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참여하기 위해선 다양한 자본이 필요하다. 가장 간단한 참여인 투표조차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정당의 후보로 입후보해 선거에 출마하는 행위는 정치 참여의 가장 높은 단계의 참여에 해당된다. 당연히 매우 커다란 금전적, 사회적 자본이 필요하다. 정치는 곧 돈이다. 돈봉투로 표를 사는 불법선거의 관행은 거의 사라졌지만 개인 사무실을 유지하고, 선거 사무원을 고용하고, 홍보비를 지출하는 일에는 여전히 많은 돈이 들어간다. 수십억의 선거비용이 필요한 광역자치단체장은 말할 것도 없고 선거구가 상대적으로 작은 광역, 기초 의원의 상황도 좋진 않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선관위가 발표한 선거비용상한액수는 광역의원 선거가 평균 5천200만원, 기초의원 선거는 평균 4천400만원에 달한다. 이는 법정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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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령 55.71세.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의원의 평균 연령이다. 평범한 직장을 다닌다면 퇴직 후의 삶을 생각할 나이지만 정치인으로서 50대 중반의 나이는 평균에 불과하다. 선거에서 젊음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후보의 연령대도 40대 이상이 다수다. 한 때 386세대가 정치 신인의 대명사처럼 불렸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들은 어느새 50대에 다가섰다. 이미 정치권에선 40대 중반이 막내로 통한다. 의회에서 우리를 대표하는 사람은 우리가 공유하는 정체성을 가져야만 한다는 생각은 오랜기간 한국 정치의 많은 부분을 규정해왔다. 정치인은 노동자의 문제는 노동자 출신의 후보가, 여성의 문제는 여성 후보가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흔히 사용하는 ‘최초의 사병 출신 대통령’이나 ‘최초의..
지난여름 강원도로 휴가를 갔을 때다. 아파트 근처에 숙소를 잡았던 우리 일행은 도로변과 보도 사이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새끼 고양이를 발견하게 됐다. 죽었는지 아니면 잠이 든 건지도 모를 만큼 평온한 자세였다. 일행과 함께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죽은 생명체에 대해선 면역력이 부족했던 탓이다. 곧 죽은 고양이라는 확신이 들자 검색 사이트를 켜고 죽은 고양이 묻어주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당연히’ 죽은 동물은 묻어줘야 하는 걸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검색을 통해 본 죽은 고양이 대처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묻는 건 불법이니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세요’ 포털사이트 검색에 따르면 죽은 고양이에 대처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불법이지만 묻어준다. 둘째, 종량제 봉투에 담은 후 ‘..
대한민국 청년들의 정치참여 및 투표율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2010년 실시되었던 5회 지방선거에서는 60세 이상은 과반수를 넘는 69.3%로 투표권 행사를 보여준 반면에, 20대 후반은 가장 적어 37.1%만이 투표를 했다.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여러 이유 중에는 선거철에만 무작정 공약을 남발하는 ‘나쁜 정치’ 탓도 있다. 에서 정몽준, 박원순 후보 간의 청년정책을 비교했다. 독자들은 이들 중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후보의 공약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최근 "반값등록금이 대학생의 사회적 존경심을 떨어뜨린다"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정몽준 후보의 청년 공약은 크게 산업과 경제 분야에 해당하는 ‘청장년층을 위한 창업 멘토링 확대’ 그리고 문화와 관광 분야에 해당하는 ‘신촌과 안암동을..
사전투표가 다가오는 6.4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가 처음이다. 사전투표가 기존의 부재자투표와 가장 다른 점은 편리함이다. 통합선거인명부(전국의 유권자를 하나의 명부로 전산화하여 관리하는 선거인명부)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재자신고를 하지 않아도, 사전투표일인 5월 30일과 31일 양일간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투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전투표가 전면 도입되면서 기존의 부재자투표는 실시되지 않는다. 선거 관련 전문가들은 사전투표가 투표율 견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비교적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층의 투표율을 올리는데 큰 효과가 있을..
동화 속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칠 수 있었던 대나무 숲이 온라인상에서 재현된 것은 지난 2012년의 일이었다. 2012년 9월 초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출판사 옆 대나무 숲’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일하면서 겪은 여러 고충들을 공유했다. 그 때부터 ‘방송사 옆 대나무 숲’, ‘인턴 대나무 숲’, ‘시월드 옆 대나무 숲’ 등 여러 대나무 숲 트위터 계정이 생겨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 상에서 비슷한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다. 이런 유행은 학교에까지 번져 ‘○○대학교 대나무 숲’, ‘○○고등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들이 여럿 생겼다. 2013년 말, 서울대학교 대나무 숲 페이지가 생긴 이후로 연세대, 고려대학교 대나무 숲 페이지가 만들어졌다. 현재는 서울과 수도권·지..
지난 5월 10일, 안산시민사회연대가 세월호 침몰사고 문제해결을 위해 주최한 ‘국민촛불 행동’이 안산문화광장에서 진행되었다. 광장에는 시민 2만 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세월호 사고를 잊지 않겠다는 행동의 촛불을 들었다. 이 날 집회는 경기굿위원회의 살풀이춤과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추모곡으로 시작했다. 이후 안산고교회장단연합의 발언과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참사 유가족의 추도사 낭송,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의 모임’의 권영국 변호사, 인권운동가 박래군씨의 발언 등이 이어졌다. 권영국 변호사는 지난 8일 유가족들이 KBS 보도국장의 망언에 분노하여 KBS를 항의 방문한 것과 청와대를 찾아가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그 당시 KBS 앞에서 수많은 경찰병력이 유가족들을 둘러싸고 그들을 난동자 취급하며 대책위의..
5월 5일. 어린이날. 페이스북에는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뮤지션 사이는 “(공연이 취소되고) 가만히 누워 있다 보니 누군가가 ‘니들은 방구석에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것만 같더군요. (그렇지만) 저는 그저 시골에 사는 못난 음악가에 불과하지만, 이번만큼은 제발 가만히 있지 말자고. 금방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따지고, 힘을 모아 뭔가 바로잡아보자”고 적었다. 이는 국가적 애도라는 명분으로 똑같은 모양의 애도, 즉 ‘침묵’을 강요당한 뮤지션의 침묵 반대 선언이었다. 이 글은 ‘세월호를 지켜보는 작은 음악가들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사이를 비롯한 뮤지션 총 86팀은 5월 둘째주 주말, 홍대입구역 - 합정역 - 상수역으로 이어지는 동그란 원형의 공간 곳곳에 그들의 노래와 피켓을 위치시..
인천, 수원, 분당과 같은 여러 수도권 지역들은 서울권 대학을 기준으로 통학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집이 대중교통 이용권역에 든다는 이유로 학교 기숙사 입사 신청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려고 해도 교통비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방값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수도권 학생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통학을 하고 있다. 학교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학생들까지 신경써주지 않자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버스 노선을 만들었다. 바로 ‘눈뜨면 도착’이라는 커뮤니티버스이다. 커뮤니티 버스란 지역주민이 직접 만든 노선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말한다. '눈뜨면 도착'의 시작은 '눈뜨면 신촌'이었다. 서강대학교에 재학 중인 박주혁(21)씨는 분당에서 신촌까지 통학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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