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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말고사 대신 총장실 앞 점거, 대전대 한의과대학 학생들

2013년의 마지막 날을 총장실 앞에서 보내는 학생들이 있다.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들은 편입학 제도 개정에 반대하며 기말고사를 거부했다. 반대 의견을 담은 대자보와 플래카드를 붙이고, 공청회 참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대자보와 플래카드를 철거하고, 공청회 참석 요청을 무시하며 편입학 제도 개정을 밀어붙였다. 결국, 대전대 한의과대학 학생들은 12월 19일부터 총장실 앞 점거라는 강수를 뒀다. 학교 측에 대화를 요구하며, 3교대로 매일 밤 까지 새면서 총장실 앞을 지키고 있다. 학교 측 또한 대응 수위를 높였다. 징계위원회에 학생 10여 명이 소집됐고, 편입학 제도 개정 반대를 이끌고 있는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제적시키겠다는 협박도 이어졌다. 대전대 한의과대학의 한 학생을 만나,..

“안녕들하십니까?” 대전 나들이

‘안녕들하십니까’ 깃발이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 펄럭였다. 깃발 밑에는 안녕하지 못한 학생들의 사연이 자리했다. 10여 개의 피켓과 대자보는 한군데 모여 차디찬 바람을 이겨냈다. 이윽고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물음이 울려 퍼졌다. 그러자 피켓과 대자보에 꾹꾹 눌러 담은, 안녕하지 못하다는 사연은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갔다. “아니요. 안녕하지 못합니다!”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물음이 전국으로 뻗어 간다. ‘안녕들’ 모임은 ‘안녕들하십니까 전국 나들이’ 행사를 12월 26일~27일, 이틀에 걸쳐 진행했다. 26일에는 광주, 27일에는 대전, 창원, 부산에서 안녕하지 못한 학생들이 모였다. 이들은 고려대학교에서 시작되어 서울 곳곳으로 퍼진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외침을 지역까지 확장한다는 생각이다. 우선 광주..

[데일리칼럼] 저 또한 안녕하지 못합니다

안녕하지 못한 대학생들의 대자보 릴레이는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 매일 같이 대자보가 새로 붙고 있습니다. 대자보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1000개는 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는 25만 개를 넘어섰고, 이제는 대학별로도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지가 생겼습니다. 16일에는 명동에서, 17일에는 서울역에서 1인 시위도 시작됐습니다. 안녕하지 못한 대학생들의 목소리는 앞으로 더 커질 것 같습니다. 이러한 ‘안녕들하십니까’ 열풍에, 저는 처음부터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안녕들하십니까’ 열풍에 동참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자라는 미명 아래 현상을 관찰하고, 이어지는 논의를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

안녕하지 못한 대학생들의 대자보 릴레이

요즘 대학생들에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대자보’가 다시금 대학가를 뒤덮고 있다. 안녕하지 않다고 말하는 대학생들의 대자보가 고려대, 성균관대, 용인대, 중앙대, 상명대, 인천대, 연세대 등지에서 최근 며칠 사이 연이어 게재됐다. 다른 대학에서도 대자보를 붙이려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있어, 대자보 릴레이는 다음 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자보 릴레이의 출발점은 고려대 경영학과 주현우씨가 12월 10일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붙인 대자보 였다. 주현우씨는 대자보 에서 파업에 참여한 철도노동자들의 직위해제,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밀양 송전탑 건설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대자보의 말미에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

무신론 동아리 Freethinkers KAIST의 험난한 여정

“저희는 종교가 없습니다. 세뇌로 얼룩진 울타리를 깨고 나와 세상을 둘러보면 신이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종교를 만들었다는 것을 더 감동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서울대학교에 등장하며 화제가 된 ‘전도퇴치카드’의 첫 구절이다. 전도퇴치카드를 만든 서울대 무신론 동아리 Freethinkers SNU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여러 언론사에서 Freethinkers SNU 양호민 회장을 인터뷰했고, 한국에는 처음 생긴 대학 무신론 동아리 Freethinkers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하지만 대학 무신론 동아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Freethinkers SNU보다 먼저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대학 무신론 동아리 Freethinkers KAIST는 최근 난관에 봉착했다..

잉여 청년을 다룬 세 영화. <코알라>, <잉투기>,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신조어였던 ‘잉여’가 이제는 20대 청년을 일컫는 말로 보편화됐다. 다른 누군가가 잉여라고 부르기 이전에, 20대 청년들은 스스로를 잉여라고 칭한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아무 스스럼없이 잉여라는 말을 꺼낸다. 올해 6~7월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30대 26%는 “현대사회에서 잉여세대로 불릴 만큼 생산성이 없다”고 답했다. 올해 말에는 ‘잉여 청년’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 3편이 연이어 개봉됐다.(10월 24일 개봉 , 11월 14일 개봉 , 11월 28일 개봉 ) 세 영화를 만든 감독들 또한 20대 후반~30대 초반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김주환(32) 감독, 엄태화(33) 감독, 이호재(29) 감독) 잉여 청년에 대한 영화를 잉여 청년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잉여 청년을 주..

[데일리칼럼] 대학본부의 학생회 선거 개입, 원천 봉쇄해야

매년 말이면 대학 캠퍼스는 학생회 선거로 떠들썩하다.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대학부터 법적 분쟁이 일어난 대학까지, 다양한 화젯거리를 낳은 2013년도 학생회 선거는 어느덧 마무리되어 간다. 그중에는 학생회의 구성에 대학본부가 개입하는 일도 발생했다. 조직 폭력배가 총학생회를 장악했던 구미대학교와 김천대학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구미대에서는 총학생회장을 총장이 임명하게 됐고, 김천대에서는 총학생회 구성 자체를 하지 않게 됐다. 이렇듯 학생회 구성에 대놓고 개입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쩨쩨한 방법으로 교묘하게 개입하는 대학도 있다. 중앙대학교에서는 학교본부의 개입으로 인문대 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됐다. 인문대 학생회장 후보자 김창인씨의 후보자 자격을 학교본부에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징계를 받은 전력이..

[데일리칼럼] 계속되는 인문계열 학과 구조조정, 호갱님이 된 대학생

2013년,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 학과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학과는 인문계열이 대다수였다. 경남대 철학과, 동아대 국문학과·문예창작학과, 목원대 독일어문화학과·프랑스문화학과, 배재대 국문학과·독일어문화학과·프랑스어문화학과, 중앙대 비교민속학과·아시아문화학부, 한남대 독일어문학과·철학과 등 열거하기 벅찰 정도로 많은 인문계열 학과가 통폐합됐다. 인문계열 학과의 낮은 취업률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배경에는 취업률을 중심으로 한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 정책이 있었다. 이러한 비판이 이어지자, 올 7월 교육부는 대학평가 때 인문계열 학과에 대해선 취업률 지표를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계열 학과 구조조정은 2014년에도 이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인문계열 학..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우종우 대표 인터뷰

지난 11월 14일,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가 창립됐다. 창립식과 함께 열린 ‘기본소득 토크콘서트’에서는 기본소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가 주로 오갔다.(해당 기사 :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금민, 물뚝심송, 홍세화의 토크콘서트) 창립식 이후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우종우 대표를 만나,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창립됐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지 등의 얘기를 나눠봤다. 기본소득 지역네트워크가 만들어진 곳이 한국에선 대전이 처음이라 들었어요. 어떤 과정을 거쳐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가 창립됐나요? 올해 2월 14일, 지인 5명이 기본소득을 공부하는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최광은 전 사회당 대표가 쓴 이란 책을 같이 읽고 토론을 했어요. 기본소득에 대해 깊이 공부를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