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과거연재/토닥토닥 (30)

'김정일 개xx' 외쳐야 국회의원 될 수 있나?

결국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30일, 19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이석기와 김재연이 국회의원이 된 것이다. 진보진영의 큰 비극이며, 앞으로 ‘진보’의 성장을 막을 큰 걸림돌이 하나 생긴 셈이다. 두 당선자는 당내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사태까지 조장하면서 진보진영의 대중적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그들이 4년 동안 금배지를 달고 있는 것은 진보진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진보진영의 비도덕성을 환기시킬 뿐이다. 심정적으로는 차라리 제명시켜줬으면 고맙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진보진영의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정치 공학적으로 봤을 때 새누리당으로서는 틈만 나면 공격할 수 있는 ‘좋은 먹잇감’을 찾은 것이기 때문에, 제명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지금 일어나는 ‘제명..

감시견 언론, 법적으로 보장하라

MB 정권이 들어선 이후 ‘언론 장악’은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 왔다. 정부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고 친정부적인 언론을 새롭게 세우려는, 언로를 독점하려는 시도 말이다. 후보자 당시 측근이 ‘이미 포털(네이버)과 보수 언론은 모두 다 장악됐다’라는 말을 흘리면서 시작된 언론 장악 논란은 취임 후 KBS, YTN, MBC의 사장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해임하고, 친정부 ‘낙하산’ 인사를 앉히면서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KBS 시사투나잇, YTN 돌발영상 등 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으로 호평을 얻었던 프로그램들이 모조리 폐지되기도 했다. 대기업, 신문사의 방송사 지분 참여를 허용한 미디어법과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에게만 길을 열어준 종편 선정에서는 정점을 찍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경우 언론..

방송사 파업, 국민의 ‘알 권리’ 문제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가인가? 아니 국민이다. 그렇기에 국가권력이 방송을 통제할 권리가 없으며, 오로지 일반 국민만이 공영방송에 대한 감시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렇듯 상식적이고 자명해 보이는 명제는 현 정권에서는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MBC, KBS 두 개의 공영방송과 더불어 공기업들이 대주주인 YTN이 사실상 국가권력에 의해 장악 당하고, 권력이 방송을 주무르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기자들이 파업에 나선 상황, 이것이 2012년 한국의 현실이다. 사적 자본이 만든 미디어 매체들은 기본적으로 모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기사를 쓰기 힘들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공영방송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독립’되어있는 방송매체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국민의 세금을 방송국의 재원으로 쓰는 만큼..

진보 정치, 통합진보당의 것이 아니다

사실 ‘통합진보당’이라는 당명부터 우스운 것이었다. 스스로가 진보 정치의 ‘적자’임을 선언하는 듯하지만, 사실상 통합진보당은 ‘진보당’ 보다는 ‘통합당’에 가까운 정당이었기 때문이다. 창당 과정에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을 끌어들인 것이나, 진보신당, 녹색당 등의 다른 진보 정치 세력들을 배제하고 갔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른 가치를 제쳐두고라도 선거 승리를 위해 뭉칠 수 있는 세력들을 규합하고, 진보 정치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귀찮은 세력들은 내쳐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선거용으로 정당이 급조되는 과정에 이미 후일 벌어질 문제들이 내재하고 있었던 것일 테다. 통합진보당의 ‘나쁜놈’들로 규정되고 있는 민주노동당 당권파 세력과 국민참여당 세력의 의사 결정 시스템 자체는 애초에 섞이기 힘들만..

진보세력,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며칠 전에 정영태 교수의 이라는 책을 보았다. 은 민주노동당의 탄생부터 2008년도 분당 사태에 이르기까지의 자주파, 평등파 두 파벌간의 갈등을 정리한 책이다. 글쓴이가 비록 두 파벌에 대해 양비론을 펼치고 있긴 하지만, 파벌간의 갈등이라는 것의 배부분이 자주파의 일방적인 공세 때문에 일어났기 때문에, 자주파의 비민주적이고 패권적인 행태가 책 안에 잘 드러나 있다. 이번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파문 역시, 당 내에서 당권파가 다른 세력을 인정하지 않고 ‘그들만의’ 이익을 지키려고 했다가 사건이 커졌다는 점에서, 이 책은 현재의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8년도 민주노동당 분당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매우 유사하다. 심상정은 4년 전과 똑같이 의장석에 앉아있다. 당시 대선 패배와, 북한으로 민주노동당..

좋아하는 것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덕후'를 예찬하다

우리나라 코스프레 문화 중 최악은 단연 ‘일코’(일반인 코스프레)다. ‘일코’는 자신이 무선의 팬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일코’가 최악인 이유는 취향으로 일정 집단을 평가하고 배척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 그리고 이러한 시선에 눈치 보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츠토무의 비디오, 그리고 사령카페 우리가 취향을 져버리고 ‘일코’로 뛰어드는데는 두 가지 생각의 오류가 자리하고 있다. 하나는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은 비슷할 것’이라는 도식적 편견이고, 다른 하나는 사건의 원인을 가시적인 것에서 찾고자 하는 인과의 오류다. 그 중에서도 인과의 오류는 문화취향에 대한 편견이 자리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게임, 락밴드, 만화 이 세 가지는 ..

신촌 살인사건 - 봉인해제의 기미가 보인다

이것은 조금 거창하고 쌩뚱 맞은 이야기. 신촌 살인 사건으로부터 시작했지만 중간고사를 거쳐 선택지와 윤리 의식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신촌 살인 사건은 자극적이다. 모든 요소를 갖추었다. 오컬트라는 다소 생소하지만 꺼림칙한 문화. 사소한 갈등으로 인한 살인, 살인에 가담한 당사자들의 태연자약함. 비정상적인 사건의 비정상적인 주체들. 언제나 그랬듯이 사회는 변함이 없겠지만 호들갑은 빼놓을 수 없다. ‘사령카페’를 단속해야 한다는 이야기부터. 청소년들의 무분별함까지. 으레 터져 나왔던 비판들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호들갑은 호들갑답게 사그라들 터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주목했다. 바로, 중간고사에. 비현실적인 인간으로 정의된 그 청소년들은 왜 중간고사를 보러갔을까. 혹자는 그 청소년들의 무시무시함을 거론..

예술작품이 된 ‘청소년 유해 등급 판정’

인간 세상 이야기를 해보자. ‘일부’ 기독교들의 레이디 가가 ‘비난’은 인간 세상을 벗어난다. 하늘의 논리는 하늘의 것이다. 신성불가침의 성경과 신의 말씀을 두고 사람이 얘기할 공간은 없다. ‘일부’ 기독교도의 레이디 가가 비판은 접어두자는 이야기다. 인간의 맞수는 인간이므로 논의해야 할 대상은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되겠다. 그들은 가가의 콘서트를 청소년에게 유해한 ‘그 무엇’이라고 판정했다. 그리고 이 판정은 인간 세상에 불씨를 불러오는 데도 일조했다. 만약,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이 없었다면 ‘일부’ 기독교인들의 하늘의 논리가 인간 세상에서 이렇게 주목받을 수 있었을까. 인터넷에서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두고 얼마나 논쟁이 벌어졌는가. 일부 시민단체가 지지했지만, 기독교 단체 이외에 반대시위에 동참한 사람은..

레이디가가 공연 반대 기독교인들, 한국 사회의 '자유'를 위협한다

1. 대중음악, 그중에서도 록 음악은 금기를 깨부수려고 시도하며, 사회의 부조리에 저항하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68년도 베트남전 당시에 반전열풍을 타고 ‘우드스탁’이 열린 것이나, 77년도 영국의 IMF 구제금융 시기에 체제전복적인 펑크 음악이 유행했던 것도 록 음악의 특징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록 뮤지션들은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주류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억압되어있던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어 나갔다. 그런 점에서 보면 마돈나나 그의 뒤를 잇는 레이디가가나 그들이 하는 음악은 ‘록’이 아니지만, 태도 면에서는 ‘록커’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기성세대나 보수세력에게는 노골적으로 주류 체제에 대한 반감을 표현하는 록 뮤지션들이 눈엣가시였다. 특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