다. 윤주진은 보수대학생이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갔다. 한국대학생포럼의 회장직을 역임하며, ‘어버이연합’과 ‘뉴데일리’ 등 한국에서 소위 극우·보수단체라 불리는 단체와도 교류했다. 각종 꼬리표가 붙었다. 한나라당 알바라는 소리부터 어용단체라는 비난까지. ‘백지연의 끝장토론’은 그를 더욱 부각시켰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정봉주 전의원과 소위 ‘맞짱’을 떴다. 판은 더 커졌고 비난도 더 거세졌다. 그러나 그는 괘념치 않는다. 오히려 더 불을 붙인다. 보수와 진보는 더욱 싸워야 한다고 말하는 그, 가장 대표적인 보수대학생으로 거듭..

[데일리이슈] 나꼼수와 경향신문, 그리고 20대 언론의 미래

최근 경향신문이 ‘나꼼수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에 관해, 나꼼수 측의 의혹을 가라앉히는 오피니언을 실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나꼼수의 김용민씨가 트위터 상으로 경향신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자, 나꼼수 지지 세력은 트위터 상으로 ‘경향 절독’을 하자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들의 행동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는 용인할 수 없다며, 특정신문에게 당파성을 강요하는 압박처럼 느껴진다. ‘조중동’이 비난을 받게 된 이유는 그들이 보수적인 논조를 띄어서만은 아니다. 그들이 당파적일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왜곡보도도 서슴지 않았다는 점이 비난의 요소로 더 크게 작용했다. 나꼼수 지지 세력이 경향신문을 압박하는 것은 경향신문을 ‘제2의 조중동’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인 것이다...

[나꼼수 비키니 시위 논란] 바보야, 문제는 비키니가 아니야!

‘나꼼수 비키니 시위 논란’은, 엄밀히 말하자면 ‘비키니 시위’에 대한 논란이 아니다. ‘비키니 시위’를 받아들이는 나는꼼수다 3인방과, ‘나꼼수 팬덤’의 ‘반응’에 대한 논란이다. 그러니까 ‘비키니 시위’를 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거나, 자발적인 행동이니까 성 상품화가 아니라는 말은 이번 논란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부분인 것이다. 사실 나꼼수 3인방과 ‘나꼼수 팬덤’을 비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키니 시위’라는 행동 자체에 대해서는 가치판단을 한 적이 없다. 단지 ‘비키니 시위’를 독려하는 주진우의 ‘정봉주 접견민원 서신’에 대해서 처음으로 문제제기를 했고, 그것을 하찮고 시시콜콜하게 여기는 소위 ‘진보마초’들에 대한 추가적인 문제제기가 이어져서 논란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문제의 발..

통합이냐 연대냐, 총선 승리를 위한 야당의 움직임

총선이 앞으로 100일도 남지 않았다. 야당들은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통합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통합 움직임은 크게 2개의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진보정당 일부와 시민단체를 포섭해 통합을 이룬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진보신당 탈당파의 연합으로 이루어진 통합진보당(이하 진보당)이 바로 그것이다. 정권교체는 이들의 공통의 뜻이다. 하지만 총선승리를 위한 통합과 연대에 서로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안철수 현상과 같은 신드롬에는 아직 맞서기가 역부족이다. 또한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의 쇄신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민주당과 진보당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은 것이다. 새로운 민주당,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민주당이 직접선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당내 지도..

화제에 달려드는 그들, 후속기사는 없다

한국인의 특성으로 항상 거론되는 것이 냄비근성이다. 냄비근성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냄비가 빨리 끓고 빨리 식듯이 어떤 일이 있으면 흥분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는 성질’ 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인터넷 언론도 이 냄비근성에 물들어 있다. 아니 어쩌면 언론이 대한민국의 냄비근성을 더욱 더 부추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큰 사건이 발생하면 인터넷은 그 사건에 관한 기사로 도배된다. 사건의 별다른 진전에 없음에도 그에 대한 기사는 몇일 동안 반복된다. 그리고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거나 시간이 흐르면 다시 새로운 사건에 대한 기사로 도배되고 그 전의 사건은 잊혀져 버리고 재거론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전 국민적인 보급과 인터넷의 발달은 인터넷 언론을 대중들의 접근이 가장 쉬운 언론으로 만들었다. 그에 따..

2011년을 정리하는 고함 Award - 사회 부문

2011년 한 해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고함어워드 수상자를 선정하는 일은 많은 고민이 따랐다. 하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굵직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물, 집단들만이 머릿속에 남았다. 다음은 어떤 상을 줄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고함20 기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그래서 그런지 상당히 풍자적이다. 올해의 인물 - 김진숙 김진숙은 한 겨울 새벽에 35m 상공 크레인에 올랐다. 그는 추운 겨울이 다시 얼굴을 내밀 무렵이 돼서야 크레인에서 내려와 땅을 밟았다. 2011년 중 309일, 계절이 4번이나 바뀔 만큼 긴 시간이었다. 그로 인해 많은 것이 변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재벌총수는 국회에 불려갔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부산 영도구를 방문했다. 오직 그의 얼굴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